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의 교실

등록 2015.04.30 15:29수정 2015.04.30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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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9 보궐선거는 제 1야당의 완패로 끝났다. 안타깝지만 당연한 귀결이라고 생각한다. 진영논리와 정권 심판 프레임을 벗어나지 못했고 다수 대중의 민심을 읽지 못했기 때문이다. 민주진보의 진영논리나 부패한 정권 심판의 논리는 운동가의 마음에 들지 모르겠지만 다수 대중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한다. 전략 부재와 민심 읽기에 실패한 전형적인 예다.

나는 세 번 선거 캠프에서 일했다. 캠프에 있으면서 느낀 점은 진보라고 자처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타인의 의견을 존중하지 못하고 오만함으로 귀가 둔하다는 것이다. 민주진보 프레임이나 모호한 가치지향 구호가 아닌 삶에서 피부로 느껴지는 문구가 필요하다고 보고 느낀 점을 말하면 코웃음을 치곤했다. 현장에서 몸으로 뛰는 일보다 책상을 지키고 앉아 회의하는 시간과 비용대비 효율성을 따지느라 짧은 선거 운동 기간을 허비하는 모습도 많이 봤다.


높은 가치와 이상을 가지고 이기지 못해도 끝까지 완주하는 것은 좋다. 하지만 같은 목표를 가지고 있으면서 내가 속한 곳이 아니라 양보할 수 없다며 고집을 피우는 것은 승리를 목표하지 않고 그저 내 앞 상대방 발목을 잡는 행동으로 보인다. 에도 바쿠우 시대 300년을 연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당장 손에 쥘 수 있는 작은 권력이 아니라 안정된 기반을 만들기 위해 40년 이상 참고 기다린다. 우리에게 부족한 부분이 바로 그 지점이다. 때와 방법과 상대방을 제대로 아는 것이 모든 전략의 기본이 아닐까. 손자병법에 '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전불태(百戰不殆)(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는 말이 있다. 전투만이 아니라 삶의 모든 관계에 적용되는 명언이 아닐 수 없다.

a 전략으 교실 고대에서 현대까지 한 권으로 배우는 전략

전략으 교실 고대에서 현대까지 한 권으로 배우는 전략 ⓒ 다산북스


<전략의 교실>은 고대 전투 전략에서 현대 비즈니스 전력까지 한 권으로 배우는 정치, 경제, 사회적 전략에 대한 지침서다. 책은 모두 열 개의 장으로 되어있다. 1장은 승패를 가르는 리더십 전략으로 역전, 돌파, 지배의 전략을 소개한다. 적의 의표를 찔러 승리한 손자병법, 강력한 통솔력과 포용력으로 영토를 확장한 알렉산더 대왕의 리더십, 확고한 목표와 지배 전략으로 사람을 움직인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은 리더십의 핵심을 보여준다.

손무는 2500년 전에 승자와 패자의 차이를 꾸준히 관찰하여 <손자병법>에 남겼다. '현대 인들은 손무가 관찰한 '승자와 패자의 차이에서 비롯한 승부의 기본 원리를 배워야 한다'는 점을 기억해 손자병법을 한번쯤 읽어 봄직하다.

2장은 전황을 결정짓는 군사 전략이다. 최정예 병사를 만든 나폴레옹, 상대의 강점 모방하기로 상대를 무력화 시킨 카알 대제, 강한 상대와 정면충돌하지 않고 우회적인 방법 택하기. 상황에 대한 빠른 적응 전략으로 승리를 끌어내기 등을 여러 가지 사례를 통해 보여준다. 일본과 나치의 패배요인을 탁상과 이론에만 머무르던 학력지상주의에서 찾은 것은 흥미롭다. 실제로 대한민국 최대 참사인 세월호 사건이 발생했을 때 해군이나 해경은 구조의 능력이 없는 상황이었던 것, 실전을 겸한 현장형 리더가 없어 참사를 키웠다는 점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1910년대를 전후로 일본의 군부는 학력지상주의의 함정에 빠져 실전 경험이 아닌 학업 성적으로 승진이 좌우됐기 때문에 탁상공론만을 벌이는 상황이 급증했다. 이는 결국 실제 전쟁에서 비참한 결과로 이어지게 만들었다 -책-


3장은 생산력을 극대화 시키는 효율화 전략에 대해 말한다. 낭비를 없앤 테일러, 생산시스템을 개혁한 도요타 방식, 시간 단축 전략 등은 자본가의 입장에서 추구하는 이윤 극대화 전략이다. 인간을 기계화 시키는 능률지상주의를 전부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4장은 조직의 한계를 깨는 실행력 강화 전략이다. 지식 창조 전략 동기를 부여해 실행력을 이끌어내는 조직 전략, 비전을 제시해 실행력을 높이는 전략 등을 제시한다.


5장은 뛰어난 성과를 내는 목표 전략이다. 실행력 강화 전략이나 리더십 전략이 관리자 입장이라면 습관을 변화시켜라. 셀프컨트롤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라는 전략 등은 개인의 능력을 강화 시키는 전력이라 할 수 있다.

6장 승리를 가져오는 경쟁 전략은 시장 경제에서 타 기업과의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전략 제시다. 린체스터 전략은 과학적 모델로 열세를 극복하는 법을, 경쟁우위 전략은 공격과 방어를 공략해 승리하는 방법을, 시장 창조 전략은 차별화를 통한 새로운 시장 개척을 제시하고 있다. 최고의 재료 최고 요리사를 기용하면서도 싼 값에 최고의 요리를 제공해 경쟁의 상대를 없앤 경우가 바로 경쟁 우위 전략에 해당될 것이다.

7장은 문제를 해결하는 프레임워크 전략을 소개한다. 신속하게 문제점을 파악하고 성공 기업의 비밀을 개념화한 바탕위에 매출 증대를 위해 현재 가능한 방안을 찾아내라는 전략은 현실적이고 구체적이다.

8장은 강한 조직을 만든 매니지먼트 전략이다. 조직의 변화로 환경의 변화에 대응하고 계획을 실천하며 경영에 혁신을 일으키라는 전략은 교과서적이지만 실천한다면 성과를 기대할 만하다.

9장은 룰을 바꾸는 이노베이션 전략이다. 조지프 슘페터의 '이노베이션 ' 전략, 조엘 바커늬 패러다임 전환 전력, 크레이튼 크리스텐슨의 혁신 기업 전략은 성장도 업고 고용도 없는 신자주주의 시대 기업 경영자들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하는 지점이 아닐까.

10장은 새로운 생태계를 만드는 21세기 전력으로 세 가지를 제시한다. 첫 번째는 플랫폼 리더십 전략이다. 기업간 경쟁을 유뱔해 어부지리 이윤을 얻는다는 방식은 이윤의 극대화를 추구하는 자본가의 논리다. 역혁신 전략은 관점을 역전시켜 시장을 확대하라는 전략이다.

마지막 전략은 자율적으로 판단하고 행동가게 하라는 스티븐 헤겔의 감지 반응 기업 소개.

감지 반응은 불확실한 미래의 고객의 반응을 감지해 조직이 자울성을 가지고 행동하도록 하는 전략이다. 실례로 세븐일레븐은 다음날 팔릴 품목에 대한 상품 가설을 기초로 상품 기획을 세워 판매를 한다고 한다.

잘 팔릴 상품을 현장의 아르바이트 직원이 예측하고 POS( Point of Sales 판매시점 정보관리) 데이터로 검증하는 방법이다. 감지 반응은 가설의 리스크를 덜어주는 보완책의 하나다.

성공적인 삶을 위해서는 모든 분야에 전략이라는 무기가 필요하다. 장애물을 헤쳐가기 위한 지혜로운 전략과 협동은 목표를 이루는데 중요한 동력이 될 것이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어떤 삶을 살아가기 위한 전략인가 사람의 가치가 우선해 있는가가 아닐까.

뛰어넘어야 할 장애물이 많을수록, 그 높이가 높을수록 필요한 무기를 몸에 지니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일상적인 사고부터 새로운 비즈니스의 전개에 이르기까지, 장애물을 뛰어넘어야 할 경우는 반드시 있다. 때로는 그 뛰어넘어야 할 대상이 좀 더 큰, 사회나 인류 전체에 대한 장벽일지도 모른다. 
덧붙이는 글 전략의 교실/ 스즈키 히로키 지음. 김대일 옮김/ 다산북스/ 2015.03.31 / 18,000

전략의 교실 - 고대에서 현대까지 한 권으로 배우는

스즈키 히로키 지음, 김대일 옮김,
다산북스, 2015


#전략의 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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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잘살면 무슨 재민교’ 비정규직 없고 차별없는 세상을 꿈꾸는 장애인 노동자입니다. <인생학교> 를 통해 전환기 인생에 희망을. 꽃피우고 싶습니다. 옮긴 책<오프의 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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