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심' 달고 스윙댄스... '여긴 어디? 나는 누구?'

[스윙댄스를 만나다 ②] 뭐든 처음은 어려운 법

등록 2015.03.20 10:35수정 2015.03.20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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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에게 스윙 댄스는 낯선 분야다. 스윙 댄스를 하고 있는 사람들의 사연을 바탕으로 만들어낸 가상의 인물 직장인 A씨의 이야기를 통해 스윙 댄스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아가는 시간을 가져본다... 기자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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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의 어색함과 근육통을 이겨낸다면 무대에 설 수 있다. 당신도 스윙댄서가 될 수 있습니다. ⓒ 최하나


뭐든 처음은 어려워

"내가 왜 그랬지?"

엉겁결 등록하기는 했으나,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 전혀 춰 본적 없는 춤을 춘다는 사실에 A씨는 후회를 하고 또 했다.

'그래, 딱 세 번만 가보고 아니다 싶으면 그만두는 거야. 뭐 손해 볼 건 없잖아.'

A씨가 대학교 신입생이었던 시절, 친구의 권유로 동아리에 가입한 적이 있다. 하지만 늦게 들어간 탓에 이미 친해진 사람 사이에서 살아남기 쉽지 않아 그만두려고 했다. 그때 친구가 "안 맞는 것 같아도 무조건 세 번은 시도해보라"고 방법을 알려줬다. 그 말이 떠올랐다.


대망의 D-day. 알려준 장소에 도착했건만 수십 명의 사람들이 모여 춤을 출 법한 장소는 보이지 않았다. 아무리 봐도 이건 그냥 평범한 상가 건물일 뿐이었다. 그렇게 입구를 찾아 몇 바퀴를 돌았을 무렵 조그마한 입간판이 눈에 띄었다.

함께 하세요. 스윙댄스의 세계로 당신을 초대합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리자, 그녀의 눈앞에 거대한 홀이 펼쳐졌다. 하지만 선뜻 발걸음을 내딛지 못하고 망설이는데 누군가 말을 걸었다.

"바에 오신 분 맞죠? 강습 들으러 오셨어요? 아니면 제너럴(파트너를 바꿔가며 자유롭게 춤을 추는 시간)하러 오셨어요?"
"네? 바요?"
"아, 스윙 댄스 때문에 오신 거 아니신가요?"
"네... 맞는데 오늘이 처음이라서요."

남자는 피식 웃더니 그녀를 안으로 안내했다.

"여기서 티켓 사셔야 해요. 닉네임이 어떻게 되시죠?"
"닉네임요?"

급하게 신청서를 냈던 그녀다. 닉네임도 아무렇게 지어낸 게 틀림없었다. 머리를 굴려보지만 떠오르지 않았다.

"그럼 성함 말씀해주세요. 찾아볼게요."

이름을 말하자 잠시 뒤 조그마한 명찰 하나를 건넨다. 앞으로 약 두 달간 그 이름으로 불리게 된단다.

'완전 새로운 세계에 온 거 같아.'

들떠 받은 명찰을 확인해 보는데 아뿔싸 '철심'이라고 적혀있다. 몇 년 전 교통 사고로 다리에 철심을 박는 수술을 했던 그녀는 닉네임을 써내라고 하는 말에 생각나는 대로 아무렇게나 써서 제출한 것이었다.

'망했다.'

그렇게 시무룩해 있는데 그녀와 같이 어리바리해 보이는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그녀는 황급히 명찰을 뒤집어 달고 자리에 섰다. 간단한 자기 소개가 끝나고 몇 가지 주의 사항을 들은 뒤 대망의 첫 수업이 시작됐다.

"자 홀딩 하겠습니다."

처음 보는 사람과 손을 맞잡으니 손에 땀이 잔뜩 났다. 옷에도 닦아보고 긴장하지 말자고 혼잣말도 해보지만, 소용이 없다. 그 와중에 선생님의 설명에 맞춰 돌고 또 돌다 보니 정신이 혼미해진다.

'여긴 어디? 나는 누구?'

어렵사리 제너럴 시간까지 보내고 집에 돌아오니 온몸이 녹초가 돼버렸다. 이튿날 일어나보니 몸이 뻐근한 게 욱신욱신하기까지 하다. 할 수 없이 침대에 누워 기력 없이 하루를 보냈다.

'계속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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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장권을 사면 대부분의 빠에서는 당일에 한 해서 시간제한 없이 춤을 출 수 있다. ⓒ 최하나


- 근육통이 심한데 어쩌죠?
처음 스윙 댄스를 추는 초보자의 경우 정규 강습과 제너럴(파트너를 바꿔가며 자유롭게 춤을 추는 시간)까지 참여하게 되면 그 다음날 피로함을 크게 느낄 수 있다. 실제로 긴장한 상태로 안 쓰던 근육을 사용해서 혹은 잘못된 자세로 인한 통증 때문에 지레 겁을 먹은 채로 포기하기는 사람들도 있다. 적응하기까지 짧게는 2주에서 길게는 4주 정도의 시간이 걸리지만, (개인차가 있을 수 있음) 이 시기를 잘 넘기면 큰 무리 없이 즐길 수 있게 되니 미리 걱정하지는 말 것. 더 큰 즐거움이 기다리고 있다.


#스윙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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