얼마 전 '북한 남침 땅굴', '북한 남침 예언' 등의 단어들이 인터넷에서 나돌았다. 이런 '북한 남침설'이 나오기 시작한 곳은 바로 일부 개신교 목사와 전도사들의 입이다. 전도사 홍아무개씨는 하나님에게 전쟁에 대한 예언을 받고 그분의 명령에 따라 대한민국의 국민들에게 이것을 전달해준다면서 인터넷 상에서 큰 파장을 일으켰다.
홍 전도사는 '한국전쟁 메세지'라는 제목의 10개의 동영상에서 "한국의 주의 종들의 75~85%가 회개하지 않으면 지옥에 갈 것이다", "프리메이슨이 이익을 위해 전쟁을 부추길 것이며 땅굴을 통해 부녀자 납치가 진행된다", "땅굴이 전국적으로 15곳이 있으며 종북세력은 구별시켜놔야 한다", "땅굴을 통해 대통령을 납치 할 것이며 종로가 초토화가 될 것이다 전쟁은 5개월 이상 갈 것이다", "전쟁은 전면전이며 피해가 큰 도시는 '종로'와 '일산'이다", "전쟁 시작 전 땅굴통해 청와대를 침입하여 대통령을 납치할 것이다", "전쟁시 북한군은 아이들을 납치해 인육으로 사용할 것이다", "666 짐승표에 대한 신앙교육을 태만이 한자는 북한의 포탄을 받을 것이다", "대만민국의 종북은 총 45%이다. 초토화 지역은 '종로' '일산' '인천공항'이다", "이번 12월 한국전쟁을 통해 거짓 주의 종들을 추수할 것이다", "아이들이 있는 부모님들은 12월 전쟁 전에 해외로 피신하여야 한다, "한국전쟁은 생화학전이 될 것이다. 이슬람과 북한이 동맹을 맺고 벌이는 전쟁이다. 미국을 믿지 마라.", "땅굴을 막지 않으면 적화통일 85%이다. 적화통일이 되면 짐승표 666베리칩을 나눠주는 시기가 빨라진다" 등의 발언을 하며 2014년 12월 전쟁이 일어날 것이라고 하였는데, 내가 보기에는 그냥 세기말에 항상 나오는 종말론 정도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자, 모든 종교적인 '예언' 같은 요소들을 배제하고 생각해보자. 김정은은 북한 내에서 거의 모든 것을 다 손에 쥐고 있다. 막강한 권력, 돈, 예술단 출신의 아내 리설주, 북한 내에서의 '명예' 너무 많은 것들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만큼 잃을 수 있는 것들도 너무 많다. 일반적인 상식으로 보면, 사람들은 자기가 가지고 있는 것을 잃기 보다는 지키려고 할 것이다. 김정은이라고 다르지 않다. 그런데 이런 김정은이 자신이 모든 것을 다 잃을 각오를 하면서까지 전쟁을 할 수 있다고 생각되나? 북한이 우리보다 월등히 강하고 월등히 앞서 있는 경제력을 지니고 있으며 주한 미군이 없다면 충분히 쳐 들어올 가능성이 있다. 김일성이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지금 북한을 봐라. 한국보다 월등히 강하고 월등히 앞서는 경제력을 가지고 있는가?
그럼 다시 종교적인 얘기로 돌아가보자. 19세기 말 서방국가들에서는 한동안 기독교를 중심으로 종말에 대한 얘기가 떠돌아다녔다. 그리고 20세기 말, 조용기 목사가 설교하면서 종말에 대해서 예언하기도 하고, 종말론을 신봉하는 광신도 주부가 4세 아들을 살해하고 자살하기도 하고, 종교적 차원에서 종말론에 대한 여러가지 논의가 있기도 했을 정도로 종말론이 엄청난 사회적 반향이 있었는데, 당연히 종말은 없었다.
현재 한국교회는 '개독', '예수쟁이' 등의 소리를 들으며 엄청나게 욕을 먹고 있다. (솔직히 한국 개신교 전체가 잘못한 것이라기 보다는 일부 단체와 목사들에 의해 저렇게 불리게 된 것이지만) 이러면 개신교 세력은 당연히 위협을 느낄 수 밖에 없다. 최근 나온 여론조사같은 것들을 보더라도 개신교의 이미지는 엄청 나쁘고, 천주교의 이미지가 가장 좋은 것으로 나오고 있는 것을 보면 위협을 느끼는 건 당연하다고 볼 수 있겠다.
이런 사회분위기 속에서 위협을 느끼고 있는 일부 교회의 지도층들이 계속 전쟁론, 대통령 암살론 등을 들고 나오며 사회분란을 조장하고 그 사이에서 "너희 교회 와서 회개하고 기도해"라고 하면서 사람들을 끌어들이려는 것으로 보여지는데, 사실 이런 것은 개신교 내에서도 비판받고 있는 것들이다.
상지대 이종우 교수는 김용민씨와 함께하는 팟캐스트 방송에서 "어떤 종교에서 '내가 참 예언자다', '내 말이 옳다' 하고 나오는 사람이 생기면 그 종교는 이미 한계에 도달했다는 방증이다"라고 하였다.
그리고 홍 전도사 등 현재 일부 개신교 측에서 나오고 있는 '예언'은 성서적으로도 그릇되어 있기도 하다. '회개'나 '믿음의 지킴'을 촉구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전쟁난다고 말하고, '도망'을 촉구하고 있는데, 여기서 성서적인 것이 어디에 포함되어 있는가? 이런 관점에서 봤을 때 홍예선의 '예언'은 성서적인 예언과 묵시라고는 볼 수 없는 것이다.
지금 개신교 일부세력에서 나오고 있는 '예언'(?)은 하나님의 이름을 욕되게 하였다. 하나님이 만약 존재한다면 그분은 우리의 영적 부모님이 되는 것이다. 부모님은 자식이 잘못했을 때 자식을 혼내기도 하지만, 언제나 사랑해주고 잘하면 칭찬해주고 용서를 빌면 자비롭게 용서를 해주시기도 한다. 그런데 "하나님이 피할 수 없는 전쟁이 일어난다고 하신다" 이런 예언같지도 않은 예언이나 하고 있으니 한숨만 나올 뿐이다.
하나님이 무슨 자식을 괴롭히는 무자비한 신인가? 만약 이 말이 맞다면 우리는 하나님을 믿지 말고 배척해야 하는 것이 된다. 하지만 하나님이 그런 신이었는가? 아니다. 그 분은 인간들을 구원하기 위해 예수까지 보냈던 그런 자비로운 신이었다. 그런데 개신교 일부세력에서 '전쟁론' 등을 들고 나오며 하나님의 이미지를 완전히 망쳐 놓았으니 이는 하나님의 이름을 욕되게 만든 것이 아닐 수 없는 것이다.
교회를 개혁하고 배타성을 버림으로서 하나님의 이름을 영화롭게 만들고 개신교에 대한 이미지도 개선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지금 이런 모습이 보기 싫은 개신교 신도들도 침묵하지 말고 비판할 일이 있으면 목소리내서 비판을 해줬으면 좋겠다. 더 나은 개신교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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