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에 우박까지... 새까맣게 타버린 농심

경북 영주시 사과농장 등 750ha 우박 피해 입어

등록 2015.06.17 11:46수정 2015.06.17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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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3일 내린 우박으로 큰 피해를 입은 경북 영주시 순흥면 배점리 일대 사과 재배 농업인들이 침통해 하고 있다.
지난 13일 내린 우박으로 큰 피해를 입은 경북 영주시 순흥면 배점리 일대 사과 재배 농업인들이 침통해 하고 있다.김영탁

지난 13일 오후에 내린 갑작스런 우박으로 인해 경북 영주시 단산면과 순흥면이 큰 피해를 입었다. 이번 우박으로 인해 영주시는 농지 750ha 가량의 과수 등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사과농장의 피해가 컸다. 지름 약 5센티미터 정도의 작은 사과에 적게는 대여섯 군데, 많게는 삼십여 군데 이상 우박을 맞았다. 얇은 잎까지도 우박에 맞아 찢기거나 떨어져 나가 피해 당시 상황이 어땠을지 쉽게 짐작할 수 있을 정도.

피해를 입은 사과는 정상적으로 생육된다면 약 2개월 뒤부터는 수확이 가능했다.

영주시의회 피해지역 방문, 대처 방안 논의

 영주시의회 소속 시의원들이 우박피해를 입은 영주시 단산면과 순흥면을 찾아 피해상황을 살피고 있다.
영주시의회 소속 시의원들이 우박피해를 입은 영주시 단산면과 순흥면을 찾아 피해상황을 살피고 있다. 영주시의회

영주시의회(의장 박찬훈)도 이같은 피해가 발생하자 의회 차원의 대처에 나섰다. 시의회는 16일 열린 제197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 앞서 의원간담회를 갖고 피해상황 보고와 대책을 논의했다. 이어 열린 본회의에서 조례 제·개정 등 주요 안건을 신속히 처리한 후 곧바로 피해지역을 찾았다.

시의원들은 먼저 단산면 병산리 소재 모 사과농장을 찾아 피해상황을 살피고 안타까워했다. 박찬훈 시의회 의장은 농장주와의 면담에서 "상심이 크겠지만 힘을 내 달라"며 위로한 뒤 "조속한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피해지역인 순흥면 배점리 일대 사과농장에 도착한 시의원들은 마찬가지 피해상황에 잠시 할 말을 잃기도 했다.


특히 현직 사과재배농이기도 한 이중호 의원은 "누구보다 지금의 피해상황과 농장주의 마음을 잘 알고 있다"며 "피해 지원을 받기 위해선 시의회뿐만 아니라 농업인 여러분의 적극적인 호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우박피해를 입은 영주시 순흥면 배점리 일대 사과재배농업인들이 피해농장을 찾은 시의원들에게 피해상황과 농업재해보험의 문제점을 설명하고 있다.
우박피해를 입은 영주시 순흥면 배점리 일대 사과재배농업인들이 피해농장을 찾은 시의원들에게 피해상황과 농업재해보험의 문제점을 설명하고 있다.김영탁

농업재해보험, 현실과 동떨어진 피해보상


때 아닌 가뭄에 우박피해까지 입은 농업인들은 "피해상황이 심각하다, 봉지를 싼 사과까지 모두 우박을 맞아 상품가치를 잃었다"며 "사실상 올해 과수농사를 포기해야 할 지경"이라고 하소연했다. 농업인들은 특히 농업재해보험의 문제점을 강하게 성토했다.

차재규씨는 "보험회사는 과일이 우박을 얼마나 맞았는지 수치로 따져 보험료를 차등 지급한다"며 "그러나 피해 사과는 성장이 제대로 안 되는데다 설령 수확하더라도 한군데 멍든 사과나 열군데 멍든 사과나 상품가치를 잃기는 마찬가지"라고 했다.

 영주시의회 박찬훈 의장이 피해 농업인의 요구사항을 듣고 조속한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영주시의회 박찬훈 의장이 피해 농업인의 요구사항을 듣고 조속한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영탁

또 다른 농민은 농축산물 소득안정기금 지원과 긴급재난지역 선포를 요청해 달라고 건의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박찬훈 의장은 "지역 국회의원과 경북도지사가 피해상황을 보고 갔고 농림부장관 역시 방문예정이니 긴급 지원이 반드시 이뤄질 것으로 본다"며 "함께 노력하자"고 말했다.

 15일, 김관용 경북도지사<맨앞줄 좌측 첫번째>가 13일 내린 우박으로 피해를 입은 영주시 순흥면 덕현리 사과농가를 방문해 피해상황을 살피고 있다.
15일, 김관용 경북도지사<맨앞줄 좌측 첫번째>가 13일 내린 우박으로 피해를 입은 영주시 순흥면 덕현리 사과농가를 방문해 피해상황을 살피고 있다.영주시청

한편, 하루 전인 지난 15일, 김관용 경북도지사가 영주시 피해지역을 방문해 상황을 살피고 관계 공무원에게 긴급 지원을 지시한 바 있다.

이번 우박으로 인해 경북도내 3개 시군에서 과수와 고추 등에 피해를 입었다.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지역은 영주시로 약 757ha의 농작물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으며, 안동시가 42ha, 상주시가 10ha 피해를 각각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박 #사과 #영주 #피해 #경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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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 기자, 여우마을 문화콘텐츠협동조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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