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없으면 못 살겠데이~기분이 좋아서 자꾸만 만지작거립니다~
김순희
어느새 목련나무에 봉우리가 맺혔습니다. 곧 봄이 올 것 같다고 야단이지만 기온은 자꾸만 이랬다 저랬다 알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자연의 순리대로라면 정말 곧 멀지 않아 따뜻한 봄날이 되겠지요. 그러면 고향에도 봄소식으로 가득할 것 같습니다. 며칠 찾아가지 못한 고향집. 어머니의 전화가 이 때쯤이면 올 것 같은데 예상 외로 오지 않아 찾아갔습니다.
전화가 올 때쯤 오지 않는다는 것은 집보단 들에서 하루를 보내고 있다는 것입니다. 아니면 요즘 핸드폰이 고장이 나서 수리를 맡겼는지 알아보고 있는 중이라는 얘기를 얼핏 전해 들었던 것 같기도 합니다.
집에 잠시 들러 가져간 간식거리들을 정리해 두고 서둘러 들로 나갔습니다. 임시창고 옆에선 큰형부가 겨울 바람에 찢어지고 부러진 것들을 수리하고 계셨고, 큰언니가 작은 과수원 한가운데에서 대추나무 가지치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좀처럼 밭일은 안 할 거라며 평소 큰소리치던 언니였는데 웬일인지 열심히 가지를 치고 있었지요. 그러고 보니 아무리 주위를 이리저리 둘러봐도 어머니는 보이질 않았습니다. 건너편 밭에선 작은 어머니가 밭을 일구고 계셨습니다. 할 수 없이 큰소리로 불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