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 종북이지?" 비난에 "당신 표현의 자유도 존중한다"

'고단한 시대, 희망을 노래하자' 2000여명 모여 '2014 인권콘서트' 개최

등록 2014.12.11 23:57수정 2014.12.12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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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일 오후 서울 광진구 세종대에서 인권단체연석회의, 세월호참사국민대책회의,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등 53개 단체의 주최로 열린 <2014인권콘서트>에 참가한 호 유가족, 쌍용차 해고자, 용산참사 유족 등 투쟁 당사자들이 참석해 무대로 올라와 각각 발언을 하고 있다.
11일 오후 서울 광진구 세종대에서 인권단체연석회의, 세월호참사국민대책회의,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등 53개 단체의 주최로 열린 <2014인권콘서트>에 참가한 호 유가족, 쌍용차 해고자, 용산참사 유족 등 투쟁 당사자들이 참석해 무대로 올라와 각각 발언을 하고 있다. 이희훈

8년만에 다시 열린 <2014인권콘서트> 11일 오후 서울 광진구 세종대에서 인권단체연석회의, 세월호참사국민대책회의,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등 53개 단체의 주최로 <2014인권콘서트>가 열리고 있다. 2004년 마지막으로 개최된 '양심수를 위한 시와 노래의 밤'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인권 콘서트다.
8년만에 다시 열린 <2014인권콘서트>11일 오후 서울 광진구 세종대에서 인권단체연석회의, 세월호참사국민대책회의,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등 53개 단체의 주최로 <2014인권콘서트>가 열리고 있다. 2004년 마지막으로 개최된 '양심수를 위한 시와 노래의 밤'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인권 콘서트다. 이희훈

 11일 오후 서울 광진구 세종대에서 인권단체연석회의, 세월호참사국민대책회의,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등 53개의 주최로 열린 <2014인권콘서트>에서 '토크콘서트'가 진행되고 있다. 왼쪽 부터 인권재단 사람 상임이사 박래군,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 존엄과안전위원장 박진, 화백 홍성담, 천주교 인권위원회 사무국장은 김덕진.
11일 오후 서울 광진구 세종대에서 인권단체연석회의, 세월호참사국민대책회의,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등 53개의 주최로 열린 <2014인권콘서트>에서 '토크콘서트'가 진행되고 있다. 왼쪽 부터 인권재단 사람 상임이사 박래군,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 존엄과안전위원장 박진, 화백 홍성담, 천주교 인권위원회 사무국장은 김덕진.이희훈

"서로의 다른 목소리를 듣지 않으려는 모습, 이게 뭡니까…. 그러나 여러분, 저는 저 분들을 위해서도 싸웁니다. 우리 모두에게는 다르게 생각할 자유가 있습니다."

마이크를 잡은 박진 다산인권센터 상임활동가의 말에 청중석으로부터 박수가 터져 나왔다. 그의 말에 공감한다는 무언의 표시였다.

11일 오후 7시 30분께 서울 광진구 세종대학교 대양홀에서는 '2014 인권콘서트- 고단한 시대, 희망을 노래하자'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세월호 유가족, 쌍용차 해고자, 용산참사 유족 등 투쟁 당사자들이 참석해 무대 앞자리에 앉았다.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 세월호참사 국민대책위 등 53개 단체가 모여 준비한 행사의 목표는 2014년 민주주의 현실과 인권 침해에 대한 공감대를 확산하자는 것이었다. 이날 콘서트에는 1·2층 2000여 객석이 가득 찰 정도로 많은 사람이 모였다. 2부 사회를 맡은 윤희숙 한국청년연대 공동대표는 "오랜만에 인권콘서트가 열린 건 그만큼 올해가 고단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8년만에 열린 대규모 인권 관련 문화제

 11일 오후 서울 광진구 세종대에서 인권단체연석회의, 세월호참사국민대책회의,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등 53개 단체 주최로 열린 <2014인권콘서트>가 진행 되던 중 탈북여성들로 추정 되는 사람들이 난입해 난동 피우다 장외로 끌려 나가고 있다.
11일 오후 서울 광진구 세종대에서 인권단체연석회의, 세월호참사국민대책회의,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등 53개 단체 주최로 열린 <2014인권콘서트>가 진행 되던 중 탈북여성들로 추정 되는 사람들이 난입해 난동 피우다 장외로 끌려 나가고 있다. 이희훈

 11일 오후 서울 광진구 세종대에서 인권단체연석회의, 세월호참사국민대책회의,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등 53개 단체 주최로 열린 <2014인권콘서트>가 진행 되던 중 탈북여성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이 소리를 지르며 난동 피우고 있다.
11일 오후 서울 광진구 세종대에서 인권단체연석회의, 세월호참사국민대책회의,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등 53개 단체 주최로 열린 <2014인권콘서트>가 진행 되던 중 탈북여성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이 소리를 지르며 난동 피우고 있다.이희훈

인권콘서트 방해하는 우익단체 11일 오후 서울 광진구 세종대에서 인권단체연석회의, 세월호참사국민대책회의,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등 53개 단체 주최로 열린 <2014인권콘서트>가 진행 되던 중 탈북여성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이 소리를 지르며 난동 피우고 있다.
인권콘서트 방해하는 우익단체11일 오후 서울 광진구 세종대에서 인권단체연석회의, 세월호참사국민대책회의,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등 53개 단체 주최로 열린 <2014인권콘서트>가 진행 되던 중 탈북여성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이 소리를 지르며 난동 피우고 있다.이희훈

'인권콘서트' 난동 부리는 우익단체 회원 11일 오후 서울 광진구 세종대에서 인권단체연석회의, 세월호참사국민대책회의,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등 53개 단체 주최로 열린 <2014인권콘서트>가 진행 되던 중 우익단체 회원이 소리를 지르며 난동을 피우자 충돌이 일어나고 있다.
'인권콘서트' 난동 부리는 우익단체 회원11일 오후 서울 광진구 세종대에서 인권단체연석회의, 세월호참사국민대책회의,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등 53개 단체 주최로 열린 <2014인권콘서트>가 진행 되던 중 우익단체 회원이 소리를 지르며 난동을 피우자 충돌이 일어나고 있다.이희훈

난동피우다 끌려 나온 우익단체 회원 11일 오후 서울 광진구 세종대에서 인권단체연석회의, 세월호참사국민대책회의,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등 53개 단체 주최로 열린 <2014인권콘서트>가 진행 되던 우익단체 회원들이 난입해 난동 피우다 장외로 끌려 나가고 있다.
난동피우다 끌려 나온 우익단체 회원11일 오후 서울 광진구 세종대에서 인권단체연석회의, 세월호참사국민대책회의,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등 53개 단체 주최로 열린 <2014인권콘서트>가 진행 되던 우익단체 회원들이 난입해 난동 피우다 장외로 끌려 나가고 있다. 이희훈

이날 행사는 2006년 12월 18번째 개최를 끝으로 중단됐던 '양심수를 위한 시와 노래의 밤'이 부활한 것이기도 하다. 8년만에 열린 대규모 인권 관련 문화제였지만 행사 진행은 순탄치 않았다. 다양한 인권침해 사례를 말하는 1부 <이야기콘서트>가 진행되던 중, '내란음모 사건'이 언급되자, 청중석 한 가운데에서 중년남녀 10여명이 일어나 항의하는 등 소동이 일었기 때문이다. 

항의하는 여성들 다수는 북한식 어투를 쓰고 있었다. 이들은 주변 사람들이 말리자 "너 뭐야, 너도 종북이지?"라고 답하면서 몸싸움을 해 10여 분 간 행사가 지연되기도 했다. 박진 활동가, 김덕진 천주교 인권위 사무국장 등 지켜보던 무대 위 진행자들이 "이들의 생각할 자유와 권리를 위해 박수쳐주자"고 말하자 청중들이 환호와 박수로 답했다. 항의하던 한 남성은 '탈북단체에서 왔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했다.


시민 가로막는 어버이연합 <2014인권콘서트>가 열리는 11일 오후 서울 광진구 세종대 정문 앞에서 어버이연합회원들이 콘서트 개최를 반대하며 집회를 벌이던 중 지나가던 시민들의 통행을 방해하고 있다.
시민 가로막는 어버이연합<2014인권콘서트>가 열리는 11일 오후 서울 광진구 세종대 정문 앞에서 어버이연합회원들이 콘서트 개최를 반대하며 집회를 벌이던 중 지나가던 시민들의 통행을 방해하고 있다.이희훈

 <2014인권콘서트>가 열리는 11일 오후 서울 광진구 세종대 정문 앞에서 어버이연합회원들이 콘서트 개최를 반대하며 집회를 벌이던 중 시민들과 충돌을 일으키고 있다.
<2014인권콘서트>가 열리는 11일 오후 서울 광진구 세종대 정문 앞에서 어버이연합회원들이 콘서트 개최를 반대하며 집회를 벌이던 중 시민들과 충돌을 일으키고 있다. 이희훈

한편 같은 시간 밖에서는 어버이연합 등 보수단체 회원 150여명이 모여 "북한의 인권유린 외면하는 인권콘서트 즉각 중단하라"고 외쳤다. 마이크를 잡은 추선희 어버이연합 사무총장은 "대한민국같이 인권 잘 된 곳이 어딨냐, 그러니 저런 빨갱이들도 보호해주는 것"이라며 "다 불타 죽었으면 좋겠다, 어제 신은미에게 약품 투척한 고등학생은 정말 대단한 젊은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정신차려라 이 XX들아 젊은 XX들이 뭔 인권이냐", "다 막아버려"라고 외치며 콘서트 입장객들에게 야유를 보냈다. 시위 중 어버이연합 회원과 지나가는 행인간에 시비가 붙기도 했다. 서울 중랑구 면목동에 산다는 한 50대 남성은 "지나가다 한 할아버지와 눈이 마주쳤는데 '시비건다'며 때렸다"고 주장했다. 몸싸움은 이미 출동해있던 경찰의 제지로 10여 분 만에 마무리됐다. 


세월호 유족·쌍용차 노동자·용산참사 가족 등 모여

인권콘서트장 가득 메운 관중 11일 오후 서울 광진구 세종대에서 인권단체연석회의, 세월호참사국민대책회의,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등 53개 단체의 주최로 <2014인권콘서트>가 열리고 있다.
인권콘서트장 가득 메운 관중11일 오후 서울 광진구 세종대에서 인권단체연석회의, 세월호참사국민대책회의,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등 53개 단체의 주최로 <2014인권콘서트>가 열리고 있다. 이희훈

"민주주의 지켜내자" 11일 오후 서울 광진구 세종대에서 인권단체연석회의, 세월호참사국민대책회의,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등 53개의 주최로 열린 <2014인권콘서트>에서 관객들이 '민주주의 지켜내자'가 적힌 손피켓을 들어 보이고 있다.
"민주주의 지켜내자"11일 오후 서울 광진구 세종대에서 인권단체연석회의, 세월호참사국민대책회의,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등 53개의 주최로 열린 <2014인권콘서트>에서 관객들이 '민주주의 지켜내자'가 적힌 손피켓을 들어 보이고 있다.이희훈

행사 초기 약간의 소동을 제외하고 이후 행사는 순조롭게 진행됐다. 2부 문화공연 <시와 노래 콘서트>에서는 민중가수 안치환과 크라잉넛, 평화의 나무 합창단 등이 출연해 콘서트 분위기를 달궜다. 

가수 이정열, 손병휘씨가 "충분히 다른 길이 있다고 우린 생각해, 바람이 가지 않아도 우리는 함께 가는 거지요…"라며 '그 바람 앞에 서면' 곡을 노래할 때는, 객석에 앉은 청중 모두가 자발적으로 주최 측이 나눠 준 노란 피켓을 흔들며 호응하기도 했다. 피켓에는 '민주주의 지켜내자', '희망은 맞잡은 손에서'라고 쓰여 있었다.      

인권콘서트의 마지막은 노란 옷을 입은 세월호 참사 유가족과 밀양 송전탑 등 투쟁 당사자 50여명이 무대 위에 올라 선언을 낭독하는 시간으로 이뤄졌다. 이들은 각자가 생각하는 '인권'을 절절한 목소리로 청중들에게 호소했다. 쌍용자 노동자들은 "정리해고 없는 세상"을, 강정마을 주민들은 "평화"가, 용산 참사 가족은 "국가폭력 없는 세상"이 인권이라고 말했다.

최근 논란을 빚고 있는 '서울시민인권헌장'과 관련해 성소수자들은 "차별과 혐오의 목소리 탓에 성소수자의 존재가 합의의 대상으로 전락해버렸다"며 "차별과 혐오가 없는 세상이 인권이다"라고 선언했다. 마지막으로 나선 세월호 유가족들은 세월호 참사에서 돌아오지 못한 9명 실종자의 이름을 한 명 한 명 부른 뒤, "4월 16일을 잊지 않는 것이 인권입니다"라고 호소했다. 

이 행사를 처음 제안한 박래군 인권재단 사람 상임이사는 "국가보안법은 사람들에게 스스로 말하고 의견 내는 것을 두렵게 만든다, 그런 분위기가 서북청년단을 만들었고 황산테러까지 가능하게 했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더 이상 홀로 싸우지 않겠다, 2015년에는 함께 어깨를 걸고 더 이상 고단하지 않은 희망의 시대를 열겠다"고 말하며, 노래 '광야에서'를 함께 부르는 것으로 행사를 마쳤다.  
#인권콘서트 #어버이연합 #세월호 유가족 #황산테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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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플러스 에디터.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세심히 듣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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