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최우방' 미국 버렸다... 중국 주도 AIIB 참여

미국 "아무런 협의 없이 참여 결정"... 한국의 선택은?

등록 2015.03.14 09:30수정 2015.03.14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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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이 우정을 버리고 실리를 택했다.

영국 공영방송 BBC에 따르면 13일(한국시각) 영국은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창립 회원국으로 참여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주요 7개국(G7) 회원국으로는 처음이다.

조지 오스본 영국 재무장관은 성명을 통해 "영국과 아시아가 함께 투자하고 성장하기 위한 더없이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다른 서방 국가도 참여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중국 재정부도 "영국이 AIIB 창립 회원국으로 참여하겠다는 공문을 발송했다"며 "영국은 앞서 AIIB 창립 회원국으로 참여가 확정된 국가들과 함께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화답했다.

AIIB는 중국이 미국과 일본이 주도하는 세계은행과 아시아개발은행(ADB) 등에 대항하기 위해 초기 자본금 500억 달러 규모로 지난해 10월 공식 출범한 새로운 국제 금융기구다.

미국은 중국의 금융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기 위해 우방국을 대상으로 AIIB에 참여하지 말 것을 권고해 왔다. 하지만 G7 회원국이자 굳게 믿었던 최우방 영국이 참여를 선언하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오바마 행정부의 고위관계자는 "G7이 AIIB 관련 사안을 논의하는 도중 영국이 아무런 협의도 없이 참여를 결정했다"며 "영국이 중국의 요구를 계속 수용하는 것을 경계한다"고 비판했다.


미국-중국 '줄서기'... 한국의 선택은?

영국이 미국의 반발을 무릅쓰고 AIIB 참여를 결정한 것은 아시아 개발도상국의 도로, 철도, 교량 등 인프라 건설에 대규모 투자를 하려면 중국과 손을 잡아야 한다는 실리를 따른 것이다.


미국은 가장 우려하는 것은 영국의 AIIB 참여가 '눈치'를 보고 있는 다른 서방국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점이다. 앞서 참여를 결정한 파키스탄, 스리랑카, 네팔 등과 달리 G7 회원국인 영국의 결정은 파급력이 상당할 전망이다.

미국의 우려대로 호주가 즉각 기존 입장을 바꾸고 나섰다. 호주는 그동안 AIIB에 참여할 의사가 없다는 입장이었지만 영국의 발표 후 조 호키 호주 재무장관은 "매우 진지하게 참여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한국도 중국의 강력한 참여 권유를 받고 있으나 미국과의 관계 때문에 망설이며 고민을 거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AIIB 창립 회원국으로 참여할 수 있는 시한은 이달 말까지다.

훙레이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회견에서 "영국의 참여 결정을 환영한다"며 "중국은 개방, 포용, 투명, 책임, 공정 원칙에 따라 AIIB 관리와 운영 방식을 세울 것"이라며 다른 국가들의 참여를 독려했다.

영국의 전격 참여로 AIIB를 앞세워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 금융판도를 다시 짜려는 중국의 야심은 탄력을 받게 됐다. 따라서 미국과 중국을 두고 각국의 '줄서기'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AIIB #영국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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