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는 학생, 시계만 보고있는 학생, 게임하는 학생, 그리고 자리에 없이 도망쳐버린 학생들까지, 공교육 정상화의 본 의도와는 괴리가 있다.
조우인
일반 학생들이야 여기서 끝나지만, 예·체능계열 학생들은 또 다릅니다. 예·체능 학생들은 수능 이후가 본격적인 입시의 시작입니다. 만약 수시 전형에서 모두 고배를 마셨다면 예체능 학생들 중 다수는 정시 입학의 실기고사 대비에 매달려야 합니다. 많은 수의 학생들이 학원에서 오랜 시간 준비를 합니다. 지방에 있는 학생의 경우 대도시로 한 두 달 이상 거주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필연적으로 학교생활이 소홀해지거나 결석할 수밖에 없습니다. 올해부터는 예외도 배려도 없습니다. 그저 무단결석 혹은 조퇴로 출석부에 기록됩니다. 경우에 따라 입시에서의 크고 작은 불이익을 감수해야할 수도 있습니다.
만약 학교나 교육부가 진정으로 '공교육 정상화'라는 이름하에 무엇인가를 바꾸고 싶다면, 제대로 된 프로그램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학생들에게 고등학교가 마지막으로 전달해 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보여주어야만 합니다. 예체능 준비생들에게는 그들이 사교육의 필요성을 최대한 줄일 수 있도록 실기 대비 지원이 필요합니다. 체험학습을 통해 실제로 학생들이 무엇인가를 보고 배울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해야 합니다.
이 기간을 활용하여 실제 사회에서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을 가르쳐줄 수도 있습니다. 아르바이트 현장 체험이나 근로계약 절차 및 방법, 기본적인 응급처치법, 진로 탐색 등 '입시'라는 하나의 틀에만 갇혀 있던 상황에서는 알려줄 수 없던 것을 배울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의 학생들은 아무것도 하는 일 없이 교실 책상에 얽매여 있습니다. 지금의 공교육 정상화는 학생들의 불만만 양산한 채 현장에서는 아무런 변화도 일으키지 못하고 있습니다.
"선생님, 오늘 하루는 도대체 언제 마치나요?"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반복하고는 저와 제 친구들이 희생의 1기입니다. 그리고 저희가 마지막이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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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시민기자. 서울대 로스쿨 졸업. 다양한 이야기들을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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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도 끝났는데 죽어나는 고3... 이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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