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학생들이 스포츠강사의 지도로 축구 연습을 하고 있는 모습.
조정훈
대구시교육청이 일자리 창출과 학교체육 활성화를 위해 채용했던 초등 스포츠강사를 예산 부족을 이유로 대량 해고할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초등 스포츠강사는 지난 2008년 당시 문화체육관광부가 일자리창출 사업으로 시작해 예산을 전액 지원했으나 이후 점차 줄어 올해에는 20%를 지원하고 지역 교육청에서 80%를 부담하고 있다.
대구시교육청은 지난 2014년 전체 220개 초등학교 중 193개 학교에서 스포츠강사를 요청해 132명을 채용했다. 하지만 올해에는 지난해보다 더 많은 198개 학교가 스포츠강사를 요청했지만 오히려 82명을 감원하고 50명만 채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스포츠강사들은 매년 2월 시험을 통해 재고용되어 왔다.
대구시교육청이 스포츠강사를 대폭 감원하기로 하자 스포츠강사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지난 7년 동안 초등학교의 체육 활성화에 노력했고 학교와 학부모의 만족도가 높은데 예산 부족을 이유로 해고하려는 것은 체육교육을 하지 않겠다는 것과 다름없다는 주장이다.
표성대 전국 초등학교 스포츠강사 연합회 대구회장은 "초등학생들의 체육수업 개선과 학교스포츠클럽의 성장, 학생체력 향상 등 많은 노력을 해온 스포츠강사들을 예산 부족을 이유로 두부 자르듯 해고하겠다는 것은 필요할 때만 쓰고 필요 없으면 용도폐기 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표 회장은 "우동기 교육감은 상업영화인 <국제시장>을 학생들에게 무료로 관람하게 하는 데는 예산을 펑펑 쓰면서 우리에게는 예산 타령을 하고 있다"며 "국민 세금을 갖고 선심 쓰듯 학부모에게 인기영합하면서 스포츠강사들에게는 해고의 칼날을 들이대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들은 다른 시도와의 형평성 문제도 제기했다. 경남교육청과 전남교육청의 경우 12개월 계약을 하고 있지만 대구시교육청은 11개월만 계약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강원도교육청의 경우 무기계약직으로 처우개선을 하는데도 대구시교육청만 감원하는 것은 또 다른 차별이라고 주장했다.
"예산 부족? <국제시장>은 무료로 관람하더니"이들은 또 대구시교육청이 자신들을 해고하는 이유로 체육전담교사가 많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들고 있지만 단지 체육전담교사가 많다는 이유로 해고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말했다.
2014년 기준으로 220개 초등학교에 398명의 초등 체육전담 교사를 두고 있지만 이들 중 체육 관련 전공자는 68명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나머지 330명은 체험 정도의 체육심화과정 이수만 해 체육전담교사로서 전문성이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스포츠강사들은 체육전담 교사가 전문성이 떨어지는데도 대구시교육청이 이들을 근거로 들며 해고하려는 것은 학생과 학부모, 학교가 만족해온 체육수업의 정상화를 비정상화 시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대구시교육청은 대구 초등학교의 체육전담 교사 배치비율이 98.5%에 달해 전국 최고 수준이라며 체육전담 교사가 스포츠강사의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어 많은 인원을 채용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대구시교육청 평생체육보건과 담당 장학사는 "여성 교사의 비중이 높아 일자리 창출 사업으로 초등 스포츠강사 채용을 했지만 현재는 체육전담 교사의 비중을 높이고 있는 상태"라며 채용을 줄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에는 당초 70명을 채용할 계획이었지만 132명을 채용했다"며 "하지만 올해에는 예산이 부족해 50명 이상 채용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20%의 인건비를 지원하겠다고 밝혔지만 교육청과의 매칭예산이기 때문에 불용처리 되더라도 어쩔수 없다는 것이다.
한편 초등 스포츠강사들은 대구시교육청이 대폭 감원하겠다는 방침을 바꾸지 않을 경우 대규모 집회를 갖는 등 강력한 대응을 해나간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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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무료 관람하더니"... 초등체육강사 대량해고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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