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교육청의 시민감사관 실험... '완장' 부작용 없을까?

등록 2015.04.29 17:50

수정 2015.04.29 17:51

"공무원이나 교사 등 관리자 눈에는 안 보이는 것을 학부모나 지역주민 시각에서 보기 위함이다. 감사대상이 교육청 간부일 경우 '봐주지 않을까'하는 의혹이 생길 수 있는 데, 이를 없애는 데도 효과적일 것이라 판단된다." (김거성 경기도교육청 감사관)

이제 경기도에서는 감사관이 아닌 일반시민도 학교나 교육청 같은 교육기관을 감사할 수 있게 됐다. 경기도교육청이 기존 '청렴옴브즈퍼슨'을 '시민감사관'으로 이름을 바꾸고 감사현장에 이들을 투입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경기도교육청은 5월 안에 '시민감사관'을 위촉하기로 했다. 인원은 상시 근무자 1명을 포함 총 7명이다. 상시 근무자는 시간선택 임기제 공무원이고 나머지는 일반시민으로 구성된 비상시 근무자다. 장학사 1명과 행정직 직원 2명, 팀장급 사무관 1명이 이들을 돕게 된다. 시민감사관은 공개모집이나 추천을 통해 모집하고 교육감이 임명한다.

그렇다고 누구나 시민감사관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김거성 감사관은 28일 오후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서 "인권이나 법률, 교육, 건축, 회계 등 전문분야나 민주적 학교 운영에 대한 소양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특히 김 감사관은 "신뢰'가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 특정 영역에 치우치지 않도록 하고 지역과 성별도 고려해서 선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시민감사관의 직무는 ▲공익제보와 부패 관련 민원에 대한 조사와 처리 ▲교육감이 요청하는 사항에 대한 감사 ▲부패방지와 청렴 정책 수립 과정 참여, 의견제시 ▲건의와 시정사항 이행실태 확인·점검 등으로 실제 감사 담당 공무원의 직무와 다르지 않다.

"완장 의식으로 인한 부작용 막기 위해 우선 사람 뽑는 데 신중"

따라서 시민감사관은 감사에 필요한 각종 자료에 대한 제출을 요구하고 열람할 수 있는 권한과 위법 부당한 업무처리 등에 대한 시정과 징계를 요구할 권한까지 갖게 된다. 이와 함께 투명성과 청렴성을 높일 수 있는 제도개선도 건의할 수 있다. 이들의 건의와 시정요구 등이 무시당할 것에 대비, 경기도교육청은 교육청 소속 각 기관이 시민감사관의 건의 및 시정요구에 대한 조치를 한 후 이행결과까지 회신하도록 못 박았다.

이렇듯 권한이 막강하므로 인해 오는 부작용도 있을 것 같아서 기자가 "'갑질' 등의 우려도 있어 보인다"라고 묻자 김 감사관은 "그런 '완장 의식 때문에 올 수 있는 부작용을 막기 위해 사람을 뽑는데 우선 신중을 기하고 각종 교육도 시행할 계획"이라고 답변했다.

김 감사관에 따르면 경기도 교육청은 시민감사관제도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연수 및 워크숍을 연 2회 시행한다. 그 자리에서 행동강령과 감사방향 기법, 감사 실시 요령 등에 대한 교육을 진행한다. 아울러 운영협의회를 구성해서 일주일에 한 번씩 회의도 진행하기로 했다.

운영협의회 회의에서는 시민감사관 활동결과에 대한 보고와 함께 주요 안건에 대한 협의가 이루어진다. 올 12월에는 그동안의 활동에 대한 평가를 진행하고 내년 2월 중 활동성과와 제도개선 등이 담긴 운영 자료집을 제작·배포할 예정이다.

시민감사관제도는 경기도교육청의 청렴성을 높이기 위해 지난해 인수위원회 때 시행하기로 한 사항이다. 인수위원회 백서 146쪽에 '조사 및 감사 시스템의 투명성과 신뢰성,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시민감사관의 권한을 강화한다는 내용이 적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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