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경제활성화라는 명분으로 도시계획 관련 법규의 규제완화를 하면 지방자치단체도 이에 따라 후속적으로 규제완화를 해야 하는 것인지 걱정이 앞선다.
서울, 부산 등 광역도시는 물론 용인을 비롯하여 경기도에서도 상당수 지방자치단체가 도시계획조례의 개정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장이 야당인 경우보다 여당인 경우 상당히 많은 곳이 자치법규의 개정에 나서고 있다.
용인시의 경우, 지난 2월 6일 도시계획조례의 개정을 입법예고하고 25일이면 주민 여론을 받아 시의회에 상정할 예정이다.
그 내용을 살펴보면 토목건설 업체의 개발이 용이하도록 하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우선 도시계획 제안서 서류제출을 간소화한다고 하면서 추진할 내용은 거주민과 토지소유자의 주민동의서를 생략해도 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개발을 위해서는 토지소유자의 재산권이나 거주민의 주거권을 박탈해도 된다는 의미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또한 보전지역 허가를 5천㎥에서 1만㎥로, 생산관리지역은 1만㎥에서 2만㎥로 확대해 왠만한 지역이면 개발할 수 있도록 길을 터놨다. 개발행위 허가요건인 경사도의 경우에도 최고 25도까지 허용했다. 심지어는 학교시설보호지구 건축제한까지 완화했다.
이를 해석하면 지자체가 개발하거나 개발업자의 개발허가를 받을 경우 주민동의서도 없이, 경사도가 높던 낮던, 초등학교 등 학교가 있던 없던 개발이 가능한 것이다.
이밖에도 포지티브적 규정을 네거티브적으로 바꿔 조례 규정상 걸림돌이 되도록 배려까지 했다. 뿐만 아니라 건폐율까지 낮춰주고, 도시계획위원회의 심의를 거치면 지금까지 거론했던 규제마저도 모두 무시하고 개발할 수 있게 규정을 삽입한 것이다.
오비이락 이랄까? 최근 용인에서는 그동안 쟁점이 되었던 경전철이나 체육공원 문제 이외에도 지곡동 시멘트혼화제 관련업체의 건립과 이동면 LNG복합화력발전소의 유치 등과 관련된 주민반대 문제로 시끄럽다. 이 때문에 주민동의서는 필수적으로 필요한 사안이고, 경사도가 높은 지역이 많아 개발이 어려운 지역이어서 난개발의 위험도가 제기되고 있다.
더구나 이런 법규의 개정을 공청회나 주민홍보기간도 없이 2월 6일 일방적으로 시청홈페이지에 입법예고하고 25일까지 모든 예고기간을 끝내고 시의회에 상정하겠다는 것이다.
주민의 기본권을 제한하고 삶의 질을 황폐화하는 이런 지방자치단체의 일방적인 행정은 지양돼야한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