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장 선정 임박... 후보 3명에게 듣다

이광구 내정설... 두 후보 "개의치 않는다"지만...

등록 2014.12.04 22:13수정 2014.12.04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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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금회'(서강대 출신 금융인 모임) 논란이 일고 있는 차기 우리은행장 선정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행장후보추천위(아래 행추위)는 지난 2일 이광구, 김승규 부행장과 김양진 전 수석부행장 등 3명을 차기행장 후보로 선정한 바 있다. 그러나 행추위가 열리기 전부터 서금회 회원인 이 부행장의 내정설이 이미 퍼지면서 청와대의 힘이 작용한 것이란 얘기가 흘러나온다.

김 수석부행장과 김 부행장은 "개의치 않는다"는 입장을 보였지만, 이 부행장은 여론의 부담감을 느끼는 듯 보였다. 이들에게 직접 우리은행 수장 후보로 나서는 각오를 들어봤다. (관련기사 : "청와대는 정윤회, 금융권은 '서금회'가 판친다" )

김승규 부행장 "이광구 내정설, 안다고 해도 어떻게 할 수 없는 부분"

 우리은행 본사 건물.
우리은행 본사 건물.연합뉴스



"긴장은 되는데 긴장을 즐겨야지".

김승규 부행장은 자신이 후보로 선정될 것을 예상치 못했다며 웃어보였다. 이순우 행장의 연임이 확실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김 부행장은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행장님이 연임하실 것으로 생각해 꿈도 안 꿨는데 난데없이 후보까지 올랐다, 영광스럽게 생각 한다"며 "우리 조직이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 비전에 대해 내일 행추위 위원들에게 잘 설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부행장의 내정설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그는 "(내정설은) 제가 알 수 없는 부분이고 만약 안다고 해도 제가 어떻게 할 수 없는 부분"이라며 "조직을 위해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에만 집중하려고한다"고 잘라 말했다.


또 우리은행 매각 작업을 이 행장과 함께 진행해온 김 부행장은 우리은행 민영화가 사실상 실패로 돌아가는데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러나 "행장님도 할 수 있는 일은 다했다"며 "민영화 작업이 잘못됐다고 말한다면 할 말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방은행, 증권·보험사 등 우리금융의 계열사의 경우 조금 지연됐지만 성공적으로 분리 매각해 공적자금 회수에 기여를 했다" 며 "은행으로 매각하는 게 더 용이하다는 당국의 입장에 따라 지주와 은행을 합병해 새롭게 상장했다, 이런 부분들은 퍼펙트하게 진행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마지막에 우리은행 지분을 파는 문제는 과거부터 어려울 것이라는 시장의 전망이 있었는데 결국 이를 벗어나지 못한 것"이라며 "금융업의 수익성이 안 좋고 소유에 대한 제한도 많아 결국 경영권 매각이 잘 안된 것 아닌지 추측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평가는 물론 시장에서 하겠지만 행장님이 (민영화 실패에) 책임질 만한 행동을 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며 "할 수 있는 일을 다 하고 떠나셨다"고 평했다.

김승규 부행장은 안동고와 성균관대를 나와 1979년 우리은행 전신인 한일은행에 입행했다. 재무기획부장과 검사실장, 강남2영업본부장, 우리금융지주 전략·재무담당 부사장 등을 지냈다.

김양진 전 수석부행장 "한일은행 출신, 조직 안정 시킬 적임자라 생각"

김 전 수석부행장은 이 부행장 내정설에 대해 "안타깝다"는 말을 연신 내뱉었다. 그는 "이 행장과 이 부행장 모두 존경하는 사람들이고 또 두 사람이 막역한 사이인데 행장 자리를 놓고 원수가 되는 게 서글프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이 부행장의 내정설에 대해 언급하며 "(이광구 부행장) 본인이 행장에 대한 뜻이 있는 것은 좋지만 이런 부분들이 과하게 표현되거나 다른 조직의 힘이 작용한 것으로 보여서 문제가 되는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또 서금회 출신인 이 부행장 내정설이 유력해지면서 5일 열리는 면접이 구색맞추기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그는 "정말 공정하게 심사하기 하고 평가하기 위해 저를 행장 후보로 선택했다고 믿는다"며 "지금 내정설을 비롯해 조직내에서 줄대기로 어지럽게 편이 갈렸는데 이를 빨리 봉합하는게 첫번째 임무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수석부행장은 휘문고와 서울대 농업교육학과 졸업 후 한일은행에 입행해 우리은행 런던지점장, 중앙기업영업본부장·집행부행장·수석부행장 등을 지내고 노조위원장을 지낸 경력도 있다.

그는 조직이 흔들리지 않기 위해서는 정통을 잇는 경영승계 시스템이 구축돼야한다고 강조했다. 서금회 관련 구설수도 결국 승계 구도가 확실치 않아서 생기는 문제라는 것이다.

자신의 강점으로 한일은행과 수석부행장 출신임을 꼽았다. 김 전 수석부행장은 "우리은행 관례상 상업은행과 한인은행이 합병한 이후 한일과 상업 출신이 번갈아가며 행장을 해왔다"고 말했다.

이 행장이 상업 출신이기 때문에 관례를 따른다면 이번에는 한일 출신이 행장을 맡게 된다. 그는 "한쪽에서만 행장이 나오면 소외감을 받고 갈등이 생길 수 있다"며 "합병은행이 균형을 맞춰서 잘 나아가기 위해서는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밝혔다.

또 "이종휘 전 행장과 이순우 행장 모두 수석부행장 출신"이라며 "부행장들을 관리하고 조직을 관리하는 자리가 수석부행장이다, 이 자리에서 훈련한 다음 행장으로 이어지는 승계구도를 확립해나가는 게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은행은 기업금융의 강자"라며 "현재 우리은행이 다른 은행에 비해 수익력이 떨어지고 부실도 많은 것을 부인할 수 없다, 기업금융을 기반으로 수익력있는 단단한 은행을 만들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한국시장은 이미 포화상태기 때문에 동남아, 동유럽 등 해외시장에 뿌리내리는데도 주력할 것"이라며 "화려하게 각광받는 스타 행장이 되고 싶지 않다, 다음 또는 다다음 행장이 우리은행의 꽃을 피울 수 있도록 밑거름을 만드는 작업을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광구 부행장 "지금 드릴 말씀 없어... 나중에 입장 말할 것"

한편, 서금회 논란의 중심에 있는 이 부행장은 언론과의 접촉을 꺼리는 듯 보였다. 내정설이 일파만파 퍼지며 여론의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부행장의 경우 회추위가 열리기 전부터 내정설이 돌기 시작했다. 최근까지만해도 금융권에서는 이 행장의 연임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였기였다. 그러나 회추위 열리기 하루 전 이 행장이 돌연 사임을 표하면서 이 부행장이 서금회를 등에 업고 이 행장을 사실상 밀어냈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이 부행장은 천안고와 서강대를 졸업하고 1979년 우리은행 전신인 상업은행에 입사해 홍콩지점장, 경영기획본부 집행부행장을 지냈으며 현재 개인고객본부장으로 재직중이다. 또한 두 후보와는 달리 상업은행 출신이다.

이 부행장의 핸드폰은 계속 꺼져있는 상태로 통화 연결이 어려웠다. 다만 그는 기자에게 문자메시지로 "지금 뭐라 드릴 말씀이 없다"며 "어떤 방향이든 모든 절차가 종료되면 편하게 말할 것"이라며 짧게 입장을 전했다.
#이광구 #우리은행장 #김승규 #김양진 #서금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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