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은 잔인하다는 말은 틀린 것 같다.
천지에 이지러지는 꽃잎을 보며
시인은 말했다지만,
그는 놓친 것이 있다.
찬란한 태양이다.
▲ 매화는 태양빛에 물든다. ⓒ 김대갑
노란 태앙빛이 뉘엿뉘엿 넘어가면서
뿜어내는 순백의 에너지는 결코 잔인하지 않다.
살아 있음이다.
사람간의 정을 확인하는 아름다움이다.
3월의 첫 주. 원동에 핀 매화가 투명하다.
낙동을 물들이며 넘어가는 노란 태양 빛이
어깨 너머로 슬며시 잦아든다.
▲ 봄은 이렇게 시작되는 구나. ⓒ 김대갑
해녀가 바다에 들어가는 것은
먹고 살기 위해서가 아니라
어제도 들어갔기 때문에 오늘도 들어가는 것이다.
노란 태양은 내일도 매화의 언저리를 비출 것이다.
낙동을 달리는 기차 또한 내일도 달릴 것이다.
▲ 푸른 낙동을 달리는 철마여! ⓒ 김대갑
집으로 돌아가는 길, 하오의 노란 빛을 받는 삼랑진 철교.
녹슨 철길에 물든 아스라한 노스탤지어.
그 옛날, 민족의 아픔이 절절히 서려 있는 철교.
녹슨 철교는 내일도 태앙빛을 받을 것이다.
봄은 이렇게 찾아 오는구나.
▲ 하오의 노란 물결, 살랑진 철교 ⓒ 김대갑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