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당 선언 정동영, '국민모임' 동참정동영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이 11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탈당을 선언하며 재야와 시민사회가 주도하는 '국민모임' 동참을 밝혔다.
권우성
[기사 대체 : 11일 낮 12시 12분]정동영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이 11일 새정치연합을 탈당해 재야와 시민사회가 추진하는 야권 신당에 합류하기로 했다.
정 상임고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랜 고민 끝에 새정치연합을 떠나 '국민모임'의 시대적 요청에 동참하기로 결정했다"라며 "민주진영과 진보진영의 대표적 인사들이 참여한 국민모임이 지향하는 합리적 진보 정치, 평화·생태·복지국가의 대의에 동의한다"라고 밝혔다.
정 상임고문은 "새정치연합과 진보정당들을 넘어서 새로운 큰 길을 만들라는 것이 시대적 요청"이라며 "이 길만이 정권교체를 위한 가장 확실한 길이다, 제 정치 인생의 마지막 봉사를 이 길에서 찾겠다"라고 말했다.
"야당성 사라진 새정치연합, 희망 발견하기 어려워" 정 상임고문은 탈당 이유로 새정치연합의 보수 우경화를 들었다. 그는 "지금의 새정치연합은 제가 실현하고자 했던 합리적 진보를 지향하는 민주당이 아니다"라며 "당헌과 강령에서 진보적 가치들이 소리 소문 없이 사라졌다, 중도 우경화라는 환상에 사로잡혀 이런 가치들은 천덕꾸러기 취급을 당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새정치연합은 서민과 중산층이 아닌 '중상층'(中上層)을 대변하는 정당으로 새누리당 따라 하기를 하고 있다"라면서 "지난해 세월호 협상 과정에서 새정치연합이 박근혜 대통령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여당 협상안을 그대로 수용하는 것을 보면서 야당 정신이 뿌리째 뽑혀 나가는 느낌을 받았다, 야당성마저 사라진 새정치연합에서는 국민의 기대와 정권교체의 희망을 발견하기 어렵게 됐다"라고 밝혔다.
정 고문은 "제1야당마저 우경화의 늪에 빠져 새누리당과 가까워지면 양극화 심화로 고통 받는 사회적·경제적 약자들은 누가 대변해야 하느냐"라며 "지금이야 말로 가난하고 힘없는 보통 사람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정당의 존재가 간절하게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좋은 정치, 좋은 정당의 출현에 밀알이 되고 밑거름이 되겠다"라며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가시밭길이고 바람 부는 광야라는 것을 알지만 이것이 피할 수 없는 시대적 소명이라면 그 길을 걷겠다"고 밝혔다.
당 떠난 정동영... "4월 보궐선거에는 출마 하지 않을 것" '국민 모임'은 김세균 서울대 명예교수, 이수호 전 민노총 위원장, 영화감독 정지영씨, 명진 스님 등 각계 인사 100여 명이 참여하고 있고 '합리적 진보'를 표방하는 신당 창당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신당 창당 기구를 발족하고 오는 12일부터 전국을 돌며 대국민 토론회 등 여는 등 창당 작업을 본격화 할 예정이다.
국민모임은 오는 4월에 치러질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후보를 낼 예정이다. 후보 지역으로는 야당 지지세가 강한 광주 서구을, 성남 중원, 서울 관악을 등 세 곳이 거론된다. 정 상임고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4월 보궐선거 출마 여부에 대해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정 상임고문 외에 최규식 김성호 임종인 전 민주당 의원과 유원일 전 창조한국당 의원, 최순영 전 민주노동당 의원도 국민모임이 추진하는 신당에 합류하기로 했다. 또 원내대표를 지낸 천정배 전 의원도 거취를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정치연합은 정 고문 등의 탈당과 후속 탈당 움직임의 파장을 주시하고 있다. 한정애 새정치연합 대변인은 "우리 당의 대통령 후보를 지냈던 정 고문이 당을 떠난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라며 "우리 당이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새로운 리더십을 중심으로 단합하는 것을 지켜보고, 힘을 보태는 모습을 국민은 더 기대하지 않았을까 싶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