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전 대통령 지지율 하락... 문고리 3인방 때문이겠죠"

[소설 <노란리본의 분노> ③] 박근혜 전 대통령, 콘크리트 지지율이 무너진 사연

등록 2015.03.02 16:30수정 2015.03.02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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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2월 25일 12 : 31 PM.

"스승님! 여깁니다!"
"오! 그래. 오래 기다렸나?"

식당 문을 열고 들어서는 스승의 표정이, 오늘따라 유난히 밝아 보인다. 한산할 줄 알았던 식당 안은 등산복 차림의 손님들로 이미 가득했다. 서로 주고받는 말들로 보아, 친목 등산모임 회원들이 오전에 가벼운 등산을 마치고, 함께 식사를 하려고 온 것 같다. 민혁은 어쩔 수 없이 카운터 근처의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아니요, 저도 조금 전에 도착했습니다. 일요일인데다 대통령 취임식이 있어서 그런지, 돌아다니는 차들도 별로 없고… 오실 때 길, 별로 안 막혔죠?"
"그렇더구먼. 택시타고 여기 오는데 안 막히고 금방 왔지 뭔가? 근데 어쨌거나… 대통령 취임식 보면서, 감개가 무량했겠구먼. 자네, 그동안 고생 참 많았네."

"고생은요. 제가 뭐 한 게 있어야 말이죠. 진짜 고생이야, 지난 5년 동안 국민들 전체가 고생한 거죠. 겉으로는 국민들 위한다고 감언이설을 늘어놓으면서, 실제로는 자기들 잇속만 챙기는 그놈의 썩어빠진 정치판 때문에, 힘든 세월이 어디 하루, 이틀이었습니까? 그래도 이제 앞으로는, 세상이 좀 나아질지도 모르겠네요?"

"아무렴! 나아져야지. 나아져야 하고말고! 계속 그 모양 그 꼴이었다간 나라가 그야말로 엉망진창이 될 판인데, 아무려면 지난 정권 때하고 같아서야 되겠나? 어쨌거나, 정권교체도 하고 대통령도 새로 취임했으니, 앞으로는 좋은날이 오겠지. 안 그런가?"

"하하하. 그렇겠죠? 근데, 스승님. 우선 주문부터 하셔야죠? 설렁탕은 좀 그렇고, 지난번에 보니까 이 집 도가니탕 괜찮던데… 스승님, 관절염이나 골다공증에도 좋다고 합니다. 입맛에 맞으실지 모르겠지만, 그걸로 하면 어떨까요?"


"뭐, 아무거나 상관없네만, 자네가 좋다면 그걸로 하지 뭐."

"저 여기요! 사장님! 여기 도가니탕 둘 주시구요, 오늘 대통령 취임식 좀 봤으면 싶은데 TV 좀 켜주시면 안될까요?"
"네… 알겠습니다. TV는 지금 틀었고… 도가니가 둘이요! 어이! 김 군아! 여기 3번 테이블 손님들 도가니 둘! 주문표 받아서 주방 쪽에 얼른 갖다 주고 와라!"

식당 주인이 종업원에게 소리를 지른 뒤, 민혁이 앉아있는 테이블 쪽으로 다가온다.

"저, 손님… 죄송하지만, 보시다시피 손님들이 갑자기 밀어닥쳐서 주문이 좀 밀려있는데, 어떻게… 약간 기다리셔야 될 것 같은데, 괜찮으시겠어요?"

민혁이 스승에게, '그럼 다른 곳으로 옮길까요?'라고 물으려는 순간, 스승이 부드럽게 웃는 얼굴로 먼저 대답을 한다.

"허허허. 괜찮아요. 천천히 하세요. 뭐 오늘 안으로는 나오겠지요?"
"네, 그럼요! 그럼 잠시만 기다리시면 맛있게 준비해서 금방 올리겠습니다!"

식당 주인이 다시 카운터로 돌아가자, 스승이 곧바로 민혁을 향해 묻는다.

"그나저나, 도대체 어떻게 정권교체가 될 수 있었는지, 나는 아직도 꿈만 같네 그려. 그래도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율이, 한 때는 '콘크리트'라고까지 하질 않았나?"
"네. 어떤 일이 벌어져도, 지지율이 40% 이하로는 절대 내려가지 않는다고 해서 그런 얘기가 나왔었죠. 심지어는 세월호 참사가 벌어졌을 때도 그랬으니까요."

"근데 그게 40% 이하로 내려간 게, 아마도 2014년 12월 말이었지?"
"네, 정확히는 2014년 12월 셋째 주부터 그런 일이 벌어졌습니다. 직접적인 원인은 그 이전인 2014년 11월 28일, 한 언론사가 터뜨렸던 '청와대 문건유출 파동' 때문이었구요. 문제는, 상황에 대처하는 청와대나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자세가, 너무도 안이하고 오만했다는 사실입니다. 당시에, 소위 문고리 3인방하고 비선실세라고 일컬어지던 정윤회 씨 측과, 대통령의 동생인 박지만 씨 측이 치열하게 권력암투를 벌였다는 의혹이 날마다 제기 됐었죠."

2014년 연말, 갑자기 정국이 요동을 치기 시작했다. 파문의 진원지는, 다름이 아닌 권력의 핵심부인 청와대. 처음 언론에 의해 청와대의 문건들이 유출됐다는 사실들이 폭로됐을 때, 청와대는 사건을 애써 축소하기 위해 해당 문건을 '찌라시'라고 표현했다. 그러나 점점 사태가 확산되자, 청와대는 이를 번복하고 이 문건을 '대통령 기록물'이라고 규정한다. 그리고 유출 통로였던 청와대 공직기강 비서관실에 책임을 점점 떠넘기기 시작했다.

그러자 검찰은, 공직기강비서관실 소속이었던 경찰관을 전격 체포하고,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다. 그러나 '찌라시'와 '대통령 기록물' 사이의 차이는 컸다. 우왕좌왕 갈피를 잡지 못하고, 허둥대는 청와대의 모습이 여실히 들어났던 것. 결국, 어설프고 조급했던 청와대의 대응자세는 검찰 수사에도 악영향을 끼쳤다. 검찰이 12월 27일에 청구했던 조 전 비서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법원이 12월 31일, 기각해버린 것.

"그때 당시, 청와대의 상황을 빗대서 언론에 등장했던 단어가, 이른바 '십상시( 十常侍 )'였습니다. 중국 후한 말, 권력을 잡고 조정을 좌지우지하면서 국정을 농단했던 열 명의 환관들을 일컫는 말이었지요. 헌데, 날이면 날마다 측근들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이 터져 나오고 있는데도, 박근혜 전 대통령은 '청와대 실세는 청와대에서 키우고 있는 진돗개다'… 라며 국민여론을 비웃기까지 합니다. 그렇게 국민들의 분노를 무시하고 애써 외면했던 것, 그게 결국 화를 키웠던 근본원인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러니까, 국민여론을 무시했던 게…. 본격적인 지지율 하락의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 그런 얘기 아닌가?"
"네, 국민들 분노를 무시한 것 자체가, 스스로 자멸의 길로 들어선 계기였죠. 사실, 이런 현상은 과거 권위주의적인 정권 때도 매번 똑같이 반복됐던 일입니다.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노태우… 이들 권력자들이 그토록 비참한 최후를 맞이했던 데에는, 국민들의 분노를 외면하고 억지로 짓누르려고 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런데, 왜 그들은 그 사실을 그렇게도 쉽게 망각을 하고, 똑 같은 짓을 반복 하는지… 참 알다가도 모를 일입니다."

"자네가 보기엔 어떤가? 국민들로부터 그렇게 욕을 먹어가면서도, 박근혜 전 대통령은 대체 왜 그랬을까? 나는 아직까지도 도무지, 그게 이해가 안가. 문고리 3인방하고 김기춘 실장을 그토록 내보내지 않은 이유가 과연 뭐였을까?"
"저는 그게, 박근혜 전 대통령이 가지고 있었던 '의심'과 '두려움'에 그 원인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의심과 두려움? 흠…. 글쎄? 그게 무슨 뜻인지 한 번, 알기 쉽게 설명을 좀 해보게."
"박근혜 정부 임기 내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됐었던 것이 바로 인사실패 문제였습니다. 문창극, 안대희 두 총리후보자가 잇따라 낙마를 하고, 세월호 참사 때문에 이미 물러나기로 했던 정홍원 총리에게 다시 총리 자리를 맡기는… 그런 코미디같은 일이 벌어졌던 게, 가장 대표적인 예입니다."

"그렇지. 다들 그 때, 박근혜 정권의 가장 큰 문제점은 인사실패라고들 얘기했었지…."
"당시의 일반적인 해석은 이렇습니다. 대통령이 제대로 된 인사검증 시스템을 통해 사전에 미리 걸러 내거나, 혹은 광범위한 여론수렴을 통해 인사 문제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지극히 독단적인 판단에 의해 결정을 내리기 때문에 계속해서 그런 일들이 반복된다. 즉, 여론을 무시하는 박근혜 대통령의 오만한 성격이 결국 문제의 핵심 원인이다…."

"그런데 자네가 보기에는, 뭔가 다른 이유가 있는 것 같다?"
"네. 제가 보기엔… 박근혜 전 대통령이 단순히 오만한 성격이어서 그랬던 것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물론 오만함도 문제였지만, 박 대통령이 가졌던 '의심'과 '두려움'에, 또 다른 근본적인 문제가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합니다.

우선 박근혜 전 대통령은,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이, 측근인 김재규에 의해 총을 맞고 죽었던 사실이… 항상 머릿속에 트라우마로 남아있었을 것입니다. 당시 차지철 경호실장과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의 2인자 싸움이 만든 비극이었죠. 그래서 박근혜 전 대통령은 절대로 2인자를 용납하지 않는 것으로도 유명했습니다."

"원래 친박이었던 김무성 의원하고 갈라서게 된 결정적인 이유도, 바로 그것 때문 아닌가?"
"네, 그렇죠. 그런데 문제는, 늘 그렇게 다른 정치인들에 대해 의심을 하고 경계를 하다 보니, 정작 중요한 문제가 생겼을 때는 이를 진지하게 의논할 사람들이 별로 없다는 점입니다. 의심과 경계가 지나치면, 폐쇄적인 성격으로 이어지게 마련인데… 아마도 박근혜 전 대통령 스스로, 다른 정치인들과 진심으로 자기 속내를 드러내며 대화를 하는 일이 극히 드물었을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랫동안 인연을 맺으면서, 그나마 속을 털어놓고 의논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사람들이 바로, 김기춘 실장이나 문고리 3인방이었겠죠. 그러니, 그들을 내보낼 수 없었던 것 아닐까요? 그들을 내보내면, 정말로 외롭고 불안한 상태가 될지 모르니까요. 말하자면, 아버지 박정희의 죽음에 대한 트라우마가 결국,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정치적인 고립을 초래한 것 아니냐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에게 절대적으로 충성하는 사람들 말이 아니면, 아예 귀 기울일 생각이 없었겠지. 그리고 공직 인선에 있어서도 자신에 대한 충성심이 가장 큰 기준이었을 것이고. 그러니 '불통'이라는 단어가 마치 숙명처럼, 박근혜 정권 임기 내내 꼬리표로 따라다녔던 것 아니겠나?"
"그렇죠. 이완구 총리지명자 같은 경우, 오죽하면 '각하'라는 단어를 써 가면서까지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아부를 했겠습니까? '각하'라는 말은, 사실상 노태우 정권 이후로 거의 사라졌던 단어인데 말이죠. 아마도, 자신이 국무총리가 되기 위해서는 박 대통령을 향한 충성심을 확실히 보여줘야 한다, 뭐 그런 계산이 있었겠죠. 그런데, 제 추측으로는 또 다른 측면에서 볼 때, 박 전 대통령은 문고리 3인방을 내보내지 않은 게 아니라, 오히려 내보내지 못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입니다."

"안한 게 아니라 못한 거다? 그건 또 무슨 소린가?"
"생각을 해보면, 대통령 자리에 오르기까지 박근혜 대통령한테 크고 작은 우여곡절이 얼마나 많았겠습니까? 그 와중에 세상에 절대로 알려져서는 안 될 비밀 같은 것도 틀림없이 있었을 것이구요. 그런데 그 문고리 3인방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더불어 그 과정을 다 같이 함께 겪었던 사람들입니다.

동생들하고 별로 사이가 좋지 않았기 때문에, 어쩌면 박 대통령한테는 가족보다도 더 가까운 사람들이었을 겁니다. 그러니 그 사람들을 내쳤다가 만일 배신이라도 하게 되면, 그거야말로 정말 큰일 아니겠습니까? 결코 알려져서는 안 될 일들이 언제 터져 나올지 모르니까요. 그게 박근혜 전 대통령이 가졌을지도 모를 또 다른 '두려움'이 아니었을까… 그래서 그들을 내보내지 못했던 것은 아닐까… 저는 그런 생각을 해봤다는 얘기입니다."

"듣고 보니 꽤 일리가 있는 것 같은데? 박지만씨 육사 동기생이 갑자기 기무사령관에서 물러난 것도, 결국은 정윤회나 문고리 3인방과의 권력암투에서 패배했기 때문이라는 얘기가 그래서 나왔었구먼? 그런데… 청와대 문건 유출 파동에 이어, 담뱃값 인상문제하고 연말정산 문제, 그리고 건강보험료 개편 문제 같은 게 추가로 터져 나오면서, 지지율이 30% 밑으로 곤두박질 쳤던 게 그러니까…"

"그게 바로 2015년 1월 넷째 주의 일입니다. '레임덕' 소리가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한 시점이었죠."

"박근혜 정권은 재벌 대기업들 법인세는 결코 올릴 수 없다고 버티면서, 부자들 편만 들었지. 그런데 유리지갑 직장인들이나 서민들 호주머니 쥐어짜내서, 부족한 세금 채워 넣겠다는… 그런 뻔뻔한 발상이, 그 때 들통이 났던 것이고."

"그래서 저는 그 옛날, 양반 쌍놈 차별하면서 백성들 고혈 짜는 데는 도가 텄었던, 조선시대 때 탐관오리들하고 대체 그들이 뭐가 다를까‥ 그런 생각까지 들더군요. 그래서 유행했던 말이 '부자감세, 서민증세'였잖습니까? 그리고 박근혜 전 대통령이 대선 때 복지문제와 관련해서 내세웠던 공약들, 제대로 지켜진 게 하나도 없었습니다! 한마디로 서민들을 양반들과 비교되는 쌍것들 취급을 했던지, 아니면 그저 '미련한 호구'로만 본 게 아니라면 어떻게 그럴 수 있단 말입니까?"

차분히 얘기하던 민혁의 목소리가 갑자기 높아지면서, 얼굴에는 잠시 동안 분노의 표정이 스쳐 지나간다.

"허허허… 조선시대? 그건 너무 멀리 간 것 아닌가? 과거 박근혜 정권 때 얘기가 나오니, 자네… 새삼스레 열이 나는 모양이군. 밥 먹는 식당에 앉아서 이렇게 목소리를 높이는 걸 보면 말일세. 안 그런가?"

"네. 스승님 말씀 듣고 보니, 좀 그런 것 같네요. 약간 민망한데요? 하하하. 그럼 밥맛 떨어지는 정치얘기는 나중에 다시 하기로 하고, TV로 취임식 행사나 마저 보시는 게 어떻겠습니까?"

"그럴까? 어디… 지금은 행사가 어디쯤이나 진행이 되고 있을까나?…"

그 때 종업원이 테이블로 다가와서, "주문하신 음식 나왔습니다. 맛있게 드십시오!"라는 말과 함께 음식들을 내려놓는다.

"자, 스승님. 드시죠."

"응. 그래. 자네도 어서 들게나."

두 사람은 수저를 들어 천천히 식사를 하면서, TV에서 나오는 취임식 장면을 지켜본다. 화면 속에서는 여전히 해설자와 앵커들이 대담을 나누는 가운데, 취임식이 거의 끝나가고 있다는 얘기가 오가고 있다. 이윽고 화면이 바뀌더니, 취임식 현장 진행자의 안내방송이 이어진다.

"이제 대통령께서 단상에 계신 내빈들과 인사를 나누시고, 이임하는 직전 대통령을 환송하는 순서를 갖도록 하겠습니다!"

화면 하단에 '이임 대통령 환송'이라는 자막과 함께, 새 대통령 내외와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국회 정문을 향해 나란히 걷는 모습이 나온다. 많은 정치권 인사와 경호원들이 그 주위를 에워싼 채, 뒤를 따르고 있다.

"쯧쯧쯧. 세상만사가 다 그렇듯, 정상에 오를 때가 있으면 언젠가는 반드시 내려와야 할 때도 있는 법. 국민들 목소리를 그토록 외면하면서 '불통' 소리를 듣더니만, 결국, 이렇게 물러나는구먼. 자네가 보기엔 어떤가? 얼굴은 웃고 있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 표정이 어쩐지 좀 쓸쓸해 보이지 않나?"

"글쎄요.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정권교체가 이뤄진 상황이다 보니, 좀 씁쓸한 기분이 들 것 같기는 하네요."

마침내 국회 입구에 세워진 의전 차량에 도착을 하자, 새 대통령과 박 전 대통령이 미소를 지으며 서로 악수를 나눈다. 이윽고 박 전 대통령을 태운 차량이 국회를 떠나자, 행사 진행자의 안내가 다시 흘러나온다.

"이제 대통령께서, 이 자리에 참석하신 국민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기 위해, 중앙 통로 쪽으로 다시 이동하시겠습니다."

새 대통령이 환하게 웃는 표정으로 손을 흔들며, 행사장 중앙을 향해 천천히 걸어가고 있다. 그 때, 민혁의 뒤쪽 테이블에서 누군가 큰 목소리로 말하는 소리가 들린다.

"에라 이! 그래 잘 가라! 박근혜! 이제야 속이 다 시원하네!"

그러자 여기저기서 맞장구치는 소리들이 나온다.

"저 아지매가 아직도 대통령이었나? 내는 진즉 물러난 줄 알았다 아이가?"
"에라 이, 퉤! 그래, 대통령 물러나고 앞으로 얼마나 잘 먹고 잘 사는지, 어디 한 번 보자고!" 

민심을 따라 시간이 흐르고 세월이 변하면, 권력의 주인도 바뀌게 되는 법. 권불십년, 화무십일홍( 權不十年, 花無十日紅 ). 아무리 붉고 탐스러운 꽃이라 하여도 열흘을 넘기기 어렵고, 제아무리 천하를 호령하는 권력자라도 그 권세는 10년을 넘기지 못한다고 했다.

그런데 그들은, 그 당연한 이치를 정녕 몰랐던 것일까?….
#박근혜 지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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