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단 과잉수사'에 '개 사료'로 응수... "꼬리 흔드세요"

경찰, '대통령 비판 전단' 제작자에게 출석 요구...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

등록 2015.03.04 20:08수정 2015.03.04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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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잉수사' 경찰에 '개 사료'로 응수 대통령 비판 전단을 뿌렸다는 이유로 출석 요구를 받은 박성수(42)씨가 경찰의 과잉 수사에 항의하며 '개 사료'를 보내 화제다.

'과잉수사' 경찰에 '개 사료'로 응수 대통령 비판 전단을 뿌렸다는 이유로 출석 요구를 받은 박성수(42)씨가 경찰의 과잉 수사에 항의하며 '개 사료'를 보내 화제다. ⓒ 박성수


대통령 비판 전단을 뿌렸다는 이유로 경찰에게 출석 요구를 받은 한 시민이 과잉수사에 항의하며 '개 사료'를 보내 화제다. 이 시민은 '대통령에게 더욱 열심히 꼬리를 흔드시라'는 내용의 쪽지도 첨부했다.

지난 2일 <둥글이의 유랑투쟁기>의 저자 박성수(42)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박근혜 비판 전단지 만들었다는 이유로 대구 수성경찰서에서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출석 요구를 받았다"며 "답례로 개사료 한 포대를 보냈다"고 남겼다. 또한 자신이 개사료와 "전단지가 책으로 보이는 경찰은 개 사료 한 포대 드시고 박근혜에게 더욱 열심히 꼬리 흔드세요"라고 쓴 종이를 들고 있는 사진도 덧붙였다.

박씨는 지난달 16일 시민단체 활동가 두 명과 새누리당 대구시당·경북도당 앞 도로에 대통령 비판 전단 수십 장을 뿌렸다. 이날 그가 뿌린 전단에는 지난 2002년 방북한 박 대통령이 김정일 전 위원장과 나란히 서서 웃고 있는 사진이 담겼다. 또 박 대통령이 지난 2005년 외신기자클럽 기자회견에서 "김정일 장군은 믿을만한 파트너"라고 말한 것을 옮긴 뒤 "자기들이 하면 평화활동, 남이 하면 종북/반국가행위"라고 비판하는 내용 등도 포함됐다.

"공안사건인양 경찰이 호들갑... 새로운 전단 계속 뿌릴 것"

a 새누리당 대구시당 등지에 뿌려진 전단 지난 2월 박성수씨와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새누리당 대구시당·경북도당 앞 도로에 뿌린 전단.

새누리당 대구시당 등지에 뿌려진 전단 지난 2월 박성수씨와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새누리당 대구시당·경북도당 앞 도로에 뿌린 전단. ⓒ 박성수 제공


현재 대구 수서경찰서는 박씨 등에게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오는 5일에 경찰서로 와서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한 상태다.

이에 박씨는 4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대법원 판례는 7쪽 이하의 인쇄물은 출판물로 인정하지 않는다"라며 "경찰이 무리하게 혐의를 적용하려 한다"고 토로했다. 그는 또 "혐의 내용을 떠나 민주주의 사회에서 대통령 비판 전단을 제작했다고 경찰이 수사에 나서는 것 자체가 도저히 이성적인 상황으로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새로운 전단을 제작해 배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12월 대통령 비판 전단이 처음 뿌려졌을 때 강력계가 수사에 나서는 등 경찰이 공안사건이라도 벌어진 것처럼 호들갑을 떠는 모습에 화가 나 계속 전단을 제작했다"며 "곧 4번째 전단이 나올 예정이고 전국에 배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달 23일에는 부산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와 연제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 경찰관 10여 명이 부산 시내 일대에 '대통령 비판 전단'을 뿌린 한 시민의 집을 압수수색해 '과잉수사'라는 논란이 일었다. (관련기사:박근혜 전단 압수수색... "기껏 쓰레기 무단투기인데")
#대통령 #전단 #박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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