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가진 MBC, 세월호처럼 한국 후퇴 상징"

40여개 시민사회단체, 'MBC를 국민의 품으로 공동대책위원회' 출범

등록 2014.12.09 14:52수정 2014.12.19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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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현직 언론인들과 각계 시민사회 단체들이 9일 오전 서울 중구 세종대로 프레스센터에서 'MBC를 국민의 품으로!' 공동대책위원회(아래 공대위) 출범 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현직 언론인들과 각계 시민사회 단체들이 9일 오전 서울 중구 세종대로 프레스센터에서 'MBC를 국민의 품으로!' 공동대책위원회(아래 공대위) 출범 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 김동환


"'만나면 좋은 친구'였던 MBC가 이젠 눈도 마주치기 싫은 흉물이 됐습니다."

현업 언론인들과 노동조합, 각계 시민단체들이 MBC를 '망가진 방송'으로 규정하며 공영방송으로 회복시키겠다고 선언하고 나섰다. 한국기자협회, 전국언론노동조합 등 40여 개 단체는 9일 오전 서울 중구 세종대로 프레스센터에서 'MBC를 국민의 품으로!' 공동대책위원회(아래 공대위) 출범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날 모인 40개 단체 중 절반 가량은 언론 관련 단체들이었다. 이들은 MBC가 국민에게 공정한 정보와 양질의 프로그램을 공급해야 하는 공영방송이라는 점과 현재 그런 역할을 거의 못하는 상황이 됐다는 점을 동시에 강조했다.

원인으로는 정권 차원의 '언론 장악'을 지목했다. MBC는 운영을 전적으로 광고료에 의존하지만 주식의 70%를 공영기관인 방송문화진흥회에서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법적으로는 공영방송에 해당한다. 그런데 MB 정부부터 꾸준히 행해진 낙하산 인사가 자리를 잡으면서 지금은 공적인 역할보다는 정권에 봉사하는 방송이 됐다는 것이다.

최근 MBC는 지난 2012년 낙하산 사장을 퇴진시키기 위해 170일 간 파업을 했던 노조 소속 직원들을 본래 업무와 무관한 곳으로 인사조치해 논란을 빚었다. '황우석 사태' 보도로 알려진 한학수 PD는 현재 사내 스케이트장 관리 담당으로 발령난 상태다.

공대위는 "MBC가 교양제작국을 해체하고 현업 기자·PD들에 대해 보복인사를 펴고 있다"라면서 "권력이 MBC를 사유화해 공영방송의 존재 이유와 정체성을 내다 버리려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MBC의 방송 공정성 훼손과 신뢰도 하락을 공론화하고 정상화시키기 위한 공동대응 기구가 필요하다"라면서 시청자·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호소했다.

공대위 측은 중장기적인 시각으로 MBC 문제를 공론화시킨다는 계획이다. 이들은 매주 화요일 전국 20개 MBC 사옥 앞에서 동시에 1인 시위를 진행하는 한편, 서명운동과 대토론회 등을 통해 시민 대상 홍보를 이어갈 방침이다. 또한 공대위 차원에서 MBC 보도 관련 집중 모니터링팀을 운용하고 간판 뉴스 프로그램인 '뉴스데스크'에 광고하는 기업의 명단도 공개한다.


공대위 공동대표를 맡은 김종철 동아투위 위원장은 "참담한 마음이 든다"라고 털어놨다. 그는 "망가져버린 MBC는 세월호처럼 우리나라의 후퇴를 상징한다"라면서 "국민이 주인인 전파를 사유화하고 방송을 권력에 예속된 기관으로 전락시킨 결과"라고 진단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는 김한광 MBC노조(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수석 부위원장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김 위원장은 "현재의 MBC 모습이 부끄럽고 죄송하다"라면서 머리를 숙였다.
#MBC노조파업 #김동환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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