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콩이, 뽀뽀는 사절이에요

[하부지의 육아일기 44] 통통하게 자란 콩콩이...뒤뚱거리며 도망을 간다

등록 2015.03.10 09:42수정 2015.03.10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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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콩이 얼굴이 뽀얗다.  통통하게 살이 오른 콩콩이 나에게는 큰 힘이 된다
콩콩이얼굴이 뽀얗다. 통통하게 살이 오른 콩콩이 나에게는 큰 힘이 된다 문운주


"뽀뽀…."
"안니…."


고개를 살래살래 흔든다. 콩콩이가 뽀뽀는 사절이다. 기분이 좋으면 얼굴에 가만히 입술을 대주곤 했는데 오늘은 그것마저 사절이다. 기저귀를 차고 뒤뚱거리며 도망을 간다. 얼굴이 뽀얗고 통통하게 자란 손녀 콩콩이, 자신보다 큰 의자를 밀고 다닌다.

장난꾸리기 콩콩이 뽀뽀하자고 했더니 강아지 인형 입을 대준다.
장난꾸리기 콩콩이뽀뽀하자고 했더니 강아지 인형 입을 대준다.문운주

한참을 뛰어놀더니 강아지 인형을 입에 대준다. 뽀뽀 대신 할아버지에게 주는 선물, 깔깔거리며 좋아한다. 세 살 아이가 보는 세상은 재미만 가득할 것 같다. 눈높이를 맞추면 모두 것이 즐거움이다. 재미와 열정이 없는 세상은 죽은 사회다.

콩콩이 베란다에도  햇볕이 찾아들었다. 화초들도 물을 머금고 꽃을 피우기 시작하고...  봄이 성큼 다가왔다.
콩콩이베란다에도 햇볕이 찾아들었다. 화초들도 물을 머금고 꽃을 피우기 시작하고... 봄이 성큼 다가왔다.문운주

베란다에 화초들이 물기를 머금고 햇볕을 받아 꽃잎을 살짝 내민다. 봄이 성큼 다가왔다. 금방이라도 매화, 복숭아, 살구, 진달래 꽃들이 고향 산천의 향긋한 내음을 내 가슴에 전해올 것 같다. 개울물 살얼음 밑으로 졸졸 흐르는 물소리가 심장까지 파고들 것 같다.

콩이와 콩콩이 자꾸 싸우기만 하더니 사이좋게 놀기 시작했다. 그림도 그리고 기차놀이도 하면서 논다.
콩이와 콩콩이자꾸 싸우기만 하더니 사이좋게 놀기 시작했다. 그림도 그리고 기차놀이도 하면서 논다.문운주

콩콩이는 언니와 사이좋게 지낸다. 종이배를 만드는 시늉도 하고 어린이 TV 프로그램도 나란히 엎드려 들여다본다. 언니와 숨바꼭질을 하고 줄 서서 기차놀이도 하면서 논다. 언니가 그림을 그리면 그림 그리는 시늉을 하고 바이올린을 켜면 오른손을 상하로 움직이며 흉내 낸다.

"누가?"
"……."
"할므니가?
"응~응"


여기저기 뛰어다니던 손녀 콩콩이가 책상 모서리에 입술을 부딪쳤다. 사고가 발생했다. 빨간 피가 입속에 가득하다.  얼굴의 상처부터 들여다본다. 여자애라 흉이 질까 걱정이 되어서다. 다행히 입술만 조금 다쳤다. 자지러진 울음소리, 품속에 꼭 껴안았다.

품속에서 콩콩이가 스르르 잠이 들었다. 갑자기 방안이 고요해졌다. 잠자는 모습이 너무나 평화롭다. 색색 쉬는 숨소리마저 천상에서 들려오는 천사의 소리인 양 내 가슴을 적신다. 사고가 날 때마다 잘 돌보지 못한 것에 대안 미안함이 앞선다.


작년, 딸 가족이 해운대로 휴가를 간 뒤에 방안의 공허함이 얼마나 큰지 느껴본 터였다. 귀찮기만 하던 아이들, 저네들이 없으면 훨훨 날고 싶었는데 막상 떠나고 나니 그들이 나에게 얼마나 힘이 되는가를…….

"우리 공주 고마워요, 그리고 미안해요."
덧붙이는 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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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보며 삶의 의욕을 찾습니다. 산과 환경에 대하여도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미래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고 싶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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