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통영지역 학부모들은 지난 3월 27일 저녁 강구안문화마당에서 '무상급식 지키기 촛불집회'를 열었다.
한점순
"서울 강남도 무상급식하는데, 경남만 왜 안 된다는 거냐. 경남 학부모·학생들만 잔인한 4월이 되겠네."
지난 27일 오후 경남 통영 강구안문화마당에서 열린 '무상급식 지키기 촛불집회'에 나온 한 학부모의 말이다. 4월 1일부터 이 지역 학교 무상급식이 중단되고 유상급식으로 전환되는 가운데, 학부모.학생들이 뿔이 났다.
지난해까지 경남은 학교 무상급식 식품경비 예산을 경남도청, 경남도교육청, 18개 시·군청이 분담해 왔다. 그런데 홍준표 지사와 시장군수들이 올해부터 관련 예산 지원을 끊었다. 전국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유일하게 경남만 지자체가 무상급식 예산을 한 푼도 지원하지 않은 것이다.
경남도교육청은 오는 4월 1일부터 '무상급식 중단'하고 유상급식으로 전환한다고 발표했다. 경남지역 전체 초·중·고등학생 41만명 가운데, 그동안 읍·면지역 초·중·고생과 동지역 초등학생까지 총 28만명이 무상급식 대상이었고, 동지역 중고등학생은 급식비를 내왔다.
국가 재정으로 지원되는 특수학교와 저소득층자녀인 6만여명은 그대로 무상급식이 되지만, 나머지 22만명(읍면지역 초·중·고교, 동지역 초교)은 그동안 급식비를 내지 않다가 오는 4월 1일부터 내야 한다.
지금까지 무상급식 지원을 받은 학생을 지역별로 보면, 창원시가 6만1121명으로 가장 많았고, 김해시 3만355명, 양산시 2만2973명, 진주시 1만8923명, 거제시 1만8342명, 통영시 9417명, 사천시 8973명 등이었다.
학부모들은 4월부터 매월 자녀 1인당 4~7만 원(우윳값 포함) 안팎의 급식비를 내야 한다. 이미 경남도교육청은 학교장을 통해 학부모들에게 '무상급식 중단 안내'를 했고, 최근 학교마다 학부모들한테 '급식비 납부 안내문'을 보냈다.
등교거부, 촛불집회, 1인시위 등 학부모 활동 다양학부모들이 뿔이 났다. 학부모․학생들이 무상급식 중단에 대한 반발이 크다. 무상급식 정상화를 내걸고 등교거부하기도 하고, 촛불집회, 1인시위 등 다양한 활동들이 나타나고 있다.
하동 화개면 쌍계초등학교 학생들은 지난 27일 등교를 거부하고 학부모들과 함께 거리행진했다. 쌍계초 김종관 학교운영위원장은 "앞으로 매주 금요일마다 등교거부를 하고, 그래도 무상급식이 정상화되지 않으면 1주일 내내 등교거부 등 다양한 투쟁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촛불집회도 열렸다. 통영지역 학부모들은 지난 27일 저녁 통영 강구안문화마당에서 '무상급식 지키기 촛불집회'를 열었다. 이날 학부모들은 '강남도 무상급식, 경남만 유상급식' 등이라고 쓴 피켓을 들고 나오기도 했다.
양산지역 학부모들은 지난 26일 양산문화예술회관에서 '톡톡수다방'을 열었다. 이날 행사에 참석했던 한 학부모는 "새누리당 소속 한 시의원이 참석해 엄마들만 뿔난 게 아니라 아빠들도 뿔났다고 했으며, 다른 참석자는 새누리당 당원이 엄마들을 지지하고 힘이 되어주겠다고 하는 소리를 들었다고 했다"며 "무상급식 중단은 여야를 떠나 반대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사천, 고성, 김해, 진주, 함안, 밀양, 남해, 거제, 창원, 거창, 함양 등 곳곳에서 학부모들이 학교 앞에서 '무상급식 정상화' 등을 내걸고 1인시위를 벌이기도 하고, 다양한 학부모 모임을 갖고 있다. 29일 진주에서 열린 마라톤대회에서도 학부모들은 '무상급식 정상화 선전전'을 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