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신경숙의 작품 표절 여부를 놓고 문학계 내 논쟁이 확산되는 가운데, 19일 신 작가가 업무방해와 사기 혐의로 검찰에 고발됐다.
지난 19일 서울 교보문고 광화문점의 작가별 소설코너에 표절 의혹을 받는 단편 '전설'이 포함된 소설집 '감자 먹는 사람들'이 꽂혀 있다.
연합뉴스
최근 천만 영화 <국제시장>에 대한 표절 문제가 제기됐다. 2009년 한국콘텐츠진흥원 '기획창작 아카데미'의 졸업 작품 중 하나인 <차붐-차범근과 파독 광부 이야기>가 <국제시장>의 주요 소재와 모티브 면에서 비슷하다는 주장이다. 이미 지난 5월부터 관련 영화인이 인터넷을 통해 제기한 이 표절 의혹은 SNS를 통해 퍼져 나가는 중이다.
그렇게 각종 드라마, 영화, 음악 등 대중문화 콘텐츠의 표절 시비가 하루가 멀다 하고 제기된다. 해외 드라마나 영화 포스터, 뮤직비디오 콘셉트를 표절한 경우, 사과나 해명으로 끝나게 되지만 스토리나 내러티브, 소재를 가져온 콘텐츠 내용의 표절은 법정으로 직행하기 일쑤다. 드라마의 경우, 제작 프리 프로덕션 단계에서 참고하거나 이후에도 방송사에서 용인하는 경우도 다반사다.
이번 신경숙 표절 논란은 그런 사회 분위기의 역설적인 반증일 수 있다. 스타 작가, 베스트셀러 작가, 성공한 창작인만 된다면 표절도 용인되는 분위기를 보고 자란 콘텐츠 창작자들이 표절의 유혹에서 얼마나 자유로울 수 있을까. 더욱이 드라마나 가요, 영화 등 거대 자본이 투입되는 대중예술의 경우 '성공'이란 달콤한 유혹을 뿌리치기 쉽지 않을 것이다.
법정에서 표절 시비를 가리는 경우, 복잡다단하고 검증이 쉽지 않은 창작 과정에 대해 올바른 판단이 내려지기 힘든 구조다. 표절 작품이 먼저 성공을 거두거나 명망 있는 창작가일수록 상황은 더 힘들어진다. 외국 작품의 경우라면 해당 회사가 정식으로 문제제기를 하지 않는 이상 유야무야되기 십상이다. 누가 이 시대의 창작자들을 '할리우드 키드'로 키워내고 있는가.
신경숙 작가의 이번 논란에 대한 사과는 훨씬 더 정교하고 정직해야 했다. 단지 <우국>과 <전설> 뿐만이 아닌 수많은 작품에 표절 혐의가 제기됐다면 자신에 대한 비판에 정면으로 대면했어야 했다. 그렇게 해야만 자신이 그렇게 동일시하고 아끼는 '독자'들에 대한 진정한 사과가 가능했을 것이다.
표절 용인하는 사회에 대한 선배 작가, 예술가로서의 책임과 윤리를 자성한다면 더더욱 그러하다. 또 하나 이번 표절 논란이 던져 준 사회적인 충격과 독자들의 실망이 큰 만큼, 여진이 진행 중인 논란의 진행 과정을 지켜보는 눈이 많다는 것 또한 잊지 마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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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및 작업 의뢰는 woodyh@hanmail.net, 전 무비스트, FLIM2.0, Korean Cinema Today, 오마이뉴스 취재기자, 현 영화 칼럼니스트, 시나리오 작가, '서울 4.3 영화제' 총괄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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