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통 1년 앞 둔 인천지하철2호선, 시민불안 여전

예상 수송인원 1호선과 같은데, 열차는 좁고 짧아

등록 2015.07.09 16:22수정 2015.07.09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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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인천도시철도2호선  ‘안전한 인천지하철 2호선 개통을 위한 인천시민대책위원회(이하 2호선대책위)’는 7일 오후 2시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국제회의실에서 인천시민 토론회를 열었다.

인천도시철도2호선 ‘안전한 인천지하철 2호선 개통을 위한 인천시민대책위원회(이하 2호선대책위)’는 7일 오후 2시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국제회의실에서 인천시민 토론회를 열었다. ⓒ 김갑봉


개통 1년을 앞둔 인천지하철 2호선을 놓고 논란이 종식되지 않고 있다. 논란거리는 열차 2량 1편성의 적정성, 무인 열차 운행과 무인 지하철역사 운영의 안전성, 인력 산정의 적정성 여부 등이다. 모두 안전운항과 직결된 사항이다.

이와 관련해 '안전한 인천지하철 2호선 개통을 위한 인천시민대책위원회(이하 2호선대책위)'는 7일 오후 2시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국제회의실에서 인천시민 토론회를 열었다. 토론회엔 인천시 광역교통정책관, 시의원, 인천교통공사노동조합과 시민사회단체 등이 참여했다.

토론회에서는 그동안 2호선대책위가 지적한 내용들이 다시 거론됐다. 시는 예전과 같은 말만 되풀이했다.

수송인원 같은 26만 명... 1호선은 8량, 2호선은 2량

경량전철을 운행하는 2호선의 예측 수송인원은 하루에 26만여 명이고, 승객이 가장 많은 출·퇴근시간대(오전 7~9시, 오후 6~8시) 열차에 타고 있는 인원은 5100여 명이다. 승객 정원은 열차 1량 당 좌석 32명에 입석 71명으로 103명이며, 2량 1편성 시 206명이다. 혼잡률 150%를 적용하면 2량 1편성 시 수송인원은 약 278명이다.

시는 출·퇴근시간대에 2량 1편성을 3분 간격으로 운영(총74량 37편성=운행 33편성+예비 4편성)하면 시간당 약 5560명을 실어 나를 수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1호선의 현재 하루 수송인원은 약 26만 명으로, 2호선의 예측 수송인원과 비슷하다. 하지만 1호선은 경량전철이 아닌 중량전철에, 8량 1편성이다. 2호선 열차는 승객이 모든 손잡이를 잡은 상태에서는 서로 등이 맞닿을 정도로 통로가 비좁다.


또한 1호선의 열차 1량의 길이는 18m이고 폭은 2.8m인데 비해, 2호선의 열차 길이는 17.2m이고 폭은 2.65m이다. 면적으로 보면, 2호선 열차가 1호선보다 4.82㎡ 작다. 서울지하철9호선처럼 '지옥철'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다만 내년 개통 시 실제 수송인원이 하루 26만 명이 될지는 미지수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예측한 2호선의 하루 수송인원은 1호선의 현재 수송인원과 비슷한 26만 명이지만, 1호선도 개통 첫해 하루 수송인원은 약 12만 명에 불과했다.


박승희(서구4) 시의회 제1부의장은 2호선 또한 개통 첫해에 26만 명일 가능성은 낮다고 했다. 그는 "1호선 개통과 비교해보면 2호선의 실제 하루 수송인원 또한 약 11만~12만 명이 될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다만 당초 개통 목표 시점은 2014년 6월이었고, 현재 서구 인구는 50만 명을 넘어섰다. 2호선 또한 1호선처럼 26만 명에 금방 도달할 것이다. '지옥철'로 악명 높은 서울지하철9호선을 교훈삼아 지금부터 4량 1편성을 위한 계획을 수립하고 예산을 세워야한다"고 지적했다.

개통 초기 하루 수송인원을 12만 명으로 추정한다 해도 주요 환승역에서는 '지옥철'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호선의 주요 환승역은 공항철도 검암역, 경인전철 주안역, 1호선 시청역이다. 환승역의 열차는 모두 중량전철에 8~10량으로 운행된다.

이 환승역들에서 중량전철로 갈아타는 것은 무리가 없다. 문제는 중량전철 8~10량에서 쏟아진 승객들이 2량 1편성의 2호선 경량전철로 갈아타는 것이다. 특히, 출·퇴근시간대에는 환승대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하지만 시는 여전히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

무인 열차 운행에 무인 역사 운영, 시민안전은?

a 인천도시철도2호선 안전한 인천지하철 2호선 개통을 위한 인천시민대책위원회’는 7일 토론회에 앞서 전날 시운전 중인 2호선을 직접 탑승해 문제점을 점검했다. 2호선은 1호선과 달리 경량전철이라 두 사람이 손잡이를 잡고 섰을 경우 등이 맞닿을 정도다. 게다가 2호선은 2량 1편성이고 1호선은 8량 1편성인데, 수송인원은 26만명으로 동일하다.

인천도시철도2호선 안전한 인천지하철 2호선 개통을 위한 인천시민대책위원회’는 7일 토론회에 앞서 전날 시운전 중인 2호선을 직접 탑승해 문제점을 점검했다. 2호선은 1호선과 달리 경량전철이라 두 사람이 손잡이를 잡고 섰을 경우 등이 맞닿을 정도다. 게다가 2호선은 2량 1편성이고 1호선은 8량 1편성인데, 수송인원은 26만명으로 동일하다. ⓒ 김갑봉


2호선 안전의 두 번째 핵심 쟁점은 무인 열차 운행과 무인 지하철역사 운영이다. 2호선과 비슷한 사례 중 가장 최근 개통한 경량전철은 모노레일 타입의 대구도시철도3호선이다. 지난 4월 23일 개통한 대구3호선은 무인 열차 운행에 무인 역사 운영을 도입했다.

무인 운항과 무인 역사는 기술 발달에 힘입어 비용을 줄이기 위해 도입했다. 그러나 대구3호선의 경우 개통 두 달 만에 전동차 출입문에 승객이 낀 사고가 11차례 발생했다. 열차 부품 고장으로 인한 열차 출발이나 도착 지연 사고도 잇따르고 있다.

심지어 운행 중 속도가 떨어져 열차가 견인되는 아찔한 사고까지 발생했다. 최첨단이라고 했지만 개통 두 달 만에 사고가 빈번하다. 그런데 2호선은 대구3호선보다 차량 편성이 적지만 예측 수송인원은 많다. 게다가 2호선에는 대구3호선에 없는 지하철역사가 존재한다.

김대영 인천교통공사노동조합 위원장은 아래와 같이 지적했다.

"2호선의 설비는 슬림화, 모듈화, 자동화됐다 신기술 습득을 위한 교육이 필요하다. 인력이 부족하면 기술교육을 할 수 없고, 이는 기술력 저하에 따른 사고 복구 지연으로 이어진다. (인천교통공사가 운영하고 있는) 의정부경전철의 경우 평균 사고 복구 시간이 2시간 42분이다. 사고 한 번 나면 모든 열차가 멈추게 되어 있다. 적정한 기술 인력과 무인 운전에 따른 안전요원 배치가 필요하다."

이 같은 지적에도 시는 입장 변화가 없다. 시는 2호선에 역무관리소 7곳(역무원2 총21명)을 둬 정거장(역사)들을 운영할 계획이고, 비상 상황 대처와 승객 불편 최소화를 위해 안전요원 24명과 순회요원 15명을 배치할 계획이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2호선 정거장은 27개다. 이중 7개에만 역무원을 두겠다는 것이 시의 계획이다. 1개 역에 3명이 3교대 근무를 하기에 21명이다. 2호선대책위는 역 27개에 2명씩 3개조로 총162명이 필요하다고 요구하고 있다.

2호선 운영에 필요한 적정 인력은?

세 번째 핵심 쟁점은 2호선 운영에 필요한 적정 인력이다. 인천교통공사는 약 420명, 인천교통공사노조는 약 580명으로 추산한다. 시는 '260명+알파'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호선 운영 인력은 예측 수송인원 그리고 요금과 연동돼있다. 26만명을 2량 1편성으로 수송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지만, 수송인원을 12만명으로 추정할 경우 인력 산정에 변화가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시는 현재 용역 중이라며 구체적 답변을 피했다. 시 광역교통정책관은 "현재 인천발전연구원에서 '운영 적정 인력 산정'을 연구(2015.3.10.~8.15.) 중이다. 인천교통공사와 협의해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운영조직(인력)을 마련하겠다"고만 했다.

2호선 운영 적정 인력은 시민안전은 물론 요금과도 직결된 문제다. 안전한 운전을 위해 적정 인력이 필요하다. 또한 인력을 운용하기 위해서는 재원이 필요하다. 시 재정 여건이 열악한 상태에서 무리한 인력 충원은 요금 인상과 맞물릴 수 있다.

이에 대해 이광호 인천평화복지연대(준) 사무처장은 "인력과 예산, 요금 문제를 공개적으로 논의해야한다"며 적정 인력 계획이 나오지도 않았는데, 인천교통공사가 150명을 채용하는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열차 추가 제작에 3년이 걸린다고 했다, 4량 편성을 위해서라면 지금부터 계획을 세워야한다"며 "아울러 개통 후 1년 동안 민관 태스크포스(T/F)팀을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신은호(부평1) 시의원은 "2호선은 2량 1편성으로 운항하다보니 개통 후 당분간 시민들의 큰 불편이 예상된다"며 "다행히 역사 승강장은 4량으로 건설된 만큼, 4량으로 변경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해야한다"고 했다. 그는 "시와 시의회, 교통공사, 2호선대책위, 노동조합으로 구성한, 즉 안전 개통을 위한 노·사·민·정 정기회의체를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시사인천>에도 함께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인천시 #인천교통공사 #유정복 #인천도시철도2호선 #인천지하철2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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