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노합창단2014년 충북대표로 국립극장무대에서 전국골든에이지 본선대회에 참가한 모습
청주시노인종합복지관, 국립극장
그러나 대부분의 합창단 어르신들은 목표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래야 우리의 화음이 좀 더 착실하게 다듬어지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즐겁게 현장학습하는 마음으로 또 해보자고 하셨다. 첫 번째 참가 때는 아주 높은 벽을 느껴 좀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고, 두 번째 참가 때는 최선을 다했고 전년도보다는 확실히 나아졌다는 것을 느껴 기분이 좋았다는 어르신들도 많았다.
올해는 대부분의 어르신들이 그냥 즐기는 마음으로 또 올라가자며 열심히 연습하신다. 곡명도 소나무(독일 민요)라는 가사가 아름답고 박자도 활기차고 신명난 걸로 골랐다.
지휘자와 함께 어제 여러 가지로 의논을 했다. 어르신들이 원한 것처럼 장구나 모듬북 반주는 할 수 없지만, 약간의 퍼포민스형식을 가미하여 어떻게든 화음을 신명나게 살려주자고 기획했다. 예선통과를 하게 되면 본선에서 한 번 해보자고 하였다. 그리고 충북에서 실행되는 축제 때는 어르신들이 하시고 싶은 대로 장구도 모듬북도 모두 동원해 드리자고 하였다.
어르신들은 힘내자고 수업을 마치고 메밀국수를 먹으며 단합회를 가졌다. 그리고 다음 주에 예선참가곡을 녹음하여 서울에 보낸다. 메르스 열풍으로 다른 프로그램들은 전체적으로 출석률이 줄었지만 합창반은 결석하는 분들이 거의 없다.
내가 20년이 지나 어르신들의 나이가 되어도 이 분들처럼 맑고 쾌활하게 공동체수업을 할 수 있을까? 가을날 아름답고 장엄한 석양과 구름의 어울림을 보는 것 같은 맑은 노인 합창단... 부디 삼 세번의 도전이 성공이 되어 충북대표로 선발되고 본선으로 진출하기를 소망한다.
그리고 최선을 다한 만큼시상권 6개의 팀 중에서 마지막 6번째로라도 선정되었으면 좋겟다. 왜냐하면 삼세번의 도전을 하면서 어르신들은 점점 더 고령화 되고 소리는 점점 더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아이처럼 "우와 만세!" 하고 기뻐하며 "잘했어! 우리 잘했어!" 하고 서로 등을 토닥거리거나 얼싸 안는 모습을 볼 때면, 서로가 서로에게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어주는 것 같아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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