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시립예술단 연습공간 가보니... 눈물 날 정도"

창원시, 교향-무용-합창단 연습실 개편... 4명 시의원, 현장 점검

등록 2015.02.10 14:54수정 2015.02.10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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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시의원들이 눈물을 글썽였다. 창원시립예술단 단원들의 연습공간을 둘러보면서다. 정영주·한은정·주철우·배옥숙 창원시의원은 10일 창원시립예술단의 교향악·합창·무용단 연습공간을 방문했다.

옛 창원·마산·진해가 2010년 7월 통합해 현재의 창원시가 됐고, 그동안 교향악단과 무용단은 창원성산아트홀, 합창단은 마산3·15아트센터에서 각각 연습(근무)해 왔다. 그런데 창원시는 2월 1일부터 '지역특성화 사업에 따른 조직개편'을 한다면서 3개 단원들의 근무지를 변경했다.

교향악단은 마산3·15아트센터, 합창단은 창원성산아트홀, 무용단은 진해문화센터 야외공연장으로 옮겼다. 창원시는 "마산과 진해지역의 경우 문화예술 소외라는 민원이 제기돼 지역별 특성화를 위해 분산하도록 했다"라고 설명했다.

창원시가 3개 근무지를 변경하자 일반노조는 조합원들의 결속력을 깨기 위한 의도라고 지적했다. 교향악단은 115명, 무용단은 35명, 합창단은 106명인데, 교향악단과 무용단 단원들의 노동조합 가입률이 높다.

창원시와 일반노조 창원시립예술단지회는 실기평정(오디션)과 대량징계로 갈등을 빚고 있다. 창원시는 2014년 한 해 두 차례 실기평정을 실시했고, 조합원들은 부당함을 호소하며 한때 실기평정을 거부하기도 했다. 창원시는 61명의 단원에 대해 해촉(해고)·정직(출연정지) 등의 징계를 내렸다.

창원시는 최근 "근무시간 안에 사전 통보 없이 조합원 회의는 불가하고, 특히 연습실과 합주실 안에서의 회의는 절대 금지"라면서 "이를 어기고 규정에 위반된 회의를 주도할 경우 주동자 징계와 복무규정 위반에 대해 엄중 문책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배 보내 듯이... 눈물 글썽였다"


a  정영주, 한은정, 주철우, 배옥숙 창원시의원은 10일 창원시립예술단의 연습공간을 둘러보았다.

정영주, 한은정, 주철우, 배옥숙 창원시의원은 10일 창원시립예술단의 연습공간을 둘러보았다. ⓒ 윤성효


일반노조는 연습공간에 대해 창원시의원들에게 의견서를 전달했다. 이들은 진해 야외공연장 연습실을 두고 "35명 단원이 함께 움직이기에는 턱없이 부족하고, 공간 부족으로 무용수들간의 마찰로 인한 부상의 위험성 발생이 우려된다"라면서 "북과 장고 등 악기를 갖고 춤출 때는 더욱 장소가 협소하다"라고 밝혔다.

마산3․15아트센터의 교향악단 연습실에 대해, 이들은 "공간이 좁다보니 악기를 치우고 드나들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비싼 악기가 파손을 입지 않을까 걱정된다"라면서 "합주실에서 개인연습을 하니까 소리가 들리지 않아 더 큰소리를 내다보니 귀가 아플 정도"라고 밝혔다.


10일 연습공간을 둘러본 창원시의원들은 "집행부가 무리수를 뒀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주철우 의원은 "연습실을 보니 음악가들이 연습을 제대로 할 수 없을 정도였고, 조직개편이라는 집행부의 명분은 떨어진다"라면서 "일반노조 조합원 비율이 적은 합창단은 상대적으로 공간이 넓고 좋은 성산아트홀에 두고 조합원 비율이 높은 교향악단과 무용단은 유배보내 듯이 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창원시가 조직개편을 한 이유가 뻔하다, 문화예술의 지역특성화는 좋은데 왜 이렇게까지 해야 했는지 의문"이라면서 "현장에서 단원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는데, 여러 가지 애로사항을 듣고 있으니 내가 눈물을 글썽일 정도였다"라고 덧붙였다.

한은정 창원시의원은 "무용단 연습실의 경우 장고 등 악기를 놓고 나니 무용수들이 서 있을 공간조차 부족할 정도였고, 교향악단은 의자를 붙여서 진열하다 보니 그 사이에 고가의 악기가 있는데 사람이 지나가다 파손을 입을까 걱정이 될 정도였다"라면서 "예술가들은 감정이 매우 중요한데 이런 연습공간에서 제대로 활동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정영주 의원은 "현장을 본 의원 가운데는 눈물을 글썽인 이도 있으니 어느 정도인지는 알 것"이라며 "의회에서 이 문제에 대해 따질 것"이라고 말했다.
#창원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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