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캄보디아에 <인터뷰> 방영 금지 요청

"<인터뷰> 상영, 북에 대한 공격"...불법 DVD 떠돌지만, 현지인들은 '무관심'

등록 2015.01.27 15:24수정 2015.01.27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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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캄보디아 북한대사관(대사 홍기철)측이 캄보디아 외무부에 북한 최고지도자 김정은 국방위원장의 죽음을 암시하는 미국 코미디 영화 <인터뷰(The Interview)>의 상영 및 판매를 금지시켜달라고 요청했다고 지난 26일(현지시각) 영자신문 <프놈펜 포스트>가 밝혔다.

수도 프놈펜 DVD 매장에서 팔리고 있는 영화 인터뷰 DVD 불법 복제판 지난해 크리마스 무렵 미국개봉에 즈음하여 불법 복제된 영화 인터뷰 DVD판이 프놈펜 시내에 시장에서 장당 1불에 팔리기 시작했다.
수도 프놈펜 DVD 매장에서 팔리고 있는 영화 인터뷰 DVD 불법 복제판지난해 크리마스 무렵 미국개봉에 즈음하여 불법 복제된 영화 인터뷰 DVD판이 프놈펜 시내에 시장에서 장당 1불에 팔리기 시작했다. 박정연

캄보디아 외교부 롱 비살로 차관이 공무부 키우 칸나하릿 장관에서 보낸 서신 사본에 따르면 (북한은) "이 영화의 상영 및 영상물 판매는 북한에 대한 공격행위나 다름없는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 언론은 또한, 북한 대사관이 캄보디아 TV방송채널 뿐만 아니라 극장에서 상영되는 것을 막는 조치도 아울러 취해줄 것을 캄보디아 정부측에 요청했으며, "이러한 판매 및 상영 활동을 적대적 세력의 음모로 간주하고, 이로 인해 북한-캄보디아 양국의 전통적인 관계가 훼손될 수도 있다"는 내용이 서신에 적혀 있다고 전했다.

이와 별개로, 북한대사관이 지난 1월 8일자 캄보디아 외교부에 보낸 공식문서에 따르면,   "우리 최고 지도부에 대한 테러를 공개적으로 옹호하는 미국영화 <인터뷰>는 최고 지도자의 존엄성을 모욕하는 것이며, 북한 국민들의 크나큰 분노를 촉발시키고 있다. 이것은 양국의 전통적인 우호관계를 조작하려는 적대세력들에 의해 양산되고 있으며, 이는 또한 국제법에 반하는 것인 동시에, 제3국은 어떠한 정치적 프로파간다나 활동을 엄격히 금한다는 캄보디아 현행법에도 저촉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이 언론은 전했다.

불법복사판 DVD 나돌지만, 관심없어

주캄보디아 북한대사관 전경 주캄보디아 북한대사관측이 최근 영화 인터뷰의 상영 및 판매를 금지하는 조치를 취해줄 것을 캄보디아 정부에 공식 요청했다.
주캄보디아 북한대사관 전경주캄보디아 북한대사관측이 최근 영화 인터뷰의 상영 및 판매를 금지하는 조치를 취해줄 것을 캄보디아 정부에 공식 요청했다. 박정연

현재 수도 프놈펜에서는 불법복사판 DVD 영화나 음반을 시장이나 상점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불법복제 CD 소도매로 유명한 러시안 마켓에도 이 영화가 버젓이 최신영화코너에 진열되어 있었다.

하지만 고객들로부터 별 다른 주목을 받지 못하는 편이었다. "그동안 몇 장이나 팔렸냐"는 질문에 가게 주인은 한두 장 정도 팔린 것 같다며 말꼬리를 흐렸다. 가게 주인조차 이 영화 내용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는 눈치였다.


유럽배낭족들이 주로 찾는 시내중심가에 위치한 플릭스(Flicks)라고 불리는 20석 안팎의 초미니 DVD상영관에서도 이미 금년 초 이 영화를 두 세 차례 정도 상영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이곳에서 역시 별 호응을 얻지 못한 탓인지 지난 주초부터 다른 최신영화에 자리를 내주고 만 상태다.

하지만 프놈펜 교민들 중에는 이미 유튜브를 통해 이 영화를 본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친구가 카카오톡으로 유튜브 주소로 알려줘 영화를 봤다는 교민 김준철(가명)씨는 감상 소감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북한의 입장에서 본다면, 하늘처럼 떠받드는 그들의 지도자를 비하하고 조롱하는 내용이 많아 당연 불편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솔직히 끝까지 보기 힘들 정도로 내용이 유치하고, 감히 작품이라고 평하기 어려울 정도로 수준 낮은 삼류영화였다. 오히려 북한의 과민반응에 미국 오바마 대통령까지 나서 오버 아닌 오버를 하는 바람에 국제사회로 하여금, 이런 싸구려 코미디 영화에 대한 관심과 흥행성적만 올려 준 것 아닌가 싶다."

한편, 이번 북한대사관의 요구사항에 대해 현지 전문가들은 캄보디아 정부가 최대한 성의를 보이는 차원에서 마무리할 것이란 예측을 내놓고 있다. 지난 2012년 친북성향의 노로돔 시하누크국왕 별세 후 북한과의 관계가 예전만 못한 것은 사실이지만, 어찌되었건 캄보디아 정부 입장에서도 북한과의 기존 외교관계도 고려해야 하는 만큼 최소한 캄보디아 내 대형 멀티플렉스 영화관 상영 및 TV 방영금지조치 정도는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덧붙이는 글 재외동포신문에도 게재될 예정입니다.
#캄보디아 #북한대사관 #프놈펜 #영화 인터뷰 #THE INTER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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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캄보디아 뉴스 편집인 겸 재외동포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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