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찍은 이 사진들이 시멘트공장의 주장처럼 40년전 분진일까요? 배추 잎사귀에도, 지붕에도, 자동차에도 비닐하우스에도, 장독대에도, 마을 뒷산 낙옆 위에도 가득한 시멘트 분진으로 인해 주민들은 오늘도 고통스런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최병성
시멘트 공장 마을 지붕에 쌓인 분진을 연구소에 보내 분석해 보았습니다. 망간, 바륨, 크롬, 니켈, 납, 수은, 아연, 카드늄, 비소 등 분진 중에 가득한 유해 중금속의 성분 비율이 시멘트와 동일했습니다. 중금속 광산이 없는 산골 마을에서는 나타날 수 없는 유해 중금속들이지요. 이는 시멘트 공장에서 날아온 분진임을 증명하는 것입니다.
유해 중금속이 가득한 이 시멘트 분진이 그저 지붕과 장독 뚜껑에만 쌓였을까요? 매일 시멘트 분진을 호흡하는 마을 주민들 건강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요?
2007년 영월·제천·단양의 시멘트 공장 마을 주민들과 서울 사람들과의 모발 중 중금속을 비교해 보았습니다. 모발 검사는 정부와 시멘트 재벌을 상대로 지역 주민의 환경 피해를 입증하기 위해 개인인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었습니다.
모발 검사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시골에 살아가는 시멘트 공장 주민들의 모발 중 중금속 검사 결과, 대기오염이 심한 서울 사람들보다 크롬 4.6~6.8배, 카드늄 1.7~2.8배, 납 2배, 알루미늄 1.5~2.2배 더 심각했습니다. 결국 이렇게 심각한 분진과 환경오염이 주민들의 진폐증과 호흡기 질환 등으로 나타난 것이겠지요.
시멘트 공장의 환경오염은 단지 지역 주민의 피해로 끝나지 않습니다. 시멘트 공장의 관리 부실은 발암물질 가득한 시멘트로 이어집니다. 발암물질 없는 건강한 시멘트와 시멘트 공장 지역 주민들의 환경 개선은 서로 다른 듯하면서도 같은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