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장현(사진 왼쪽에서 다섯 번째) 광주광역시장이 20일 발표한 <열린 5·18로 당당하게 나아갑시다>라는 제목의 5·18 메시지에 대한 비난 여론이 높지만, 윤 시장은 묵묵부답이다. 사진은 지난 18일 광주 운정동 5·18국립묘지에서 열린 35주년 기념식 모습.
광주광역시
뜬금없는 5·18 메시지를 발표해 시민·사회단체로부터 '대시민 사과' 요구를 받고 있는 윤장현 광주광역시장이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시민·사회단체는 "광주 정신을 입에 달고 사는 '시민시장'이 사과는커녕 이렇게 오만하고 비겁할 수 있느냐"라면서 "반드시 사과받고 책임을 묻겠다"라고 벼르고 있다(관련기사 :
뜬금없는 광주시장 메시지... "김무성에 보낸 사과문").
윤장현 시장이 '김무성 반성문' 논란에 묵묵부답인 데다 사과 요구를 묵살하고 있어 논란을 더 키우고 있는 형국이다. 부글부글 끓고 있는 시민·사회단체 내부에서는 1인시위 등 다양한 항의 방식을 검토 중이다.
문제가 된 메시지는 윤장현 시장이 지난 20일 5월 들어 두 번째로 발표한 '열린 5·18로 당당하게 나아갑시다'라는 보도자료다. 윤 시장은 지난 17일 금남로에서 열린 5·18전야제 당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시민들의 항의에 퇴장한 것을 두고 "옥에 티"라며 "이번 일은 5·18이 배타성과 지역성에서 벗어나야 함을 일깨워주고 있다"라고 주장한 바 있다.
윤장현 시장, 대시민 메시지를 '가볍게 큰 의미 없이' 발표?지역에서는 "5월을 배타성과 지역성에 갇히게 한 것은 박근혜 정권과 김무성 대표 등 집권여당 세력이다, 사과는 김무성 대표가 해야 하는 것이다", "'대시민 메시지'가 아니라 '대시민 질책'이고 사실상 김무성 대표에게 보내는 반성문이다"라는 비판이 비등하다.
이런 비판과 사과 요구를 뒤로 한 채 23일 일본으로 출국(27일 오후 입국)한 윤 시장은 아직까지 묵묵부답이다. 시장의 속내를 정확히 아는 보좌진도, 공식적으로 대응책을 논의한 바도 없다. 박용수 비서실장은 지난 23일 전화통화에서 "(시장은) 특별한 말이 없었다"라고 전했다. 박 실장은 입장 표명이나 대응책 논의 여부에 대해 "그걸 어떻게 저희들이 하느냐"라고 반문하면서 "글쎄요"라는 말만 반복했다.
이는 '문제 될 일이 아니'라는 윤 시장의 입장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논란이 불거진 후 윤 시장이 한 측근에게 했던 말에서 속내를 엿볼 수 있다. 지난 26일 저녁 이 측근이 전한 윤 시장의 반응이다.
"그냥 광주를 대표해서 '오픈 마인드'를 갖자는 생각을 가볍게 했는데…. 파장이 큰 것 같다. 별다르게 큰 의미를 부여해서 한 말이 아닌데 사람들이 오해를 한 것 같다."'가벼운 마음으로, 큰 의미 없이 한 말'을 시민·사회단체가 오해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대수롭지 않다는 의중으로 읽힌다. 이에 대해 시민·사회단체에서는 "할 말을 잃게 한다" "어처구니없다, 이게 시장이 할 소리냐" 등의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5월을 팔아먹기만 한 정치인의 한계가 극명하게 드러나는 말"이라는 거친 반응도 나온다.
나기백 참여자치21 전 대표는 "스스로 '광주를 대표한다'는 시장이 대국민 메시지를 가볍게 여기고, 그것도 엉뚱하게 사과를 받아야 할 김무성 대표에게 사과하고 되레 시민을 꾸짖는 메시지를 발표했다"라면서 "어이가 없어서 할 말을 잃게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비겁하게 모르쇠로 가겠다는 것 아니겠느냐, '가볍게 큰 의미 없이' 메시지를 발표했다는 것이 진심이라면 정말 심각하다"라고 비판했다.
"말로만 '광주정신' 운운한 사람들 한계 드러낸 말"정영일 광주시민단체협의회 상임대표는 "가벼운 마음? (그런 마음으로) 광주를 팔아버렸던 것이냐"라며 "가볍게 한 것이 아니라 다분히 의도적이고 계획적이다, 말도 안 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상임대표는 "시민을 대표해 앞장서서 시민의 명예를 지켜야 할 시장이, 지역 현안으로 해야 할 일이 있는 모르겠지만 (이렇게) 비열한 저자세를 취할 수 있느냐"라고 힐난했다. 그는 "용납할 수 없다, 반드시 사과를 받아내겠다"라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말로만 '5월, 광주정신' 운운하는 사람들의 한계를 극명하게 드러내는 말이다"라면서 "시장으로서 기본적 자세도 없는 사람이다, 책임 회피하지 말고 시장부터 당당하게 우리를 설득해 보라, 왜 그랬는지"라고 따져 물었다.
오승용 전남대 5.18 연구소 교수는 "기자간담회나 행사 발언 도중에 한 말도 아니고 공식적인 형식을 갖춰서 발표한 메시지를 '가볍게 생각했다'면 그 자체가 문제"라면서 "자신의 메시지가 맞다고 생각하고, 대꾸하고 맞대응하기 싫다는 의미인 것 같다"라고 해석했다.
이에 대해 앞서 인터뷰한 한 측근은 "메시지와 관련한 말을 나눈 적이 없다,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라면서 "(시장의 의중을) 정확히 알 수 없다"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사견임을 전제로 "올해 5월 상황이 좋은 것이 아니지 않은가, 그래서 전략적·정치적 판단을 해야 하는데 그런 것들이 부족했던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윤장현 광주시장은 지난 18일 옛 전남도청에서 5월 단체와 시민사회단체가 주관한 35주년 5·18기념식에 이어, 마지막 5·18기념행사인 옛 전남도청 앞 부활제(27일 오후 열릴 예정)에도 참석하지 않는다. 이날 일본 일정을 마치고 입국하는 윤 시장은 국비 확보를 위해 미래창조과학부 등을 방문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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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반성문' 윤장현 모르쇠에 시민사회 부글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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