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에 꼬리 흔드는 경찰에 줄 것은 개 사료뿐"

'박 대통령 비판 전단' 제작자 "신상털기식 수사" 반발

등록 2015.04.21 15:21수정 2015.04.21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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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을 비방하는 전단지를 제작해 명예훼손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 둥글이 박성수씨가 21일 오전 대구수성경찰서 앞에서 개사료를 뿌리고 있다. ⓒ 조정훈


박근혜 정부를 비판하는 전단을 제작했다가 명예훼손 혐의로 대구 수성경찰서에 조사를 받으러 왔던 시민활동가 박성수씨가 '꼬리 흔들기식 공무집행'을 비판하며 표지석 앞에서 개 사료를 뿌렸다.

박씨는 21일 오전 10시경 조사를 받기 위해 수성경찰서를 찾았다가 50여 분 만에 조사를 거부하고 경찰서 밖으로 나왔다. 조사를 거부한 이유에 대해 "전단을 제작한 이유를 묻는 물음이 아닌 신상털기식 수사였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박씨는 "경찰이 명예훼손으로 조사한다고 하고선 시시콜콜한 질문만 했다"며 "군산의 한 단체에서 전화 통화한 사실을 물으면서 그 단체와 어떤 관계인지 엮으려는 의도를 보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수성경찰서 입구 표지석에 개 사료를 뿌린 박씨는 "정권의 꼬리를 자처하며 공무집행을 하는 경찰들에게 개 사료를 뿌린다"라며 "정권의 꼬리 흔들기식 공무집행에는 개 사료밖에 없다, 수성경찰서가 정말로 국민에게 충성하는 경찰로 거듭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박씨가 경찰서 표지석 앞에서 개 사료를 뿌리는 동안 경찰은 저지하지 않았다. 박씨는 개 사료를 뿌린 후 "우리는 환경을 사랑하니까 그냥 버리고 가지 않는다"라고 말하며 다시 주워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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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을 비방하는 유인물을 제작한 혐의로 대구수성경찰서에서 21일 오전 조사를 받은 박성수씨가 수성경찰서 표지석에 개사료를 뿌린 후 손피켓과 새사료 포대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조정훈


박씨가 개 사료를 뿌린 일은 이번만이 아니다. 시인이자 시민활동가인 변홍철씨 등이 박씨가 제작한 박근혜 대통령을 비난하는 전단을 뿌린 후 대구 수성경찰서에서 출석요구서를 보내자 지난달 2일 개 사료로 응수했다.

이어 3월 19일에는 부산 연제경찰서에 기저귀를 보내 경찰의 공무집행 수준이 유아적이라고 조롱했다. 박씨는 또 지난 7일 서울경찰청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개 사료를 뿌리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개 사료를 뿌린 박씨는 "공안당국이 말도 안 되는 수사를 하고 있다"며 "처음에는 경범죄처벌법이라고 출석요구서를 보냈다가 다음에는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그 다음에는 그냥 명예훼손이라고 바뀌었다"고 비판했다.

박씨는 "노태우 대통령 이후 대통령 이름이 들어간 전단을 뿌렸다는 이유로 조사를 받았다는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며 "민주주의 시대를 살고 있지 않다는 것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씨는 "내가 박근혜 대통령만 비방하는 유인물을 만들어 뿌린 것은 아니다"라며 "군산에서 2대째 병역을 피한 야당 국회의원을 규탄하는 전단 3만여 장을 만들어 뿌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국민의 정서에 반하는 정치인들에 대해 상식적인 수준에서 비판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경찰은 박씨에 대한 추가조사가 언제 진행될지에 대해서는 결정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박씨를 조사한 수성경찰서 관계자는 "체포영장이 아닌 출석요구였기 때문에 조사가 언제 진행될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박씨와 변씨, 대구의 인권단체 등은 22일 오전 대구지방경찰청 앞에서 전단 사건을 공안몰이로 몰아가려 한다며 비판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박근혜 비판 전단 #박성수 #개사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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