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카드뉴스는 기성 언론보다 한 수 높은 품질을 보인다.
구현모
시작은 카드뉴스였다. 기존 미디어들이 텍스트로 풀어낸 기사들을 소셜 미디어에 어울리게 넘기면서 읽기 편하게 이미지 파일로 만들었다. SNS에 누구보다 익숙한 세대라 카드뉴스는 어떤 미디어보다 잘 만들 자신이 있었다. 지난해 10월 15일에 만든 카드뉴스
<2400만원>은 고 장자연씨 사건을 재구성했다. 이 게시물은 페이스북 순이용자 5만여 명이 봤을 정도로 파급력이 높았다. 대학교 시간강사 문제를 다룬 카드뉴스
<최저입찰 교수님>은 약 12만 건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두 번째 무기는 '솔직함'이었다.
<이러나 저러나 닐리리 썅년이래>는 치어리더 박기량씨에 대한 대중의 못난 태도를 솔직하게 비판했다. 하루에만 15만 명 이상이 이 글을 읽고 공유해갔다. '소개팅'과 관련된 여러 이야기도 파급도가 높았다. 자극적인 요소 없이 그저 누구나 겪었을 만한 일들을 풀어냈을 뿐이었다. 하지만 대중은 약 8만 건의 조회수를 보여주며 크게 환호했다.
<최씨 아저씨에게 보낸 협박 편지> 역시 같은 이유로 성공했다. 나를 포함한 필진 대부분이 취업준비생이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정규직 과보호 때문에 기업들이 인력을 못 뽑고 있다"는 발언은 우리를 포함한 많은 취업준비생들을 화나게 했다. 우린 우리의 분노를 정파성 없이 그저 솔직하게 풀어냈고, 많은 공감을 샀다.
세 번째 시도는 '다양한 형식실험'이었다. <미스핏츠>는 현재 어떤 광고도 받고 있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솔직하고 과감하게 글을 펼칠 수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현실이다. 보다 좋은 취재를 위해서는 돈이 필요했다. 그래서 손을 벌리기로 했다. 하지만 독자에게만 충실하기로 했던 처음의 기조를 유지하기 위해 독자에게 벌리기로 했다.
대형포털을 통해 시작한 뉴스펀딩
<'노답청춘' 집 찾아 지구 반 바퀴>가 그 일환이다. 그간 주거문제는 흔히들 '어른들의 이야기'로 치부됐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서도 20대는 소외되기 마련이다. 민주정책연구원의 '서울시 청년가구의 주거 실태와 정책 연구'에 따르면 37만 명의 청년들이 주거 빈곤 상태에 있다. 이 청년들이 우리의 친구들이자 우리였다.
<오마이뉴스>를 비롯하여 몇몇 언론들이 청년 주거를 다뤘다. 하지만 그들의 방식은 뻔할 뿐 펀(fun)하지 못했다. 그저 주거 때문에 힘든 청년들의 모습만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우리는 '섹스' 등의 생활밀착형 소재로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이야기는 활자에 국한되지 않았다. 동영상과 디자인을 담은 인터랙티브 사이트(
<청춘의 집> 프로젝트)로 풀었다.
적자 운영 속에 얻은 돈보다 값진 확신... '디지털'만이 살아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