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희생학생 여동생 멘토 한소연씨.
이희훈
- 수진씨는 지난해 5~7월에 이어 10월부터 생존학생에 대한 학습 멘토링에 참여하고 있다. 학생들은 어떻게 변했나.수진 : "생존학생 일대일 학습 멘토링은 10월부터 1월까지 했다.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신청해서 2월에 다시 시작했다. 학생들은 지난해 공부를 많이 못해서 불안감을 가지고 있었다. 이제는 공부나 자신의 꿈에 대해 의욕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큰 일을 겪어 혹시 좌절하거나 방황할까봐 걱정했는데, 의욕을 보여 참 다행이다. 뿌듯함을 느낀다. 앞으로도 계속 만나 도와주고 싶다."
소연 : "지난해 고3 학생들은 단원고 학생임을 숨기려고 했고, 대학생이 된 지금도 그럴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학생들은 오히려 단원고 출신인 것을 드러내놓고 주변 사람들에게 세월호 사고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한다."
- 소연씨는 희생 학생의 여동생을 돕고 있다.소연 : "지난해 7월 아름다운 배움에서 희생학생의 형제자매를 돕는다고 해서 지원했고, 한지연(가명)양의 멘토가 됐다. 처음엔 제게 너무 적대적이었다. 질문을 해도 대답을 안 하거나 단답형으로 답했다. 일주일에 두 차례 3~4시간씩 만났다. 공부도 하고 다양한 얘기를 나누기도 했다. 서울에 놀러가기도 했다. 이젠 낯선 사람을 적대적으로 대하는 태도가 바뀌었고, 학교 생활도 잘하고 있다. 하늘나라로 간 언니에 대해 얘기할 정도로 가까워졌고, 이제는 제 동생처럼 느껴진다."
- 세월호 사고 1주기를 앞둔 지금, 진상규명 등을 요구하는 세월호 사고 유가족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여전하다.수진 : "씁쓸하다. 제3자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세월호 사고를 잊는 건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세월호 유가족들을 비난하는 걸 이해할 수 없다. 참 안타깝다. 또한 인양 문제를 비롯해서 세월호 사고를 너무 치우친 시각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이 있는데, 꼭 그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다."
소연 :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 '그만하라', '언제까지 그렇게 할 거냐'고 얘기하는 걸 자제했으면 좋겠다. 힘겹게 버티고 있고 태연한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하려는 학생들에게 상처가 될 말은 안 했으면 좋겠다."
"할 만큼 하지 않았느냐고? 하고 싶어서 한다"- 취업준비생으로서 1년 넘게 멘토링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게 쉽지 않을 것 같다.수진 : "하루 종일 취업 준비에 시간을 투자하는 것도 좋지만,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공부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했다. 멘토링 프로그램을 한다고 해서 시간을 많이 뺏긴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른 사람 입장에서 보면 제 나이나 상황을 두고 '너 그럴 때가 아니다'라고 할지도 모른다. 그런 시선에 신경을 썼다면, 지금 이런 활동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
소연 : "작년에는 '대견하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그런데 올해 반응이 달라졌다. 몇몇 친구들은 '네 할 일이 우선 아니냐', '그 정도면 할 만큼 하지 않았느냐', '다들 제 자리로 돌아가지 않았느냐'고 한다. 그런 얘기를 들으면 '하고 싶어서 한다'고 넘긴다."
- 마지막으로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있나.소연 : "힘들다는 것을 표현하지 않는 학생들을 보면, 그 마음 씀씀이가 고맙다. 표현해주는 학생들의 경우, 그만큼 저를 믿어주는 것 같아서 고맙다."
수진 : "'네가 뭘 하든 항상 너의 꿈을 응원할게'라는 말을 꼭 하고 싶다."
○ 편집|최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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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원고생, 대학면접 때 세월호 질문받고 울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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