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금기어 쓰면서 인종차별 비판

코미디언 사회 팟캐스트 방송 인터뷰에서 미국 내 인종차별 거론

등록 2015.06.23 18:13수정 2015.06.23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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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1일, 코미디언 마크 마론의 인터넷 방송에 출연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오른쪽)의 모습. 그는 방송에서 미국 내 인종차별의 현실을 강하게 비판했다.
지난 21일, 코미디언 마크 마론의 인터넷 방송에 출연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오른쪽)의 모습. 그는 방송에서 미국 내 인종차별의 현실을 강하게 비판했다.마크 마론 트위터

"인종차별주의, 우리는 아직 이것을 치유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단순히 공개된 장소에서 '깜둥이(nigger)'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무례함 정도의 문제가 아닙니다."

현지시각으로 지난 21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자국 유명 코미디언이 진행하는 팟캐스트 방송 <마크 마론과 함께 WTF>에 출연했다. 그는 인터뷰 과정에서 사실상 금기어로 여겨지는 '깜둥이(nigger)'라는 단어까지 사용하며 미국 내 인종차별 현실을 강하게 비판했다. 해당 표현은 미국 사회에서 흑인을 비하하는 뜻으로 악용되는 경우가 많아서 "N-Word"로 대체되곤 하는 단어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어서 "이것은 인종차별주의가 여전히 존재하느냐 아니냐의 차원도 아니며, 단지 명백한 차별의 문제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또 "사회에서 200~300년 전에 일어났던 일들이 하룻밤 사이에 완전히 지워지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여전히 노예제도의 유산이 "미국인의 삶에 긴 그림자를 드리우며 유전자에 남아 이어지고 있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CNN 등 현지 언론, 오바마 발언 보도

 미국 언론 CNN이 보도한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 비속어 'N-WORD'를 사용하며 미국 내 인종차별 문제를 비판했다며 해당 발언을 인용했다.
미국 언론 CNN이 보도한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 비속어 'N-WORD'를 사용하며 미국 내 인종차별 문제를 비판했다며 해당 발언을 인용했다.CNN 누리집

사용이 금기시되는 비속어를 쓰면서까지 인종차별 문제를 강하게 비판한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은 현지 언론에도 보도됐다. CNN은 "오바마가 금기어를 사용하며 인종차별 문제에 대해서 발언했다"고 기사에서 언급했다. 해당 매체는 자막과 함께 오바마 대통령의 육성 녹음파일을 함께 보도하기도 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이와 같은 파격 발언은 최근 미국 사회에 충격을 준 찰스턴 총기난사 사건이 큰 이유로 보인다. 앞서 지난 17일,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찰스턴에 위치한 흑인 교회에 백인 우월주의자가 난입하여 총기로 9명을 살해한 사건이 벌어진 바 있다. 검거된 범인의 행적과 목격자의 증언에 의해 해당 사건은 인종차별적 증오 범죄로 분석됐다.

또한 이날 팟캐스트 방송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단순히 불쾌한 것으로 부족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런 사건이 줄어들도록 할 수 있는 행동은 더 있다"며 "그 중 하나는 상식적인 총기 규제에 대한 인식을 확대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미국 내에서 끊이지 않는 총기사고가 다시 한 번 화두로 떠오르는 형국이다. 특히 최근 격화되는 인종차별도 지적되는 가운데, 찰스턴 교회 총기난사 사건으로 오바마 대통령이 인종차별의 현실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규제를 말한 부분이 인상적이다. 과연 미국 의회에서 이번에는 총기규제 법안이 마련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버락 오바마 #총기 규제 #인종차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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