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比견줄 비(比)는 두 사람이 어깨를 나란히 오른쪽을 향해 서 있는 모양이다.
漢典
중국 속담에 "사람과 사람을 비교하면 사람이 화가 나 죽는다(人比人, 氣死人)"고 한다. 사람을 일순간에 불행하게 만드는 일 중 하나가 바로 '비교'다. 인간은 누구나 자신보다 위와 비교하면 부족하고, 아래와 비교하면 남음이 있을 텐데(比上不足, 比下有餘), 굳이 위와 비교하며 스스로 초라해질 필요는 없을 것이다.
물건 값은 세 집을 비교해야 한다(貨比三家)고 하지만, 사람을 누군가와 비교하는 것은 그 사람에게 도움이나 격려가 되기보다 해악이 되기 쉽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굳이 비교를 하려거든 다른 사람이 아닌 그 사람의 과거와 현재를 비교하는 것이 그나마 도움이 될 수 있다.
견줄 비(比, bǐ)는 두 사람이 어깨를 나란히 오른쪽을 향해 서 있는 모양이다. 원래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의 발자취를 좇아서 따라가는 종(從)과 같은 형태였으나, 의미의 분화가 생기며 왼쪽으로 향한 것은 따를 종, 오른쪽으로 향한 것은 견줄 비(比)가 되었다.
<논어>에서 "군자는 두루 어울리되 파벌을 만들지 않고, 소인은 파벌을 만들어도 두루 어울리지 못한다(君子周而不比, 小人比而不周)"는 구절에서는 비(比)가 '나눠 결탁하다'는 의미이고, "군자는 천하를 살아감에 꼭 이래야 함도, 꼭 이러지 말아야 함도 없이 다만 의로움과 가까이 할 뿐이다(君子之於天下也, 無適也, 無莫也, 義之與比)"에서는 '따르다, 친하게 지내다'는 의미로 봐야 할 것이다. 갑골문에서부터 파생한 비(比)의 의미가 많지만, 현대 중국어에서는 주로 '~보다'라는 비교의 의미로 쓰인다.
중국 친구가 점심이나 먹자고 불러서 갔더니, 아버지 칠순이라고 한다. 중국 친구들이 선물을 주면서 하는 말이 한결같게도 "복이 동해처럼 많고, 목숨이 남산보다 오래시길(福如東海,壽比南山)!"이다. 이 말에는 이런 전설이 있다.
가뭄이 심한 동해 바닷가에 아푸(阿富)라는 어부가 살았다. 어느 날 바다에서 잡은 물고기를 이웃과 나눠 먹으려는데, 동해 용왕의 셋째 딸인 그 물고기가 동해의 물을 세 번 마시면 가뭄을 해결할 수 있는 길이 생길 것이라고 알려주어 가뭄을 이겨낼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동해바다가 늘 자신들에게 복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믿게 되었다고 한다.
남산에 관한 얘기는 <시경>에 나오는, "보름달이 되어 가듯 번창하고, 해처럼 지위가 올라가며, 남산보다 오래 살길(如月之恒, 如日之升, 如南山之壽)"이라는 구절에서 취한 것으로 남산은 원래 시안(西安)의 남쪽에 있던 종남산(終南山)을 이르는 말이었다고 한다.
인간은 저마다 잘 하는 것이 다르고, 저마다 고유한 색깔을 지니고 살아간다. 어찌 여기에 비교가 끼어들 수 있겠는가. 행복해지기 위해 버려야 할 첫 번째 습관은 남과 비교하는 일이다. 비교는 천사도 불행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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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베이징에서 3년, 산둥성 린이(臨沂)에서 1년 살면서 보고 들은 것들을 학생들에게 들려줍니다. 거대한 중국바닷가를 향해 끊임없이 낚시대를 드리우며 심연의 중국어와 중국문화를 건져올리려 노력합니다. 저서로 <중국에는 왜 갔어>, <무늬가 있는 중국어>가 있고, 최근에는 책을 읽고 밑줄 긋는 일에 빠져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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