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민예총 "친일 이원수 문학탐방로 계획 취소하라"

창원시, 문학탐방로에 포함 ... "다카기 마사오의 시대를 살고 있다"

등록 2015.02.12 16:11수정 2015.02.12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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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창원시(안상수 시장)가 '친일(부왜)' 행적이 뚜렷한 아동문학가 이원수(1911~1981)를 포함한 문학탐방코스 개발계획을 세우자 경남민예총·경남작가회의·경남민족미술인협회가 즉각 중단을 촉구했다.

경남민예총 등 단체들은 12일 "우리는 여전히 '다카기 마사오' 시대를 살고 있다"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다카키 마사오는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창씨개명이다.

a  이원수 아동문학가.

이원수 아동문학가. ⓒ 이원수문학관

이들은 "친일의 시대는 언제 끝나려 하는가? 도대체 식민지의 국민으로 핍박받던 삶을 언제 청산하려 하는가?"라며 "그런 비굴한 시절, 돌이켜 생각하고 싶지 않은 시절동안 민족의 아픔과 어둠을 찬양하고 일신영달을 누린 정치인, 문화예술인, 종교인, 기업인, 군인의 시절이 그토록 부럽고 자랑스럽다는 말인가?"라고 밝혔다.

이어 "도대체 누가 왜 그런 사람들과 그들의 꼴 보기 싫은 일들을 찬양하고 심지어는 추모사업과 관광사업을 하려 하는가?"라며 "경남민예총의 모든 회원은 화살의 마음으로 그 책임을 묻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최근 경상남도의 수부도시라는 창원시는 이른바 이원수 문화탐방로 조성을 계획하고 발표했다"며 "전임 시장이 이원수를 도시브랜드 운운하다가 시민의 호된 질책을 받은 것이 잊히기도 전에 도시 행정을 이어받은 현재의 시장마저 똑같은 무개념의 뻘짓을 하고 있는 것을 우리는 직시하며 분노한다"고 밝혔다.

경남민예총은 "이원수의 친일행적은 문서상으로도 명확히 현존하고 있으며 이를 근거로 민족문제연구소는 2008년 그를 친일인명사전에 등재한 바 있다"며 "그는 해방 이후 자신의 친일 행각을 반성하지 않았으며 변명과 숨기기에 급급한, 본받을 것이 하나도 없는 무개념의 예술가에 지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글이나 그림 혹은 무용 등 문화예술의 자질은 개인의 재능을 자랑하는 것이 아니다"며 "그것을 민족과 민중과 함께 사용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예술이 아니라 재앙이다"고 덧붙였다.


앞서 열린사회희망연대 등 단체로 구성된 '친일작가 이원수기념사업저지 창원시민대책위'는 지난 9일 창원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창원시는 더 이상 대한민국의 법통과 헌법정신을 짓밟는 짓을 해서는 안된다"며 "친일작가 이원수 탐방로 계획을 즉각 취소하라"고 촉구했다.

이원수는 조선금융연합조직회 기관지인 <반도의 빛>에 1942~1943년 사이 "… 우리도 자라서 어서 자라서 굳센 일본병정 되겠습니다"는 내용의 "지원병을 보내며" 등 친일작품을 남겼고, 2008년에 나온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되어 있다.
#경남민예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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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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