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중국을 겨냥해 미일 동맹을 군사동맹으로 강화시켰다. 일본은 중국과는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러시아와는 쿠나시리 등 북방 4개섬, 우리와는 독도, 대한 영토 분쟁을 벌이고 있다. 일본이 '내가 중국 압박하러 들어가는데, 영토 문제는 당신이 확실하게 정리해달라'고 요구하면 미국으로서는 그걸 거부하기 힘든 상황이 됐다. 미국은 이미 센카쿠 문제에 대해서는 일본쪽에 서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미국이 어느 날 독도 문제에 대해서도 일본을 편드는 상황을 배제할 수 없다."
미국과 일본은 아베 일본 총리의 지난달 26일부터 7박 8일간의 미국 방문 기간에 미일동맹을 대중국 견제 글로벌 동맹이라고 천명하고 일본 자위대가 세계 어느 곳에서든 미군과 함께 전투할 수 있도록 방위협력지침을 개정했다. 이에 따라 한국과 일본이 독도에서 군사적으로 충돌할 경우 미국이 일본 손을 들어주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것에 대해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5일 방송된 <정세현·황방열의 한통속>(한반도 통일 이야기, 속시원하게 풀어드립니다) "미국은 과거사 문제에 대해 한국이 일본에 양보하라는 것이고, 나중에 결정적 상황이 되면 일본 편을 들 것"이라며 이렇게 전망했다.
"한미일-북중러 구도 만들어지면 북핵문제 해결위한 6자회담 끝나는 것"
그는 이어 "우리가 미일동맹에 끌려들어 가게 되면, 중국과 러시아가 손을 잡게 되고 그렇게 해서 한미일-북중러 구도가 만들어지면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도 사실상 끝나게 된다"며 "한국은 미일동맹과 한미동맹을 하나로 연결하는 고리에 들어가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아베 총리에게 오바마 대통령이 직접 (일본 고유의 단시인) 하이쿠를 읊고, 오바마 대통령의 부인 미셸이 직접 디자인에 참여한 식기 세트 '카일루아 블루(Kailua Blue)'를 처음 공개하면서 이 그릇에 미셸이 백악관에서 직접 기른 채소로 만든 샐러드를 담아 내놓는가 하면, 주일 미국 대사관이 아베 총리의 고향인 야마구치(山口) 현에 가서 사온 일본 전통 사케로 건배하는 등 극진하게 환대했다.
미국의 이런 모습에 대해 정 전 장관은 "'야, 미국이 진짜 다급해졌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일본을 기분 좋게 해서, 많은 돈을 쓰도록 해야만 중국의 부상을 막을 수 있을 정도로 미국의 힘이 약해졌구나 하는 상황의 반증"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아베 총리가 지난달 29일 미 상하원 합동연설에서, 2차 대전과 관련해 미국에는 사죄하면서도 아시아 국가들에 대해서는 사죄하지 않고 일본군 위안부 문제도 언급하지 않은 것에 대해 "과거 아시아에서 행했던 일을 다시 저지를 의지를 갖고 있기 때문에 사과도 재발방지도 약속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며 "아베 총리는 일본이 아시아의 주인이 되는 꿈, 즉 일본몽(日本夢)을 재현하려는 세력의 대표자"라고 진단했다.
"미국, '일본몽'꾸는 일본에 이용당하고 있어"
그는 "미국은 '일본몽'을 꿈꾸는 일본에 이용당하고 있는 것"이라며 "일본을 잘 대접하면 미국 하수인 노릇을 하리라고 생각하는데, 그 하수인이 어느 날 운전대에 앉아서 '자리 바꿉시다'라고 할 수 있다, 일본은 미국을 상대로 전쟁을 일으킨 나라라는 것을 잊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베트남 전쟁 때도 그렇고 북한 핵 문제를 다루는 데서 나타난 것처럼 미국은 여전히 아시아 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서 상대방의 흉심(胸心, 속마음)을 읽어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박근혜 정부의 대일 외교에 대해서는 "과거사 문제는 일본이 진정성을 보일 때까지 기다리더라도 경제 문제 등 한일간 공통관심사는 그것대로 가져가는 구동존이(求同存異)의 자세로 갔어야 했는데, 북한에 하는 것처럼 진정성이 확인될 때까지 만나지도 않겠다는 외교를 해왔다"며 "이는 일본을 상대해서는 이길 수 없으니 처음부터 확실히 그어놓고 가자는 일종의 패배주의"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일본은 전쟁을 일으킨 나쁜 나라이기 때문에 더 조심해야 하고, 이 때문에 더 연구하고 만나고 정상회담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통속> 23부와 24부, '아베의 7박 8일 미국 방문 집중 분석' 자세한 내용은 팟빵과 아이튠즈에서 들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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