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 777명, 광장 5천여 명 모여 만세 부른다

미리 보는 '수원, 그 날의 함성'

등록 2015.03.18 17:23수정 2015.03.18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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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연습 수원 제1야외음악당에서 3월 28일 열린 총체극의 연습을 하고 있는 배역들

연습 수원 제1야외음악당에서 3월 28일 열린 총체극의 연습을 하고 있는 배역들 ⓒ 수원iTV


오는 28일 오후 7시 화성 행궁 광장에는 수많은 사람이 모일 예정이다. 광복 7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총체극 '수원, 그 날의 함성'이 열리기 때문이다. 무대에 오르는 출연자만 777명. 이 출연자들은 전문 배우 5명, 무용수 20명, 남녀 사회자 2명, 국악 연주단 20명, 스태프 19명, 플래시몹 50명에 수원시립합창단 및 4개구 여성 합창단 150명과 매산초 전통 연희단 10명 등이다.

그 외 시민 참여단은 시민 만세 퍼레이드, 극 중 조연 배우 역할을 맡게 되는 501명으로 장안구 25명, 권선구 82명, 팔달구 98명, 영통구 71명 등 281명과, 매향중 36명, 매향여고 19명, 삼일상고 91명, 동원고 57명, 공모지원자 18명 등 모두 501명도 이날 '수원, 그 날의 함성' 총체극에 참여한다.

이 외에도 이날 만세 운동을 기념하기 위해 5천여 명의 시민을 동참시킬 계획이다. 오는 28일 오후 7시부터 1시간 30분 동안 화성 행궁광장 특설무대에서 열리는 이날 수원 독립 운동사 재연 퍼포먼스는 시민 만세 퍼레이드 및 수원 여성 독립 운동가인 이선경, 김향화, 나혜석의 활동을 재조명하는 총체극으로 꾸며진다.  

전 4막으로 구성될 '수원, 그 날의 함성'

오는 28일 열릴 '수원, 그 날의 함성'은 전 4막으로 꾸며진다. 제1막은 망곡례로 민족 대표의 대한독립선언서 낭독과 고종황제의 승하와 망곡례, 제2막은 수원의 꽃 이선경이다. 제3막은 못다 핀 꽃이라는 주제로 대한 독립 여자 선언 낭독과 세 여인(이선경, 김향화, 나혜석)의 항거와 고문 및 김향화, 나혜석의 석방과 이선경의 순국 등을 조명한다.

제4막은 '앞으로 행진곡'이라는 주제로 고은 시인의 주제시 낭독과 전 출연진의 합창, 수원시장 등의 평화, 인권, 통일의 메시지, 태극기 플래시몹, 콘서트로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콘서트는 노브레인이 무대에 오르며, 이날 행사에는 경기도지사를 비롯해 수원시장, 수원시의회 의장 및 국회의원, 경기도의원, 수원시의원 등 내빈들이 참여하게 된다.

'수원, 그 날의 함성'의 전 과정은 EBS에서 녹화하며, 수원시의 각급 학교장, 시 단위 기관장, 독립유공자 및 후손, 각급 학교 학생들, 시민 사회 단체, 구·동 단위 단체원과 공직자 및 일반 시민 5천여 명이 참석해 그 날의 뜻을 기리게 된다.


수원은 독립 만세 운동의 중심지였다. 수원의 3·1운동은 남녀노소와 종교, 신분을 넘어 모든 민중이 참여한 조직적이고 격렬한 투쟁을 보여준 만세 운동이다. 수원 지역의 3·1운동은 일제 강점기 대표적인 독립 운동이자 민족 해방 운동이었다. 수원에서 이렇게 대단위 만세운동이 펼쳐진 것은 당시 수원의 역사성과도 밀접한 관계를 갖는다.

수원은 정조대왕이 내탕금을 들여 성안과 상밖에 장시를 조성했다. 그리고 말총과 인삼의 전매권을 주어 수원의 상권은 전국 최대의 문물 교류지였다. 일제는 수원을 기점으로 수인선과 수여선을 가설해, 수원을 수탈의 중심지로 삼는다. 또한 수원 상권을 장악하기 위해 많은 공을 들였으며, 팔달문 인근에는 각종 금융 회사들이 들어와 자리를 잡았다.


이러한 일제의 만행을 본 수원 사람들은 어느 곳보다도 자주 독립과 민족 해방의 중요성을 깨달았을 것이다. 또한 수원 만세 운동을 일으켰던 이선경과 김향화라는 인물이 있었지만, 그녀들은 잘 알려지지도 않은 체 역사의 뒤안길로 스러졌다. 이러한 안타까움을 오는 28일 총체극으로 무대에 올려 수원의 위상을 높이고자 하는 것이다.

여성이 주축이 되어 벌인 만세 운동

a 포스터 3월 28일 수원 화성 행궁 광장에서 열린 '수원, 그 날의 함성' 포스터

포스터 3월 28일 수원 화성 행궁 광장에서 열린 '수원, 그 날의 함성' 포스터 ⓒ 수원시 광복 70주년 기념사업회


1919년 3월 1일, 서울부터 시작한 3·1만세 운동은 전국적으로 확산된다. 수원 권번에 몸을 담고 있던 김향화는 경성에서 태어났다. 수원 기생조합의 일원으로 승무와 검무, 정재, 시조 등 다양한 예능을 지니고 있었다. 김향화는 만세 운동을 벌이기 위해 수원에서 활동하는 기생 33명을 모았다. 하나같이 꽃다운 나이의 기생들이다.

그는 그 해 3월 29일 건강 검진을 받으러가는 날, 자혜의원 앞에서 치마폭에 숨겨두었던 태극기를 꺼내들고 독립 만세를 외친다. 김향화는 이 만세 운동의 주모자로 잡혀 2개월 동안의 모진 고문과 감금을 당한 후 징역 6개월의 형을 선고받는다.

수원에서 태어난 이선경을 공립보통학교를 수원에서 졸업한 후, 서울 숙명여학교에 들어간다. 하지만 1년 만에 퇴학 처분을 받는다. 3월 5일 서울 학생만세운동에 참여했다가 구속이 되었기 때문이다. 이후 이선경은 어린 여자의 몸으로 비밀 결사 조직인 구국 민단의 일원으로 활동한다.

구국 민단은 매주 금요일마다 수원 삼일학교에 모여 독립신문의 배포를 논의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벌인다. 이선경은 이곳에서 회원을 모집하는 일을 하며 대한민국 임시정부에서 활동을 하기 위해 중국 상해로 망명을 시도한다. 그러나 일경에 체포가 된 이선경은 모진 고문으로 인해 재판에 참석할 수 없을 정도로 약해져 풀려난 뒤 9일 만에 세상을 떠난다.

나혜석은 서양화를 전공했으며 여성의 권리 신장을 주창한 신여성이다. 나혜석은 여성 지식인들과 비밀 회합을 열어 여성들을 독립운동에 참여하게 계획을 세우고, 자금을 모으기 위해 해주와 평양지역을 돌며 독립운동을 하다가 붙잡혀 5개월의 옥고를 치르게 된다.

수원은 정조대왕이 최초의 계획도시로 화성을 축성한 후 역사가 단절되는 상황에서도 우리 민족성을 찾으려고 끊임없는 저항을 해온 곳이다. 수원의 독립 운동가로는 민족 대표 48인의 한 분이었던 김세환, 구국 민단의 박선태, 김노적, 임면수, 여성 운동가인 이선경, 김행화, 나혜석, 삼일학교의 최문순, 임순남 등을 키워낸 곳이다. 이런 수원에서 열리는 '수원, 그 날의 함성'에 많은 사람이 자리를 함께해 뜨거웠던 만세 운동을 벌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a 시민들 총체극에 함게 참여하는 시민들의 연습광경(수원 iTV화면 갭쳐)

시민들 총체극에 함게 참여하는 시민들의 연습광경(수원 iTV화면 갭쳐) ⓒ 수원iTV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e수원뉴스와 네이버블로그 바람이 머무는 곳 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수원, 그 날의 함성 #독립만세운동 재현 #김향화 #이선경 #나혜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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