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급 시스템<내 꿈은 정규직>에는 노예부터 상류층까지의 계급이 존재한다. 계급을 올리기 위해서는 돈을 많이 벌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현실의 돈이 투여되기도 한다.
Quick Turtle
양형근씨는 "게임의 계급 시스템도 너무 현실적이라 서러워진다"고 평했다. <내 꿈은 정규직>에는 계급이 존재한다. 가장 낮은 계급에서 시작해, 차를 사거나 집을 사면 계급이 올라간다. 가장 낮은 계급은 취직을 하면 인턴부터 시작하지만, 계급이 올라갈수록 시작하는 직급도 높아진다. 사장 아들을 부장에 앉히는 격이다(현재는 패치를 통해 시작 직급이 아니라 승진 확률이 상승하는 것으로 변경되었다).
계급 이름도 서럽다. 노예-천민-서민 등이다. 게임 속에서 상류층이 되기 위해서는 '알바'로 추가 수입을 얻어야 하며, 플레이에 많은 시간을 투입해야 한다. 그것이 싫다면 현금 결제로 게임머니를 구매하는 수밖에 없다. 결국 게임 속에서도 돈 많은 사람이 쉽게 성공한다. 소위 '금수저'들이 편한 인생을 사는 반면, 서민의 자녀들은 죽어라 노력해야 성공의 문턱에 다다를 수 있는 현실과 닮아있다. 이쯤 되면 게임인지 현실인지 헷갈린다.
많은 사람이 <내 꿈은 정규직>을 즐기고 있다. 과연 <내 꿈은 정규직>의 흥행 요인은 무엇일까? 양형근씨는 "비록 게임이지만 직급이 올라갈 때마다 성취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현실에서는 비록 '미생'이지만, 현실을 닮은 게임 속에서나마 성공을 이루는 것이다. 쉽게 익힐 수 있는 게임 방법과 곳곳에 숨은 깨알 같은 풍자 또한 '꿀잼'(꿀+재미)이다. 땅콩 회항, 비타 500 등 최근의 사건들을 희화화한 이벤트들은 더욱 큰 재미를 주고 있다.
하지만 지극히 현실적인 모습은, 즐겁게 게임을 즐기다가도 한순간에 괴롭고 복잡한 현실을 떠올리게 한다. 친구들과 함께 게임을 즐기는 김중헌(26)씨는 "'인생은 운이다', '너네는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각박한 현실을 비꼬는 듯하다"고 게임을 평가했다.
<내 꿈은 정규직>은 제작자가 직장에서 해고된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하지만 <내 꿈은 정규직>은 현실을 모사하는데 그치지 않는다. 단순히 현실을 잊고 게임을 즐기라고 강요하거나, 현실비판에만 치중하는 것도 아니다. 그 모두를 포괄하는 게임이다. 때로는 게임을 즐기고, 때로는 풍자와 해학에 웃고, 때로는 각박한 현실을 닮은 모습에 슬퍼하는 모든 것이 게임의 목적이다. <내 꿈은 정규직>의 일부이자, 인생의 일부이다.
드라마 <미생>의 성공과 더불어 88만원 세대, 3포세대 등 취업난과 여러 어려움에 시달리는 젊은이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졌다. <내 꿈은 정규직>은 이들의 애환을 놓치지 않았다. 제목은 꿈이 '정규직'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정규직을 바라보는 계약직이나 취준생들만을 위한 게임은 아니다. <내 꿈은 정규직>은 이 시대의 미생, 사회인으로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에게 바치는 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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