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경ICT협동조합과 대구시, 대구도시공사가 지난해 6월 9일 맺은 업무협약(MOU) 내용. 대경ICT협회는 이 MOU를 근거로 대구시에 수성의료지구 토지 분양을 요구하고 있다.
조정훈
하지만 MOU 체결에 수성의료지구의 분양을 책임지고 있는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대경자청)이 빠지고 분양에 아무런 권한도 없는 대구도시공사가 들어갔고, 퇴임을 불과 한 달도 남겨놓지 않은 김범일 시장이 권영진 당선인에게도 알리지 않고 MOU를 서둘러 체결했다는 점에서 의혹이 일고 있다. MOU를 체결한 때는 정부로부터 SW융합산업 클러스터 지정을 받기 2개월 전이었다.
결국 대경ICT협회가 대경ICT협동조합을 만들고 이후 대구시, 대구도시공사와 MOU를 맺은 것은 싼 가격에 토지를 분양받으려는 꼼수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수성의료지구 토지를 분양 받을 경우 5년 이후에는 다시 되팔 수 있다. 조성원가가 평당 360만~380만 원으로 추정되는 이곳은 현재 실거래가격이 500만 원대로 올라가 있다.
대경자청 "특혜 여지 있어 반대"... 서 이사장 "특혜 운운은 부적절"당시 대경자청은 "대경ICT협동조합에 특혜 여지가 있다"며 MOU 체결에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경자청의 한 관계자는 "대구에 ICT기업이 350여 개가 있는데 이들 중 협동조합에만 분양하라는 것은 특혜의 여지가 있다고 반대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왜 당시 권영진 시장 당선인에게도 알리지 않았는지, 토지조성만 하는 대구도시공사가 왜 들어갔는지 알 수 없다"면서 "대경ICT협회 대표가 이 MOU를 근거로 조성원가보다 훨씬 낮은 금액으로 자신들에게 분양하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당시 MOU를 맺었던 서상인 대경ICT협동조합 이사장은 "대구시와 대경자청이 이미 약속한 내용"이라고 주장했다. 서 이사장은 "수성의료지구 내 ICT집적단지 조성은 지난 2009년부터 논의돼 왔다"며 "대구시 주무부처 전임자들과 대경자청 관계자들도 약속한 내용"이라고 말했다. 당시 부동산 경기 침체로 아무도 관심이 없을 때 약속한 내용인데 지금에 와서 특혜를 운운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서 이사장은 권영진 당선인이 MOU 체결을 몰랐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이해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서 이사장은 "권 시장도 지방선거 당시 수성의료지구 내 ICT집적단지 유치를 공약으로 내걸었다"며 "당시 시장이 아니어서 MOU의 당사자가 아닌 것은 맞지만 몰랐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한편 대구시는 대경ICT협회가 협동조합을 내세워 토지를 분양할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원하는 대로 주지 않겠다고 밝혔다. 토지분양원가보다 낮게 분양하면 그 차액은 고스란히 시민의 호주머니에서 나와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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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장 당선인도 몰랐다... 대경ICT협동조합 MOU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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