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현국, 우리 시대의 큰바위 얼굴

[서평] <풍운아 채현국>

등록 2015.01.30 19:06수정 2015.01.30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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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대통령의 회고록 내용을 두고 파장이 커지고 있다. 그가 살아온 삶의 궤적을 들여다보면 내용의 일부만 보더라도 그가 어떤 사람이라는 것은 나로서는 별로 놀랍지도 않다. 성공한 기업인으로 포장된 그의 대통령 당선 가능성은 이미 압도적으로 예측되었고 실현되었다. '경제를 살려서 잘 살게 해주겠다'는 공약은 마약처럼 많은 사람들을 일시에 탐욕이라는 중독에 빠지게 했다.  

 

더 불행한 것은 탐욕의 도박판을 걷어차 버릴수 있는 기회마저, 한판 더 해보자며 똑같은 패를 선택했다는 것이다. 

 

두 번의 결과에 대해 언론은 기성세대와 젊은세대간의 갈등으로 물타기를 하였다. 시궁창언론이 자신들의 더러움을 감추는데 세대갈등을 매번 이용하고 있음에도 그 의도를 모르면 항상 당할 수 밖에 없는것이다.

 

"노인들이 저 모양이라는 걸 잘 봐두어라"

 

1년전, 한 노인의 언론 인터뷰가 큰 화제가 되었다.

 

"노인들이 저 모양이라는 걸 잘 봐두어라."

 

이 말은 지금 시대의 불안과 불평등의 뿌리가 어디서 시작됐는지 정확하게 지적을 해주는 것 같았다. 무명의 한 노인이 우리사회에 던진 성찰에 대한 어록을 더 듣고 싶다는 갈증이 생겼다. 하지만 대중 앞에 다시 나타나지 않는 그를 지역의 언론사 기자가 찾아나섰고, 그가 살아온 삶의 궤적을 고스란히 담은 책 <풍운아 채현국>을 받아 볼 수 있었다.

 

책 출간과 함께 진주에서 열린 인문학특강에서 "노인 봐주지 말라"는 뜻은 젊은이들이 속지 말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책에서도 기성세대에 대해 비판하기도 하지만 그것은 그들도 속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속지 않기 위해서는 노력해야 하고, 해야 할 일을 생각하지 못하면 속을 수밖에 없다고 충고한다. 배워야 할 것을 공부하지 않고, 능력이 생겼을 때 배풀지 않고 살면, 똑같은 길을 가게 될 것이라는 말이다.

 

"저렇게 밖에 갈 길이 없어. 그건 내가 뻔히 알아. 우리 살아온 시절 일제 때 잘못 배웠지. 해방되어서 엉망진창일 때 또 잘못 배웠지. 이승만이가 전쟁 치르면서 이승만이가 오만 거짓말 한 걸 떼지 않고 그냥 그대로 알고...." -본문중에서-

 

채현국은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해방후, 극심한 이념의 대립과 민족상잔의 비극을 경험하고 군사정권의 폭악한 시대를 살아내면서 정의롭게 살아가는 것이 무엇인가를 삶 속에서 실천하면서 살아온 인물이다. 그리고 그것을 자신의 덕행으로 바라보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격동의 삶을 살아온 선생과 그의 가족도 근현대사의 격랑속에서 올바른 삶에 대한 신념이 있었다. 사업 수단이 탁월했던 아버지는 전쟁판을 드나들며 모은 돈을 중국에서 독립운동을 하던 이들에게 아낌었이 베풀었다.

 

해방후, 그의 형님은 휴전협정이 체결되던 날 '이제는 영구분단이다'는 말을 선생에게 남기고 자살을 했다는것에서는 동족간의 총부리를 겨눈 비극을 결정짓지 못하고, 분단으로 상처를 남긴 생채기는 많은 이들에게 아물지 않는 고통을 주었고, 그리고 정통성을 갖지 못한 군사정권과 그들의 속성을 물려받은 정치권력에 의해 지금껏 이용당하고 있음을 상기해 보면 우리사회는 아직도 속고 있는것이다.

 

참된 삶이란 무엇인가

 

그는 고정관념에 대해 처음부터 자기가 아는 것은 늘 고정관념이라는 수련이 잘 되어 있지 않으면 지혜로운 사람구실을 못하며, 그것은 인간을 무지하고 맹목적인 믿음을 갖게 하는 오류를 범한다고 말한다. 그런 잘못된 믿음은 혼란의 현대사에서 광기(狂氣)의 살인을  저질렀어도 처벌받지 않고, 오히려 정의로운 일로 왜곡되어 지금까지도 우리 사회를 짓누르고 있다.

 

"자기 할 일을 안 하기도 했지만 잘못된 시절에 순전히 잘못된 통치자들에게 의해서 잘못된 것만 하나 가득 배워가지고 저렇게 된 건데..., 사람 꼴, 사람 값 할 만한 사람들 다 때려죽여놓고, 멍청해 가지고 사람 값 하기 원래 어려운 사람들은 살인을 시키면서 정의라고 해놨으니..., 지금 우리가 그 비싼 값을 치르는 거야." - 본문중에서 -

 

선친과 함께 여러분야의 대기업을 운영하면서 뛰어난 사업수단으로 큰 돈을 벌었던 채현국은 쫒기는 민주화운동 인사들을 자신이 운영하는 탄광에 위장취업을 알선하고 뒤탈을 염려하여 이름을 묻지도 않았다. 그의 파격적인 또 다른 삶은 정경유착을 하지 않으려고 사업을 정리하면서 종업원들에게 모든 재산을 나눠준 기업가였다.

 

무일푼 월급도 없는 학원의 이사장으로 있으면서 전교조 교사를 해임하라는 압박에도 굴하지 않고 보호를 해줬다. 또한, 알고 지내던 가까운 사람들이 정치를 하거나 권력을 갖게 되면 연락을 끊고 거리를 두는 확고한 신념을 가진것도 권력의 속성을 알기 때문이라고 한다.

 

납부세금이 전국에서 열 손가락에 들었던 갑부에서 현재는 무일푼 신용불량자가 된 것도 사람을 믿고 신뢰하다 보니 생긴것이었다. 그에게 불안한 이 시대를 어떻게 살아가고, 무엇을 배워야 하느냐고 묻는다면 "좀 덜 치사하고, 덜 비겁하고,정말 남 기죽이거나 남 깔아뭉개는 짓 안 하고, 남 해코지 안 하고..., 그것만 하고 살아도 인생은 살 만 하지"라고 말한다.

덧붙이는 글 | 풍운아 채현국 / 피플파워 /12,000원 /2015.1

2015.01.30 19:06 ⓒ 2015 OhmyNews
덧붙이는 글 풍운아 채현국 / 피플파워 /12,000원 /2015.1

풍운아 채현국

김주완 지음,
피플파워, 2015


#채현국 #신용불량 #통치자 #탐욕 #권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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