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터에서 밥먹고 살지만... 놀라운 인도 노인의 경지

[홀로 배낭여행 초보자의 인도 여행기18] 바라나시에서 20년 세월을 회상하다

등록 2014.12.19 20:54수정 2014.12.19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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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라나시 갠지스 강 주변에는 메인 가트를 중심으로 좌우 두 군데의 화장터가 있다.
바라나시 갠지스 강 주변에는 메인 가트를 중심으로 좌우 두 군데의 화장터가 있다.송성영

5시가 조금 넘은 이른 아침, 갠지스 강은 아직 동이 터오르기 전이다. 저만치 화장터에서 장작불이 타오르고 있다. 어스름한 새벽 공기를 훠이 훠이 젓어대는 불꽃들이 내게 가까이 다가오라는 듯 손짓한다.

나는 뭔가에 홀리듯이 그 불꽃을 향해 걷는다. 불꽃에서 연기와 뒤섞인 잿가루가 날린다. 사방 천지를 날아다니는 연기에 실려 비릿한 냄새가 콧속으로 파고든다. 분명 살타는 냄새다. 나는 좀 더 가까이 다가가지 못하고 엉거주춤 서서 그 냄새의 진원지, 화장터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다.


화장터 주변에는 시신을 태우며 슬픔에 겨워 통곡하는 사람들도 없다. 다만 돌계단에 앉아 침통한 표정으로 담배를 피워 물고 있는 몇몇 사람들과 개 몇 마리가 땅바닥에 코를 박은 채 어슬렁거리고 있다.

바라나시 화장터 앞에 서서 20년 세월을 회상하다

 동트기 전 이른 새벽 화장터. 바라나시에 머물렀던 일주일 동안 매일 새벽 이 화장터에 나가 두 세시간을 보냈다.
동트기 전 이른 새벽 화장터. 바라나시에 머물렀던 일주일 동안 매일 새벽 이 화장터에 나가 두 세시간을 보냈다. 송성영

'저 개들은 죽음의 고통을 알 수 있을까. 나는 죽음의 고통에서 얼마나 자유로울 수 있을까. 생로병사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은 무엇인가. 부조리한 현실 속에서 이웃을 내 몸처럼 사랑하는 마음, 탐욕스런 마음에서 벗어나 베풀며 살아갈 수 있는 길은 무엇일까. 그 마음 그대로 금강석처럼 단단하게 흔들리지 않고 살아갈 수 없는 것일까.'

결혼 전, 나는 비슷한 질문 앞에 서 있었고 그 질문에 대한 해답을 얻기 위해 수행자의 삶을 기웃거리고 있었다. 그 물음 앞에 쩔쩔매가며 이 절 저 절 찾아다니며 수행자들을 만났고, 주저앉아 수많은 책을 접했다. 종교 서적과 성자들의 말을 담아 놓은 정신세계에 관련된 서적들에서 성자들을 만났다. 책 속의 성자들은 명쾌한 해답을 내놓았다. 그들은 한결같이 모든 것이 마음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책 속의 성자들이 말하는 그 참마음을 내 마음대로 조절할 수 없었다. 성자들이 제시한 해답은 명쾌했지만, 막상 부조리한 현실에 부딪히게 되면 그 좋은 마음은 뜬구름처럼 사라져 버렸다. 부조리한 현실의 벽 앞에서 산산조각이 났다. 좋은 마음을 품게 될수록 오히려 더 깊은 고통의 상처만 남았다.


성자들의 말은 그냥 말이었다. 그들의 경험 세계는 내게 관념일 따름이었다. 책 속의 빛과 그림자에 불과한 풍경이었고, 책 속의 세계일 따름이었다. 성자들의 얘기를 담은 책들에 깊이 빠져들수록 갈증만 증폭됐다. 성자들이 제시한 참 마음자리는 의식을 자유롭게 해주었지만, 그 자유로운 의식만큼 현실의 고통이 뒤따랐다. 성자들의 말은 현실의 벽 앞에 부딪혀 허우적거리고 있는 고통을 잠시 잠재워 주는 진통제에 불과했다. 거기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그리고 인도 고행길을 작심했고 그 길목에서 한 여자를 만나 아이가 생겨 결혼했다. 그렇게 20년을 살았다. 그리고 20년 전 작심했던 고행 길에서 머물고 싶어 했던 바라나시 화장터 앞에 서 있다. 20년이라는 세월이 한순간에 흘러가 버렸다. 저 갠지스 강물처럼 흔적 없이 흘러가 버렸다.


 아침해 떠오르는 갠지스 강.
아침해 떠오르는 갠지스 강.송성영

 아침 해 떠오르는 갠지스 강에서 기도를 올리는 인도 사람들
아침 해 떠오르는 갠지스 강에서 기도를 올리는 인도 사람들송성영

화장터를 먼발치에 두고 멍 때리고 있을 무렵 갠지스 강 동쪽 야트막한 산에서 아침 해가 솟아오르고 있었다. 삶과 죽음의 경계를 가르듯이 붉은 해가 떠올랐다. 그 붉은 빛이 갠지스 강에 떠있는 배들을 보기 좋게 물들이고 있었다. 거기서 이른 아침부터 갠지스 강에 몸을 담그고 있던 힌두교도들이 기도를 올리고 있었다. 문득 부처님이 제자들을 화장터로 보냈다는 글을 어디선가 읽은 기억이 떠올랐다.

나는 천 년 세월을 뛰어넘어 부처님의 제자가 된 기분으로 화장터 앞으로 가까이 다가가 돌계단에 쪼그려 앉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화장터 주변으로 몰려들었다. 그만큼 화장터 군데군데에 시신을 태우기 위한 장작더미가 쌓여가고 있었다.

한쪽에서는 다 타고 남은 장작을 휘적거리며 뼈를 모으는 사람, 화장을 마치고 그 재를 갠지스 강에 뿌리는 사람, 그 주변에서 코를 벌름거리며 어슬렁거리는 개들도 보였다. 어느 정도 불길이 타오른 장작더미에서는 불길에 뚱뚱 부은 두 발이 삐죽이 드러나 있었다. 나는 돌리던 고개를 바로 잡아 그 모습을 직시했다.

추레한 거지 형색의 노인이 손짓하다

 날이 밝기 시작하는 화장터
날이 밝기 시작하는 화장터송성영

그렇게 살타는 냄새를 맡아가며 점점 따가워지는 땡볕 아래 한 시간 이상을 앉아 있을 무렵이었다. 누군가 내게 손짓을 했다. 장작개비처럼 마른 노인이었다. 아무 데서나 먹고 자는 듯 보이는 추레한 거지 형색의 노인이었다.

하지만 그의 손짓은 아주 부드러웠다. 그는 말없이 내게 자신이 앉아 있는 바로 옆자리, 그늘막에 앉으라며 손바닥으로 툭툭 친다. 노인의 손짓은 마치 슬로 비디오를 보는 것처럼 느리고 부드러웠다. 그 손짓에 경계심을 해제했다. 이제까지 살아오면서 그처럼 부드러운 손짓을 접한 적이 있었나. 나는 그 부드러운 손길을 거부할 수 없었다. 아니, 그 손짓이 너무 부드러워 그 품에 안기고 싶을 정도였다.

천막 아래 노인이 앉아 있는 그늘막에는 돗자리가 깔려 있었다. 나는 표 나지 않게 곁눈질로 노인의 눈빛을 보았다. 온 몸이 쭈글쭈글 살가죽만 씌워져 있어 보이는 바싹 마른 노인이었지만, 눈빛은 아주 부드러웠다. 동시에 강렬한 그 무엇이 있었다. 그는 내게 자리를 양보해 주고 나서 미동도 없이 화장터 불꽃을 주시했다. 나 역시 같은 시선으로 시신을 태우는 장작불에 시선을 고정 시켰다. 장작불이 다 타들어 간 곳에서는 사람들이 살덩어리가 엉킨 숯을 강물에 던지고 있다.

 바라나시 화장터에서 만난 노인. 부드러운 손짓으로 나를 돗자리가 깔린 그늘 막으로 불러 앉혔다.
바라나시 화장터에서 만난 노인. 부드러운 손짓으로 나를 돗자리가 깔린 그늘 막으로 불러 앉혔다. 송성영

나는 노인에게 '왜 여기에 앉아 있습니까', '어떤 일을 하는 분입니까' 등등의 질문을 하고 싶었지만, 부질없는 생각이라 여기고 이내 접었다. 하지만 나는 수행자가 아니라 어쩔 수 없는 글쟁이였다. 질문 대신 작은 사진기를 꺼내 화장터를 응시하고 있는 노인의 말없는 표정을 담아냈다. 내가 사진을 몰래 찍을 때 노인은 슬쩍 나를 보더니 다시 화장터를 바라본다. 노인이 나를 보았을 때 순간, 이렇게 말하는 듯했다.

'마음공부를 하려면 먼저 너의 글과 말, 설령 성자들의 말이라 할지라도 그것이 관념으로 머릿속에 박히게 되면 가차 없이 버려라, 그럴싸하게 포장해 사람들을 현혹시키는 글들을 버려라, 너의 마음공부는 거기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미동도 없는 노인의 무표정은 깊은 명상에 잠겨 있는 듯 보였다. 노인과 나는 그렇게 한 시간 가까이 아무런 대화도 없이 시신을 태우는 장작불을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었다. 장작불이 꺼지고 그 재를 강물에 뿌릴 무렵이었다.

온갖 풍파에 뒤틀려 잔가지만 앙상하게 남아 있는 고목처럼 앉아 있던 노인이 부스스 일어섰다. 비로소 나는 입을 열어 "도와 드릴 일 없느냐"고 묻자 노인은 부드럽게 손을 내저으며 계단 아래로 내려선다.

계단을 내려선 노인은 장작이 쌓여 있는 곳으로 다가가 몇 개의 장작을 어깨에 짊어진다. 노인은 화장을 다 끝내고 남아있는 잿더미까지 말끔하게 정리된 화장터에 장작을 내려놓는다. 노인은 화장터에 장작을 쌓는 일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땡볕 아래에서, 그것도 후끈 거리는 화장터 열기를 아랑곳하지 않고 그 일을 반복하고 있었다.

장작 쌓는 일하고 돌아온 노인... 그늘을 양보하다

 노인은 화장터에서 시신을 화장하는 장작 쌓는 일을 하고 있었다.
노인은 화장터에서 시신을 화장하는 장작 쌓는 일을 하고 있었다.송성영

노인이 짊어진 삶의 무게 때문이었을까. 갑자기 울음이 울컥 솟구쳤다. 주체할 수 없이 눈물이 나왔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노인 때문만은 아니었다. 시신을 태우기 위해 장작 쌓기를 반복하고 있는 노인의 발걸음, 그것은 내 삶의 여정이었다. 한낱 검게 타다 남은 숯 덩어리에 불과할 내 자신의 주검을 향해 고통이 반복되는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지난 몇 년 동안 아내와 끊임없는 다툼으로 내 가슴에는 사랑과 자비심보다는 증오심으로 들끓었다. 그 증오심은 여지없이 숨 막히는 고통으로 다가왔다. 나는 여전히 증오심과 고통을 털어내지 못하고 있었다. 서로 사랑하고 살기에도 부족한 삶을 왜 그토록 고통의 무게에 짓눌려 살아야 하는가. 장작불에 살이 타들어 가는 주검들은 그 부질없는 증오심, 뒤틀린 마음의 짐을 내려 놓으라 이르고 있었다.

장작을 짊어진 노인은 젊은 일꾼들 틈에서 흰 수염과 번쩍이는 눈빛으로 끊임없이 계단을 오르내리고 있었다. 고통이 반복되는 삶, 노인은 마치 끊임없이 반복되는 자신의 업을 불사르기 위해 장작더미를 쌓는 듯 보였다. 노인 또한 조만간 자신이 쌓고 있는 저 장작더미 위에 눕게 될 것이다. 어디 노인뿐이겠는가. 그 누구든 저 주검의 장작더미에서 벗어날 수 없다.

바라나시의 화장터를 둘러본 사람들 중에는 더러 인도의 가난한 사람들은 장작을 살 돈조차 없어 화장조차 제대로 못한다고 말한다. 부자로 살았던 사람들은 장작을 높게 쌓아 놓는다. 모두가 사실이다. 한국에서도 살아생전 큰 사찰을 거느린 스님들조차 보통 스님들보다 다비장이 더 호화롭다. 하지만 죽음 앞에서는 차별이 없다. 죽음 앞에서는 평등하다. 죽음 앞에 장작을 높이 쌓아 올리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장작을 다 쌓은 노인은 다시 그늘막으로 돌아오고 있었다. 맨 처음 만났을 때 죽음을 앞둔 사람처럼 몸 하나 바로 일으킬 수 없으리라 여겼던 노인이었다. 노인이 다가오는 순간 아, 내 입에서 짧은 감탄사가 터져 나왔다. 힘든 노동일에서 돌아온 노인에게서 지친 표정은 물론이고 거친 호흡조차 느낄 수 없었던 것이다.

노인이 돌아왔을 때, 길게 늘어진 땡볕이 내가 앉아 있던 그늘막 깊숙이 파고들어 끈적끈적하게 핥아 대고 있었다. 힘든 노동일에서 돌아온 노인이었지만 내게 자신의 그늘 자리를 양보하고 계단으로 내려선다.

"저는 괜찮습니다. 그냥 앉아 계세요."
"......."

노인은 예의 그 부드러운 손짓으로 거기 그냥 앉아 있으라고 한다. 마치 큰 스님이 동자승에게 자비를 베풀 듯이. 그러고 나서 노인은 아주 평화로운 얼굴로 땡볕 계단에 앉아 다시 화장터를 응시한다.

나는 땡볕에 앉아 있는 노인에게 너무나 미안해 재빨리 화장터 주변에 있는 가게로 달려갔다. 거기서 물 한 병을 사려다가 두 병을 샀다. 한 병만 사 오면 자리를 양보하듯, 노인이 거절할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이거 좀 마시세요. 저도 한 병 있습니다."
"......."

물병을 건네자 노인은 그마저 거절했다. 부드러운 손짓으로 빙그레 웃으며 자신의 물이 있으니 걱정 말라는 표정으로 손짓한다. 노인 옆에는 먹다 남은 아주 적은 양의 물병이 놓여 있었다. 노인의 얼굴에 여유와 평화가 넘쳐나고 있었다. 그 표정에서 보이지 않는 인도의 힘이 온몸으로 전해져 왔다.

 이른 새벽부터 외국인 관광객들은 현지 안내인을 앞세워 화장터 구경을 하거나, 갠지스 강에 배를 띄워 화장터를 지켜 보기도 한다.
이른 새벽부터 외국인 관광객들은 현지 안내인을 앞세워 화장터 구경을 하거나, 갠지스 강에 배를 띄워 화장터를 지켜 보기도 한다.송성영

내가 노인에게 공손히 두 손 모아 감사의 인사말을 건네고 헤어질 무렵 화장터 주변을 어슬렁거리는 소들과 개들이 여전히 코를 벌름거리고 있었고 현지 안내자를 뒤따라 온 외국인 관광객들의 발길이 잦아지고 있었다. 또한 갠지스 강에는 화장터 가까이 다가와 주시하는 나룻배며 목선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화장터에서 돌아서는 내내 노인의 모습이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았다. 노인은 수염이 멋진 요기도 구루도 아니었다. 자신의 어깨에 짊어져야 하는 장작개비처럼 빼빼 마른 거지 행색의 노인이었다. 그럼에도 근접하기 힘든 근엄함이 있었다. 물 한 모금 동냥하지 않는 당당함이 있었다.

힘든 노동에도 호흡이 흐트러지지 않았던 것은 높은 경지에 오른 수행자의 모습, 그 자체였다. 요가 수행과는 상관없는 그 무엇이었다. 그의 부드러운 손짓이 그랬다. 부처님의 손짓이 저러하지 않았을까. 부처님의 염화미소가 저러하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그 자비로운 손짓과 미소는 온몸으로 체화된 것이었다. 죽음을 일상으로 접하고 있는 노인에게는 삶과 죽음을 초월한 그 무엇이 깊이 스며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화장터를 빠져나와 갠지스 강을 바라보는 메인 가트로 자리를 옮겨 앉아 있는데 한 인도 청년이 내게 접근해 왔다. 낡은 자신의 손 전화기를 내밀며 함께 사진을 찍자고 하더니 이번에는 전화번호까지 교환하자고 한다. 그리고는 짜이 한 잔을 마시자고 한다. 내가 돈을 내려 하자 극구 뿌리치며 자신이 돈을 낸다. 나는 부끄러워 얼굴을 들 수 없었다.

그가 내게 다가왔을 때 '혹시 돈이라도 요구하는 것이 아닐까 아니면 뭔 물건을 팔려고 수작 부리는 것은 아닐까'라는 불신을 가졌던 것이다. '처음 보는 사람이 친절하게 접근하면 의심하라'는 인도 여행안내서의 경고장에 또다시 속고 말았다.

그 검은 피부의 인도 청년과 짜이를 마시면서 인도 여행길은 두려움을 심어주는 경고장을 한 장 한 장 찢어 나가는 과정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경고장을 찢어갈수록 좀 더 깊이 있는 인도가 다가오고 있었다. 겉모습이 거지나 다름없는 화장터 노인의 그 부드러운 손짓과 미소와 같은.

 꽃이 담긴 작은 접시에 소망을 담아 갠지스 강에 띄우는데, 그 꽃이 담긴 접시인 '디와'를 파는 인도 아이들.
꽃이 담긴 작은 접시에 소망을 담아 갠지스 강에 띄우는데, 그 꽃이 담긴 접시인 '디와'를 파는 인도 아이들.송성영

#바라나시 화장터 #화장터 노인 #죽음 #인도 여행 안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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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살리고 사람을 살릴수 있을 것이라 믿고 있는 적게 벌어 적게 먹고 행복할 수 있는 길을 평생 화두로 삼고 있음. 수필집 '거봐,비우니까 채워지잖아' '촌놈, 쉼표를 찍다' '모두가 기적 같은 일' 인도여행기 '끈 풀린 개처럼 혼자서 가라' '여행자는 눈물을 흘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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