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정배 후보, 2014년 6월 29일 광주 광산을 선거구 출마선언 당시.
천정배 후보 홈페이지
이른바 '호남정치 복원'의 기치를 내걸고, 천정배 후보가 광주 광산을 선거구에 출사표를 던졌던 것이 2014년 6월 29일. 그때 당시 천정배 후보의 출마선언문 제목은, '호남정치 르네상스, 광산에서 시작 하겠습니다'였다.
그러나 당시 당 지도부였던 김한길, 안철수 공동대표의 무원칙한 전략공천으로 인해, 천정배 후보는 출전기회조차 아예 처음부터 박탈당했다. 그때 천정배 후보가 당 지도부를 상대로 주장했던 것은 '경선을 통한 후보선출'이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정작 경선을 하겠다고 하는데도, 막무가내로 탈당을 해버렸다.
이 대목에서 우리는, '종로에서 뺨 맞고 한강에 가서 눈 흘긴다'는 속담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만약 탈당을 해서 출마를 할 거였다면, 작년 7.30 재보선 광산을 선거구에서 했어야 했다. 천정배 후보의 출마를 가로막고, 새정치연합의 지지율을 곤두박질시킨 사람들은 김한길, 안철수 두 공동대표와 그 이후에 당을 책임졌던 박영선 비대위원장이다. 그런데 왜 엉뚱하게 문재인 대표를 탓하는지 납득하기가 힘들다. 천정배 후보는 지금 혹시, 엉뚱한 사람에게 화풀이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자신들끼리도 의견통일 못하면서, 어떻게 국민들을 설득하나?천정배, 정동영 두 후보 모두, 새정치연합을 비난하면서 탈당과 함께 출마를 했지만, 두 사람의 입장에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우선 천정배 후보는 '호남정치 복원'을 주장하면서, '국민모임 신당' 참여를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정동영 후보는 '야권교체'를 주장하는 반면, 국민모임 내부에서는 '진보통합'에 보다 중점을 두는 사람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 때문에 정동영 후보의 출마를 놓고 공식적으로 '국민모임 후보'인지의 여부를 놓고 갈팡질팡 혼선을 빚기까지 했다( 관련기사 :
"관악을 '친노-비노' 대결 아니다 정동영 출마 번복 어려워 적극 지원").
천정배, 정동영 두 사람의 생각이 제각각 다르고, 국민모임이 내부에서도 의견이 서로 엇갈리면서 의견통일을 못하는데, 국민들이 어떻게 이들을 대안세력으로 바라볼 수 있겠는가? 탈당과 더불어 출사표를 던지기 이전에, 내부의 의견통일이 먼저 이뤄졌어야 하는 것 아닌가? 구체성이 결여된 채 향후 로드맵조차 도무지 불투명하다는 점, 그게 바로 국민모임의 가장 큰 문제점이 아닐 수 없다.
지금 두 후보에게 최악의 결과는 두 사람 다 낙선하는 것이다. 정동영 후보의 경우, 자칫하면 야권분열의 책임을 지고 영영 회복불능의 상황으로까지 내몰릴 수도 있다.
반대로 최선의 경우는 두 사람 다 당선이 되어서 다시 국회의원 배지를 다는 것이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을 해보면, 그래봐야 기껏 1년 임기의 무소속 의원 두 명이 탄생하는 것에 불과한 일이다. 그 힘으로 과연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야당을 변화시켜서 정권교체를 이루겠다고 했지만, 무소속 국회의원 두 명의 힘으로 그게 가능한 일인가?
지지율 40%를 넘나들던 안철수 의원이 결국 독자적인 창당에 실패하고 야당에 합류했던 게, 불과 1년 전의 일이다. 정부여당에 대한 견제에 있어서도, 두 무소속 국회의원이 과연 새정치연합을 넘어서는 힘을 발휘할 수 있을지 여부도 궁금한 일이다. 아니면 혹시 나중에 다시, 새정치연합으로 복귀라도 하겠다는 것인가?
변화시키겠다는 의지는 좋지만, '어떻게'가 빠져 있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재보궐 선거는 투표율이 낮을 뿐 아니라 결국 조직력에서 승부가 갈릴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그나마 나은 처지에 있는 천정배 후보 역시, 아직은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명분에서 이미 문제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야권 지지자들의 결집현상은 선거가 임박할수록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날 것이다.
결국 관악을과 광주 서구을 선거구에 출마한 애꿎은 후배 정치인들만 희생시킨 채, 별로 의미 없는 정치실험을 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의문과 직면하게 된다. 두 사람 모두, 개혁진보진영의 소중한 자산이라는 점에서 볼 때,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새정치연합, 대여투쟁 보다 강화해야이제 곧 있으면 세월호 참사 1주기다. 그런데 정부는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과 배·보상 문제로 또 다른 고통을 유가족들에게 가하고 있다. 이 시점에서 야당의 역할은 분명하다. 대여투쟁을 보다 강도 높게 펼쳐야 한다. 그 경우, 야당의 존재감은 더욱 부각되면서 지지층들의 결집을 빠르게 이뤄낼 수 있을 것이다. 또다시 싸워야 할 때 싸우지 않고 적당히 타협하는 모습만 보여준다면, 남는 것은 지지자들의 분노뿐. 그건 천정배, 정동영 두 후보가 내세운 출마명분의 정당성을, 새정치연합 스스로 입증해주는 꼴이 된다.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가 '야당스러운' 연설 한 번 했다고, 박수치고 있을 때가 아니라는 얘기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전) 경기도의회 의원
(전) 제19대 대선 문재인 후보 국토균형발전 특별보좌관
(전) 제 19대 대선 더불어민주당 호남신성장동력 특별위원회 위원장
(현)호남신성장 포럼 상임대표
공유하기
[주장] 정동영·천정배의 정치실험, 성공할 수 있을까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