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초복수초는 우리나라 각처의 숲 속에서 자라는 다년생 초본이다. 키는 10~15㎝이고, 잎은 3갈래로 갈라지며 끝이 둔하고 털이 없다. 꽃대가 올라와 꽃이 피면 꽃 뒤쪽으로 잎이 전개되기 시작한다. 꽃은 4~6㎝이고 줄기 끝에 한 송이가 달리고 노란색이다. 꽃말은 '영원한 행복'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복수초 (야생화도감(봄), 2010.4.10, 푸른행복)
문운주
그런데 산등성이에 피어있는 것이 아니었다. 미나리과에 속하고 나무그늘 밑에서 자라는 야생화. 생각과는 달리 40분 정도 오른 정상 가까이 가서야 발견할 수 있었다. 복수초 군락지였다. 나뭇잎도 없고 풀도 자라지 않는 회색의 땅에서 노란 꽃잎의 순을 내고 봄이 왔음을 알린다. 봄의 전령사다.
"우와! 좋아요""아, 그래 좋네.""이것 찍어보세요""……."홀로 외롭게 서 있기도 했고 가시덤불 밑에 나란히 꽃대를 올리고 황금빛 자태를 뽐내고 있기도 했다. 후배는 약간 들떠 있었다. 하기야 오랜만에 나온 산행이고 사진 촬영까지 할 수 있으니 물 만난 물고기처럼 즐거울 수밖에….
그러다 보니 시간이 훌쩍 지나가 버렸다. 산속에서는 일교차가 더 심하다. 기온이 급강하, 영하로 내려갔다. 설상가상으로 어둑해지니 마음이 급해졌다. 하산을 서둘렀다. 앞선 후배 뒤를 뒤따라 뛰다시피 내려왔다.
누가 잡아당기는 것처럼 현기증이 나고 중심을 잡을 수가 없었다. 3m 낭떠러지에서 중심을 잃고 계곡으로 곤두박질쳤다. 계곡의 뾰쪽뾰쪽한 바위들 틈에 풀썩 나자빠졌다. 죽었구나 생각했다. 무의식중에 손으로 무엇을 잡으려 했던 모양이다. 겨우 몸을 일으켜 세웠다.
얼굴이 깨지고 손가락 하나가 부러졌다. 수술이 끝난 후에 거울들 들여다보니 얼굴이 고무풍선처럼 붓고 피멍 투성이다. 사람이 아닌 괴물이다. 살아난 것이, 손가락만 부러진 것이, 괴물처럼 얼굴만 부은 것이 기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