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304명
김지형
4월 16일이다.
1년 전 오늘, 304명의 소중한 생명들이 차가운 바닷속에서 목숨을 잃었다. 9명은 아직 시신으로조차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그 이유를 알지 못한다.
대한민국의 추악한 민낯을 그대로 드러나게 만든 세월호 참사는, 오늘도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정부의 무능과 부실, 이윤만을 추구하는 자본의 탐욕이 만들어낸 깊은 절망의 구렁텅이에 빠진 국민들. 우리는 어디를 딛고 다시 희망을 찾을지 갈피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그렇게 대한민국의 시계는 365일째 같은 날짜, 같은 시간을 가리킨 채 멈춰져 있다.
누구보다 절망 속에서 1년을 보낸 유족들도 여전히 1년 전 그날을 살고 있다. 떠난 가족을 추억하고 아픈 가슴을 어루만져야할 오늘도 이들은 거리로 나서고 있다. 지난해 1000만 명에 가까운 서명운동을 통해 천신만고 끝에 제정된 세월호특별법이 최근 정부에서 발표한 시행령으로 무력화 될 위기에 처했다. 지난 2일, 52명의 유족들이 삭발했다. 진상을 밝혀달라는 끊임없는 요구에도 정부에서는 보상금 문제를 먼저 다뤘다. 이들은 분노에 찬 가슴에 다시 영정을 들고 거리로 나서 국민들에게 직접 호소하고 있다.
세월호를 인양하고 진실을 밝혀달라는 유족들의 요구는 지극히 당연하지만, 정부는 여전히 주판알을 튕기며 묵묵부답이다.
"이게 나라냐?"요즘 인터넷에서 유행하는 말이다. 각종 비리, 정부의 무능이 드러나는 사건이 끊이지 않는다. 국민의 안전을 지키고 최후의 버팀목이어야 할 정부와 국가에 대한 신뢰를 확인 할 수 있는 곳이 없다는 조롱 섞인 진심이다.
"당신은 오늘, 안녕하십니까?"몇 년 전 한 대학의 대자보를 통해 화제가 됐던 "안녕들하십니까"라는 말이 다시 떠오른다. 1년 후 다시 오게 될 4월 16일이 오늘과 다르기 위해, 좀 더 안전한 대한민국, 좀 더 안녕한 우리를 위해 우선 오늘을 잊지 않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