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걀이 세포 하나로 이뤄져 있다고요?

[서평] <아주 특별한 생물학 수업>

등록 2015.06.22 17:59수정 2015.06.22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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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상태, 엄마 뱃속에 있는 아가 사진에서 손과 발이 물갈퀴를 가진 모습이라면 혹시 기형아가 아닌가 하고 깜짝 놀랄 것입니다. 실제로 엄마 뱃속에 있을 때 찍은 아가들 사진을 보면 손과 발이 물갈퀴로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놀랄 필요는 없습니다. 엄마 뱃속에서는 물갈퀴 손을 하고 있을지라도 태어날 때는 물갈퀴가 아닌 정상적인 손발을 갖고 태어납니다.  


장수철 세포는 늘어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 없으면 없어지기도 합니다. 우리 물갈퀴 없죠? 그런데 어머니 뱃속에 있을 때 찍은 사진을 보면 물갈퀴가 있어요.
이재성 어, 진짜요?
장수철 네. 처음에는 물갈퀴가 있는 상태에 있다가 점점 어머니 몸속에서 발생을 하면서 없어져요. 손가락, 발가락 사이에 있는 세포들이 다 죽어서 없어지는 건데 이런 현상을 '세포자살(apoptosis)이라고 해요. - <아주 특별한 생물학 수업> 257쪽

1:1 생물학 과외 <아주 특별한 생물학 수업>

<아주 특별한 생물학 수업> (지은이 장수철·이재성 / 펴낸곳 (주)휴머니스트 출판그룹 / 2015년 5월 26일 / 값 2만 2000원) ⓒ (주)휴머니스트 출판그룹

<아주 특별한 생물학 수업>(지은이 장수철·이재성, 펴낸곳 (주)휴머니스트 출판그룹)은 생물학자인 장수철 교수가 국어학자인 이재성 교수에게 1:1로 생물학 과외를 한 강의노트 같은 내용입니다.

장수철 교수는 연세대학교에서 생물학을 가르치고 있는 생물학자이고, 이재성 교수는 서울여자대학교에서 국어를 가르치고 있는 국어학자입니다.

대학 교수라고 해서 모든 걸 다 아는 만능박사가 될 수는 없습니다. 국어학분야에서야 내로라하는 국어학자이겠지만 이재성 교수도 생물학에 관한한 여느 사람들처럼 낯설고 헷갈리고, 모르는 것 또한 수두룩하게 많은 게 당연한 일일 것입니다.


이재성 교수가 묻습니다. 생명과 생물학이 무엇인지도 묻고, 우리 몸을 이루고 있는 분자에 대해서도 묻습니다. 세포에 대해서도 묻고, 생명공학에 대해서도 묻습니다.

이재성 교수의 질문에 장수철 교수가 설명합니다. 멀고 어렵게만 생각되던 생물학이 바로 내 몸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상이자 작용이라는 걸 알기 쉽게 설명합니다. 수학을 공부하기에 앞서 가감승제를 배우고 구구단을 외우듯 생물학을 이해하는 데 꼭 필요한 요소나 개념을 시작으로 폭을 넓히고 깊이를 더해가며 생물학을 설명합니다.


생활주변에서 이미 경험했거나 확인 할 수 있는 현상들을 사례로 들어 설명하고 있어 어렵지도 않고 헷갈리지도 않습니다. 단맛은 혀 끝부분, 쓴 맛은 혀 안쪽하며 암기하던 혀 맛 지도가 틀렸다는 건 이미 널리 알려졌습니다. 장수철 교수의 설명을 듣다 보면 우리가 맛을 느끼는 메커니즘도 알게 되고, 복제양 돌리가 오래살 수 없었던 이유도 알게 됩니다. 아이들이 친가나 외가식구를 닮을 수밖에 없는 이유도 알게 됩니다.

장수철 교수가 이재성 교수에게 1:1로 하는 생물학 수업은 열두 번째 수업으로 끝이 납니다. 열두 번째 수업까지 듣다보면 공상과학(SF)에나 등장할 것 같지만 이미 현실화 되어있는 사례들을 통해 생물학이 딛고 있는 현주소를 실감하게 됩니다.   

달걀은 세포 하나

세포는 생물학을 전공하는 학자나 의사들이 성능 좋은 현미경을 이용해 볼 수 있는 미지의 물질 정도로 생각하고 있는 사람도 적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아침 밥상에 올라온 달걀 하나가 하나의 세포이고, 기차 여행을 하면서 사 먹은 삶은 달걀 하나가 바로 하나의 세포라는 걸 알게 되면 세포라는 게 생물학자나 의사들만이 알만큼  복잡한 것도 아니고 멀리 있는 게 아니란 걸 알게 될 것입니다.

장수철 shell. 셀, 아 정말, 셀(cell)은 방이라는 의미예요. 당시에 수도원에 사제들이 기거하던 독방을 '셀'이라고 했어요. 셀은 '작은 방'이라는 뜻의 라틴어예요.
알은 세포 하나짜리예요. 벌새의 알이 0.6그램으로 제일 작아요. 그리고 멸종된 코끼리의 알은 화석으로 발견된 건데 부티가 7.5리터예요. 달걀도 타조알도 세포 하나예요.
이재성 알이 세포라고요? -<아주 특별한 생물학 수업>120쪽-

이재성 교수가 '알이 세포라고요?'하며 반문 하듯, 어렵고 복잡하게만 생각되는 생물학도 <아주 특별한 생물학 수업>을 통해서 익히다보면 '그게 생물학이라고요?'하며 반문할 것입니다.

이미 알고 있거나 보고 있는 현상과 반응, 작용과 결과 등이 생물학일 수 있습니다. 다만 논리적으로 이해하지 못하고 체계적으로 정리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일 수 있습니다.

<아주 특별한 생물학 수업>에서 장수철 교수가 이재성 교수에게 1:1로 해주고 있는 아주 특별한 과외는 아저씨부터 학생까지, 모두의 눈높이에 맞춘 다초점 생물학이자 일상에서 읽을 수 있는 생활 속 생물학이기 때문입니다.
덧붙이는 글 <아주 특별한 생물학 수업> (지은이 장수철·이재성 / 펴낸곳 (주)휴머니스트 출판그룹 / 2015년 5월 26일 / 값 2만 2000원)

아주 특별한 생물학 수업 - 생물학자 장수철 교수가 국어학자 이재성 교수에게 1:1 생물학 과외를 하다

장수철.이재성 지음,
휴머니스트, 2015


#아주 특별한 생물학 수업 #장수철 #이재성 #(주)휴머니스트 출판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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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이 좋아하는 거 다 좋아하는 두 딸 아빠. 살아 가는 날 만큼 살아 갈 날이 줄어든다는 것 정도는 자각하고 있는 사람. '生也一片浮雲起 死也一片浮雲滅 浮雲自體本無實 生死去來亦如是'란 말을 자주 중얼 거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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