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
정민규
새누리당이 부산에서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 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야권 바람을 사전에 잠재우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정작 오 전 장관 본인은 새누리당의 세레나데에 관심이 없다.
소문으로 나돌던 새누리당의 오 전 장관 영입제안이 표면으로 드러난 것은 4월 들어서다. 이달 중순께 김무성 당 대표는 부산지역 의원들에게 오 전 장관에 영입에 대한 뜻을 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새누리당 부산시당 위원장을 맞고 있는 유재중 의원도 지난 27일 기자들과 만나 오 전 장관의 영입이 "총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권이 이렇게 공공연히 오 전 장관의 영입에 대한 이야기를 흘리고 다니는 것은 그가 지역에서 갖는 영향력 때문이다.
부산시 행정부시장을 지낸 오 전 장관은 참여정부 시절 해양수산부 장관을 거쳐 열린우리당 후보로 두 차례 부산시장 선거에 나서 낙선했다. 세 번째 도전이었던 지난해 6·4 지방선거에서는 무소속으로 시장 선거에 나섰고 49.3%를 득표해 '친박 프리미엄'을 등에 업은 서병수 현 시장(50.7% 득표)을 턱밑까지 추격했다.
여권의 입장에서는 야권이 강세를 보이는 서부산권에 오 전 장관을 출마시킬 경우 파괴력이 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 지역은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와 조경태 의원의 지역구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오거돈 "정치 활동 재개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하지만 정작 오 전 장관의 반응은 냉랭하다. 오 전 장관은 29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새누리당 영입제안에 대해 "그런 이야기는 들은 바도 없고, 관심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현재 대한민국 해양연맹 총재를 맡은 오 전 장관은 "지금은 봉사활동에 전념하고, 부산대 석좌교수를 맡아 전국적인 강연 활동을 벌이고 있다"면서 "정치적인 활동은 관심사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추후 정치 활동 재개에 대한 질문에도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야당에서는 새누리당의 오 전 장관 영입 시도를 "정치적 쇼"라고 깎아내렸다. 새정치민주연합(아래 새정치연합) 부산시당은 이날 대변인 논평에서 "명분도 원칙도 없는 새누리당의 오거돈 영입 시도에 냉소를 보낸다"는 입장을 보였다.
새정치연합은 "시장 선거를 치열하게 치른 적장까지도 영입하려 하다니, 아무리 정치적 도의가 땅에 떨어졌다고 해도 이는 오 전 장관은 물론 부산 시민들에 대한 예의도 아니다"라면서 "더이상 정치적 위기를 유명 인사 인물 영입과 같은 깜짝 이벤트를 통해 회피하려 하지 말고 산적한 부산의 현안을 챙기는 것부터 시작하라"고 전했다.
새정치연합은 "부산 새누리당이 부패로 얼룩진 당과 지방정부를 혁신하고 중요한 현안을 챙기는 노력을 하기보다는 사람 하나 바꿔서 시민들의 비난 여론을 무마하려는 정치적 쇼를 통한 구태를 반복한다면 부산시민의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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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영입설' 오거돈 "들은 바도, 관심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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