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화양농공단지 주변 주민 96.7% '악취 경험'

주민들 악취 고통 호소... 하지만 오염물질은 '기준치 이하'

등록 2015.05.18 17:34수정 2015.05.18 17:34
0
원고료로 응원
a 친환경농업단지 농공단지와 가까운 곳에 있는 ‘친환경농업단지’ 인근에는 참게며 미꾸리지가 서식하고 있어 생태계가 살아있는데 어찌된 일인지 농공단지에서 나오는 우수로 아래로는 돌과 바닥이 시커멓고 참게며 미꾸라지도 보이지 않는다.

친환경농업단지 농공단지와 가까운 곳에 있는 ‘친환경농업단지’ 인근에는 참게며 미꾸리지가 서식하고 있어 생태계가 살아있는데 어찌된 일인지 농공단지에서 나오는 우수로 아래로는 돌과 바닥이 시커멓고 참게며 미꾸라지도 보이지 않는다. ⓒ 황주찬


지난 15일 오후 2시, 전남 여수 화양면사무소에서 '화양농공단지 환경오염물질 전수조사 및 주민건강역학 조사' 최종보고회가 열렸다. 용역조사 결과 '화양농공단지' 주변 대기와 하천 등에서 기준치 이하이지만 환경오염 물질이 배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여수시가 순천향대학교 김용배 교수진 등에 의뢰한 용역으로 크게 환경오염물질조사와 주민건강역학조사로 이뤄졌다. 기간은 2014년 5월 30일부터 2015년 5월 29일까지 1년간이며 용역 금액은 약 2억2천만 원이다.

먼저 환경오염물질조사 결과 용역의뢰의 원인이 됐던 악취는 화양농공단지에 입주한 일부 업체 굴뚝에서 기준치의 2배에 달하는 복합 악취가 배출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그린환경종합센터 전준민 교수는 "악취 자동 측정기를 설치해 실시간 감시하고 자발적인 악취 감축 협약과 함께 환경감시단 활동 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또, 주변 하천에서는 기준치 이하지만 구리나 비소 등 중금속이 발견됐다. 이런 조사결과는 여수산단 내 업체에서 생산해 보관하는 화학물질들이 빗물에 쓸려 배출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a 최종보고회 지난 15일 오후 2시, 전남 여수 화양면사무소에서 ‘화양농공단지 환경오염물질 전수조사 및 주민건강역학 조사’ 최종보고회가 열렸다.

최종보고회 지난 15일 오후 2시, 전남 여수 화양면사무소에서 ‘화양농공단지 환경오염물질 전수조사 및 주민건강역학 조사’ 최종보고회가 열렸다. ⓒ 황주찬


 
시 관계자 "악취 많이 줄었다"... 주민 체감 오염도와 달라

수질조사를 담당한 순천대학교 박상숙 교수는 "우천 시 초기 빗물에 오염물질이 쓸려 우수로를 타고 배출될 가능성이 있다"며 "하천 주변이 친환경 농산물 재배단지인 만큼 마을하수처리시설이나 비점오염 저감시설을 설치해 1차 단계에서 하천오염을 차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특히, 주민설문조사 결과 화양농공단지 주변 주민의 96.7%가 악취를 경험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여름이 93.3%로 가장 노출 빈도가 높았다. 또, 77.5%의 주민들은 거의 매일 악취를 경험하고 있고 악취의 강도 역시 강하다는 응답이 82%에 달했다.

설문조사 결과에 대해 여수시 관계자는 "재작년 말 화양농공단지가 전라남도 최초의 악취 관리지역으로 지정 고시된 뒤 지속적인 투자로 악취가 많이 줄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주민들이 느끼는 체감 오염도와 거리가 있는 말로 향후 여수시와 주민 간 논란이 예상된다.


a 우수로 농공단지에 화학물질 가공 및 재생플라스틱 원료 생산업체가 입주하면서 단지에서 발생하는 악취로 단지 인근 주민과 화양고등학교 학생들이 생활환경에 대한 건강권 침해와 학습권 훼손 등으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우수로 농공단지에 화학물질 가공 및 재생플라스틱 원료 생산업체가 입주하면서 단지에서 발생하는 악취로 단지 인근 주민과 화양고등학교 학생들이 생활환경에 대한 건강권 침해와 학습권 훼손 등으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 황주찬


"동네 하천 수돗물보다 깨끗하다는 조사결과 이해 안 된다"

한편, 최종보고회에 참여한 일부 주민과 환경단체 회원들은 용역결과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나타냈다. 보고회에 참석한 화양농공단지주민대책위원회 회원은 "조사결과가 중간보고회 때와 똑같다. 중간보고회에서 오염물질이 검출 안됐으면 검출 가능한 곳을 찾아 조사를 했어야 한다"며 "동네 하천이 수돗물보다 더 깨끗하다는 조사결과는 이해가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환경단체 회원은 "악취가 심각해 어떤 오염물질이 나오는지 밝혀 달라고 용역을 맡겼더니 오염물질이 안 나온다는 결과를 발표했다"며 "주민입장에서 조사를 해야지 그렇지 않을 바에야 용역을 하지 말았어야 했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이기고 했다.

특히, 화양농공단지 인근 소장마을 박경림 이장은 "농공단지와 가까운 곳에 있는 '친환경농업단지' 인근에는 참게며 미꾸리지가 서식하고 있어 생태계가 살아있는데 어찌된 일인지 농공단지에서 나오는 우수로 아래로는 돌과 바닥이 시커멓고 참게며 미꾸라지도 보이지 않는다"고 주변 환경을 설명하기도 했다.

이번 보고회는 회의 시작 1시간여만에 참석한 주민 대부분이 자리를 박차고 나가 썰렁한 분위기에서 회의가 이어졌으며 일부 주민과 관계공무원들이 보고회가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켰다.

a 화양농공단지와 친환경농업단지 여수시 공무원은 재작년 말 화양농공단지가 전라남도 최초의 악취 관리지역으로 지정 고시된 뒤 지속적인 투자로 악취가 많이 줄고 있다고 말하지만 주민들이 느끼는 체감 오염도와 거리가 있어 향후 여수시와 주민 간 논란이 예상된다.

화양농공단지와 친환경농업단지 여수시 공무원은 재작년 말 화양농공단지가 전라남도 최초의 악취 관리지역으로 지정 고시된 뒤 지속적인 투자로 악취가 많이 줄고 있다고 말하지만 주민들이 느끼는 체감 오염도와 거리가 있어 향후 여수시와 주민 간 논란이 예상된다. ⓒ 황주찬


 
수산물 가공업체 입주 원했는데 석유화학 업종 입주해 문제 발생

화양농공단지는 1989년 지역주민들이 농공단지 지정을 건의한 뒤 1990년에 농공단지로 지정 승인됐고 1993년 농공단지가 조성됐다. 하지만 이 단지는 당초 지역수산물 가공업체를 입주시키려는 목적과 달리 석유화학 업종이 입주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농공단지에 화학물질 가공 및 재생플라스틱 원료 생산업체가 입주하면서 단지에서 발생하는 악취로 단지 인근 주민과 화양고등학교 학생들이 생활환경에 대한 건강권 침해와 학습권 훼손 등으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이에, 전라남도는 2013년도에 '전남 동부권 산업단지 환경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같은 해 8월 29일부터 전남도 보건환경연구원과 여수시 합동으로 해당사업장에 대한 정기 및 수시점검을 벌였다. 그 결과 일부 조사업체에서 악취 오염물질이 배출허용기준보다 6배 초과하여 배출되는 것을 확인했다.

따라서 전라남도는 지난 2013년 12월 12일 악취방지법 제6조에 의거하여 화양농공단지 96,306제곱미터 면적을 전라남도에서는 최초로 '악취관리지역'으로 지정했다. 이번 조사는 농공단지 주변지역의 환경오염 실태 파악 및 주민에 대한 건강영향 표본조사 그리고 노출평가를 통해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관리 방안을 제시할 목적으로 실시됐다.

a 주민 반발 회의 시작 1시간여만에 참석한 주민 대부분이 자리를 박차고 나가 썰렁한 분위기에서 회의가 이어졌으며 일부 주민과 관계공무원들이 보고회가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켰다.

주민 반발 회의 시작 1시간여만에 참석한 주민 대부분이 자리를 박차고 나가 썰렁한 분위기에서 회의가 이어졌으며 일부 주민과 관계공무원들이 보고회가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켰다. ⓒ 황주찬


 
주민환경감시단 구성하고 마을 하수처리시설 설치 제안

용역결과, 악취저감 대책으로 첫째 민과 관이 함께 '주민환경감시단'을 구성해 감시활동을 벌이고 악취가 많이 발생하는 지역에 대해 순찰을 강화하도록 제언했다. 또, 감시결과에 대해 사업장과 정보를 교류해 악취를 개선토록 했다.

둘째, 악취 저감을 위해 사업장의 자구 개선 노력도 유도했다. 사업장별로 구체적인 악취 감축 목표와 이행계획을 수립해 결과를 주민에게 공개하도록 제언했다. 셋째, 무인 악취감시시스템을 설치해 실시간 악취 수준을 파악하고 악취상황실 운영을 제안했다.

또, 주민건강관리를 위해서는 고혈압과 고지혈증 등의 추적검사와 진단 및 치료를 위해 보건소와 연계된 체계를 만들고 골감소증 및 골다공증 소견을 보였던 주민들을 위해서 골다공증 예방과 치료를 위한 약제 공급 및 의료지원 체계를 확립하도록 제언했다.

기타, 비점오염원 저감시설을 설치하고 마을 하수처리시설도 설치토록 제안했으며 주민들이 생산한 농산품에 대해 입주업체에서 우선 구매하는 협약을 채결해 주민과의 친밀도를 높이도록 제안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여수넷통'과 '전라도뉴스'에도 송고합니다.
#화양농공단지 #악취 #주민건강역학조사 #화양면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세 아들 커가는 모습이 신기합니다. 애들 자라는 모습 사진에 담아 기사를 씁니다. 훗날 아이들에게 딴소리 듣지 않도록 노력합니다. 세 아들,아빠와 함께 보냈던 즐거운(?) 시간을 기억하겠죠.


AD

AD

AD

인기기사

  1. 1 깜짝 등장한 김성태 측근, '대북송금' 위증 논란 깜짝 등장한 김성태 측근, '대북송금' 위증 논란
  2. 2 김건희·채상병특검법 부결, 여당 4표 이탈 '균열' 김건희·채상병특검법 부결,  여당 4표 이탈 '균열'
  3. 3 '명품백 불기소'에 '조국 딸 장학금' 끌어온 검찰 '명품백 불기소'에 '조국 딸 장학금' 끌어온 검찰
  4. 4 한국만 둔감하다...포스코 떠나는 해외 투자기관들 한국만 둔감하다...포스코 떠나는 해외 투자기관들
  5. 5 [이충재 칼럼] 윤 대통령, 너무 겁이 없다 [이충재 칼럼] 윤 대통령, 너무 겁이 없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