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텀 스쿨 어페어>겉표지
알에이치코리아
작품의 무대는 1926년 미국 뉴잉글랜드 지역의 채텀이라는 작은 마을이다. 미국에서 금주법이 시행되던 시기였고, 작은 마을이니만큼 그만큼 보수적이기도 한 무대다. 주인공은 채텀 스쿨에 다니는 한 남학생이다.
이 마을로 '채닝'이라는 이름을 가진 미혼의 젊은 여교사가 부임해온다. 채닝은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를 따라서 전세계를 여행했고, 이제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채텀에서 교사 생활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그녀의 담당 과목은 미술. 주인공인 남학생도 그녀에게서 미술을 배우게 된다.
작은 마을은 어느 정도 폐쇄적이기 마련이다. 1920년대라면 더욱 그랬을 것이다. 마을에 나타난 채닝도 주민들의 관심의 대상이 된다. 그 관심은 좋은 쪽일 수도 있고 짓궂은 쪽일 수도 있다.
어쩌면 그 관심이 이성적인 호감으로 변할 수도 있다. 그 호감이 진전된다면 '사건'으로 변할 수도 있지 않을까. <채텀 스쿨 어페어>에서 그 대상은 같은 학교에 근무하는 한 남자 교사다. 문제는 그 교사가 아내와 자식을 가진 유부남이라는 것. 그런데도 이 두 남녀는 서로에게 빠져들고 그것은 잔인한 사건으로 이어지게 된다. 주인공인 남학생의 인생까지 바꾸어놓는다.
금주법이 시행되던 미국 마을의 모습
작가는 1920년대 미국 작은 마을의 모습도 함께 그리고 있다. 작품에서 묘사하는 채텀은 전형적인 미국의 작은 마을이다. 상점들이 늘어선 도로 하나를 중심으로 이루어진 작은 마을. 그곳에는 만물상이 있고 약국이 있다. 금주법이 시행되던 시절이지만, 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약국 안쪽 방에 모여서 불법 증류주를 마시곤 한다. 목가적인 분위기의 한가로운 마을이다.
그곳의 주민도 한가하기는 마찬가지다. 거창하게 로맨틱한 삶은 꿈꾸지도 않았고, 특별한 재능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진정한 열정을 불태우지도 못했다. 그저 한 없이 따분한 일에 집착하고, 거기에 시간을 보냈을 뿐이다.
이런 삶은 지루하다고 느끼는 사람도 있기 마련이다. 학교를 졸업하면 하나의 코스를 따라야 한다.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경제적으로 독립하고. 어떤 사람에게 그것은 따분한 삶이겠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당연한 일이 될 수도 있다.
그 당연한 삶에 한 젊은 여자가 들어왔다. 잔잔한 호수에 던져진 돌멩이 처럼. 작가가 묘사하는 1920년대의 풍경도 흥미롭지만 그보다는 젊은 여교사와 주인공에게 더욱 관심이 간다. 어린 시절의 어떤 기억은 평생 잊히지지 않는다. 그것이 '정사'와 관련된 것이라면 더욱 그럴 가능성이 많다.
채텀 스쿨 어페어
토머스 H. 쿡 지음, 최필원 옮김,
알에이치코리아(RHK),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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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0년대 미국의 작은 마을, 그곳에 나타난 한 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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