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샘 농성에 지친 금속노조 갑을오토텍 조합원들이 경찰병력과 대치중 휴식을 취하고 있다.
충남시사 이정구
지난 18일 갑을오토텍에는 30여 명의 기업노조와 300여 명의 금속노조가 대치했다. 그 사이 경찰 15개 중대 1200명의 병력이 투입돼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이날 충남지방경찰청(청장 김양제)은 "갑을오토텍 노조 간 폭력사건 관련, 사태의 심각성을 감안해 수사 본부를 설치해 수사를 진행 중"이라며 "수사본부에서는 CCTV 녹화 기록, 목격자 확보 등 증거 자료를 수집, 분석해 관련자를 신속히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의 이러한 반응에 금속노조 갑을오토텍지부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대희 지회장은 "노조 간 폭력 사건이 아닌 노조 파괴 용역의 일방적 폭행이었고, 그들의 불법과 무자비한 폭행의 명백한 증거 자료는 그동안 사법 기관은 물론 언론에 수없이 공개했다"면서 "그럼에도 지금까지 경찰과 검찰, 노동부, 법원은 팔짱만 낀 채 체포와 구속의 명분만 따져 자본가 편에서 노동자를 외면하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갑을오토텍에서는 지난 4월 30일에도 유혈 폭력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공장 정문을 봉쇄하고 출근하는 조합원을 기업노조가 막아서며 폭행, 7명이 병원에 실려갔다. 이 중 1명은 뇌출혈로 전치 6주의 상해를 입었다. 그러나 이들의 집단 폭력 행위에 노동부, 검찰과 경찰, 법원은 침묵해왔다.
갑을오토텍 조합원들의 사법 기관과 언론에 대한 간절한 호소와 도움 요청은 끝없이 이어졌다. 사측에서 고용한 용역들이 조합원의 뺨을 때리고, 다리를 걷어차고, 노조 활동을 못하도록 겁박을 일삼는다는 내용이었다. 갑을오토텍 조합원들은 자신의 권익을 대변해줄 것으로 믿었던 고용노동부, 부당한 폭력으로부터 자신을 지켜줄 것이라 믿었던 사법기관에 분노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