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통회원들쌍차, 삼성, 티브로드 등 1년간 83회 3만명에게 한 끼를 제공한 밥통회원들의 모습
백찬홍
'밥통'은 2013년 말 공장 노동자와 사회 활동가 몇 명이 모여 '노동자를 위한 좀 더 근본적인 연대가 뭘까' 고민하기 시작하면서 만들어졌다. 28명이 출자해 협동조합을 설립했으며, 2014년 초 시험 운영을 거쳐 그해 봄부터 본격적으로 가동됐다.
'밥통'의 노란 밥차를 본 사람들은 대개 여러 단체가 연대해 활동하는 것으로 안다. 노란 밥차가 등장하는 지역이 매우 넓기 때문이다. 쌍용차나 코오롱 등 서울 인근의 장기 농성장은 물론, 송전탑 건설 반대 투쟁을 하는 밀양과 청도, 진도 팽목항과 구미 스타케미칼 농성장까지,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하기 때문에 도무지 차 한 대가 전국을 누빈다고 생각하기 어렵다.
그 밥차를 운영하는 곳은 연대 사업체가 아니라 협동조합 '밥통' 한 곳이다. 밥차의 신출 귀몰한 출동이 가능한 것은 '밥통' 조합원과 후원 회원들의 헌신적인 노력과 함께 밥통의 밥 연대에 특정 사업별로 결합하는 단체들이 있기 때문이다.
'밥통' 설립 후 현재까지 1년 남짓한 기간 동안 모두 83회 밥차가 출동했다. '밥통'의 밥을 먹은 사람은 연 인원으로 무려 3만 명에 달한다. 5천 원 이상 후원 회원 240명이 보내오는 돈으로 인건비, 밥차 할부금, 임대료, 기름값 등의 고정 경비와 사업비를 모두 충당한다.
'밥통'은 자체 예산으로 소규모 사업장에 출동해 한 끼 식사를 제공하거나 노동절 등 대규모 집회장에서 어묵이나 계란 프라이 등 간단한 요깃거리를 무료로 제공한다. 독자 사업 외에 연대 사업이나 수탁 사업도 한다. 노들장애인야학과 공동으로 빈곤철폐연대 문화제에서 300명분, 정의평화선교회의 수탁으로 광고탑 농성 중인 씨엔엠 투쟁 현장에서 200명분의 식사를 제공한 일 등이 그렇다.
위의 백완승씨나 류승아씨의 경우처럼 밥 연대는 마치 마약 같은 중독성이 있다. 한 번 하면 멈출 수가 없고 점점 그 강도가 높아진다. 반찬을 만들면서, 밥을 푸면서 더 없는 충만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밥을 먹는 사람들은 어떨까.
"허기 뿐 아니라 희망까지 채워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