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가르마타(에베레스트)아래 1895미터에서 태어난 아내의 고향사람을 만났다.어제 퇴근길에 수원역 앞 카삼레스토랑에 들렀다가 아내의 고향분을 우연히 만났다. 더구나 같은 집안 식구다. 부부가 대구에서 왔는데 한국에 온 지 10년이 되었다고 한다. 반가운 만남에 기념사진을 남겼다.
김형효
네팔인 아내는 지난해 12월부터 출근을 하기 시작했다. 근 1년여 만에 일을 시작한 아내다. 아내가 한국에 온 지 4개월이 지났을 때쯤부터 직장을 구해 1년여 다녔다. 직장이라 해서 직장에 동료가 있고 어울릴 사람들이 있는 그런 곳이 아니었으니, 따지고 보면 지금에야 직장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특별히 화려한 생활을 원한다거나, 아파트를 사고 집을 사서 살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지 않다. 그래서 아내가 그냥 네팔인들에게 유익한 기자가 되기를 바랄 뿐이다. 지난해 5월에 아이를 유산하고 나서부터 나의 생각은 더욱 확고해졌다. 아내가 글과 가깝게 살며 자국의 노동자와 이주민 여성들에게 유익을 가져다주는 멋진 기자로 살기를 원했다. 또한 기회가 닿는다면 작년에 이어 다시 한국에 대한 좀 더 내밀한 이야기들을 책으로 펴내기를 기대하고 있다. 아내도 그런 속마음을 보여준 바 있다.
하지만 당분간은 우리 부부가 경제활동에 좀 더 충실하며 2세 계획을 세우기로 했다. 사실 외국인 아내를 일터에 내보내는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그래서 일 년여 동안 일을 말려왔고, 그동안 아내는 네팔인들 사이에서 활발한 활동을 보여주었다.
네팔 몽골리안 기자협회 대표로 작년에는 인터넷 신문을 발행하기 시작했고, 네팔어 창시자인 바누벅타 어챠르야 200주년 탄신일 한국추모위원회를 이끌었다. 이에 우리 부부는 네팔문화부장관 표창장과 금메달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런 아내가 자랑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