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풍경, 청사포 마을

[사진] 청사포 연작2

등록 2015.02.08 13:49수정 2015.02.08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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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사포 마을에 늦은 오후가 스며든다.
일찌감치 포구로 들어온 배들은 내일의 수확을 위해 잠시 쉬고 있다.
흔들리는 파도, 흔들리는 향기.
투망을 고정시키는 둥그런 구슬이 하오의 햇살을 받았구나.

 
 포구의 오후
포구의 오후김대갑

밧줄은 바다를 꿈꾼다. 그 꿈 사이로 하얀 등대
엿보이고 삶의 진득함이 파도를 흔든다.
잠시 걸음을 옮겨 마을로 들어간다.
오래된 풍경, 오래된 마을. 청사포 마을의 속살들이 보인다.


 밧줄, 등대 그리고 기다림의 배들
밧줄, 등대 그리고 기다림의 배들김대갑

 오래된 마을, 오래된 담벼락의 정겨움
오래된 마을, 오래된 담벼락의 정겨움김대갑

정겨운 우물터. 오래 전부터 이 마을을 수호신처럼 지켜왔던
펌프에는 사람의 향기가 넉넉하게 물들어 있다.
그 향기를 따라 펌프는 예전의 영화를 꿈꾸겠지.

 오래된 풍경의 우물터
오래된 풍경의 우물터김대갑

해풍 따라 유유히 흔들리는 미역줄기
어느 여인의 머리채를 닮았는지
은은하게 풍겨오는 짭짤함이 혀끝을 자극한다.
오늘도 청사포에는 미역이 바다 바람을 맞고 있다.

 해풍에 날리는 미역줄기
해풍에 날리는 미역줄기김대갑

주인을 기다리고 있는 걸까?
다리가 빠진 목의자 하나. 가나긴 그리움을 안고
주인을 기다리는 것이다. 그 옛날 주인이 제 몸 위에 앉아
책을 읽던 전설을 상기하며. 비를 맞고 바닷바람을 맞아도
의자는 꿈을 꾼다. 재회의 그날을.

 
 버려진 의자, 버려진 풍경
버려진 의자, 버려진 풍경김대갑

  그물망 속으로 사라지는 것들. 아니, 살아오는 것들.
  다시 포구는 내일을 준비하며 조용히 그물을 다듬는다.
  오래된 풍경이 남아 있는 청사포...

  
 그물망 사이로 꿈은 피어난다.
그물망 사이로 꿈은 피어난다. 김대갑

#청사포 연작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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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스토리텔링 전문가. <영화처럼 재미있는 부산>,<토요일에 떠나는 부산의 박물관 여행>. <잃어버린 왕국, 가야를 찾아서>저자. 단편소설집, 프러시안 블루 출간. 광범위한 글쓰기에 매진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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