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충남지사
충남도
보(洑) 수위가 높아질수록 안희정 충남지사의 금강에 대한 고민은 깊어진다. 금강과 연안 생태를 어떻게 관리할지 고민이다.
그는 금강유역 주민들에게 늘 "금강을 우리 지역의 가장 큰 경쟁력"이라고 말한다. 안 지사는 지난 23일 <오마이뉴스> 인터뷰에서도 "금강은 충남의 대표적인 젖줄이자 역사의 증인"이라며 "금강을 잘 보전하고 발전시키는 것이 지역발전에 가장 큰 관건"이라고 말했다.
안 지사는 2014년 '금강 비전'을 발표했다. 그는 이를 "금강을 어떻게 하면 안전하게, 아름답게, 이롭게 잘 가꾸고 이용할 것이냐에 대한 방안을 제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배가 산으로 가더라도 사공이 많아야 한다'고 말한다. 더디 가더라도 주민들의 동의와 참여가 중요하다는 얘기다.
"네덜란드 하면 댐이 많은 나라로 알려졌다. 그런데 댐을 하나 막고, 댐을 하나 허무는 전 과정이 최소 15년에서 20년이 걸린단다. 그 이유를 물어보니까 공사 때문이 아니라 주민들이랑 얘기하는 시간이 그 정도란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고 하는데 우리 시대에는 이 같은 인식을 극복해야 한다. 금강을 위해서 계획에 참여하고 실천하는 전체 과정에 함께 참여해야 한다." "더디 가더라도 주민 동의와 참여가 중요"그의 고민은 세세하다.
"농사를 지으면서 나오는 비점오염원과 축산으로 인한 폐수문제에 대해서 어떻게 해결할지, 금강의 각각 굽이굽이 좋은 목마다 숙박업 및 요식업에 대해 어떠한 환경정화시설을 갖추어야 하는지, 자연마을에서 나오는 오·폐수 및 생활하수들은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도 우리가 모두 의견을 나누고 실천해야 한다." 안 지사는 민선 5기 도지사 선거 때 4대강 사업 반대 공약을 내걸었다. 하지만 당선 이후 미온적이라는 비판이 많았다. 당시 거세게 대응했던 김두관 경남도지사와 비교 대상이 되기도 했다. 대신 그는 4대강 사업이 잘한 일인지 잘못한 일인지 끝까지 추적해서 평가해보겠다고 했다.
"나중에 싸우더라도 사례를 놓고 조금 더 품격 높게 싸우자고 했다. 국가 운영하는 데 굉장히 중요한 토론이었고 논쟁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충남도가 구성한 '금강 비전위원회'에 모니터링 하라고 했다. 쟁점이 부딪혔던 요소들에 대해 지금 계속 관찰하고 있다. 후속 데이터 정리 작업을 하고 있다."
그가 모니터링을 처음 시작하면서 했던 얘기를 다시 들어보자.
"제 임기 동안 홍수예방 효과가 있는지, 수질개선 효과가 있는지, 실질적으로 그렇게 하면 담수량은 쓸만한지 예산을 세워 검토하겠다. 그 결과를 가지고 우리가 과거에 싸웠던 논쟁이 어땠는지 결과를 보자는 거다.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그 당시 찬반 입장에 섰던 사람들의 논리 중에서 이것은 옳았고 어떤 것은 잘못됐는지를 검증자료로 남겨보자는 거다." 그로부터 4년여가 지났다. 충남도는 지난 2011년부터 4차년도 계획으로 금강 수(水) 환경 모니터링 연구용역을 추진해오고 있다. 올해가 4년째가 되는 해다.
모니터링 결과는 '역시나'였다. 백제보 주변 물고기 수십만 마리가 집단 폐사했다. 큰빗이끼벌레가 이상 증식했다. 정체구간에서는 잦은 녹조가 발생했다. 어류와 저서성 대형 무척추 동물 개체 수가 급감했다. 보설치로 인한 금강 물 체류시간이 4.5일에서 12.8일로 2.8배 증가했다. 금강에 호소 수질 기준을 적용할 경우 4등급 정도에 불과하다.
게다가 백제보 바로 위쪽 지하수 수위는 1.2m나 상승했다. 계속 상승할 경우 주변 농경지 경작 피해마저 우려되는 상황이다. 특히 4대강 사업 완료 후 금강 유역 충남 6개 시군 금강 둔치의 풀 깎기와 자전거도로(112km), 시설물 유지관리비 등 유지비용으로만 매년 52억 원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